코피 나면 고개를 뒤로 젖히면 안 된다, '코 날개'를 15분 눌러야 멈춘다
작성일
고개 젖히면 안 되는 이유와 코 날개 압박 15분의 원리
환절기 건조한 코 관리법과 병원행 판단 기준까지 정리

환절기가 되면 밤새 튼 난방과 건조해진 공기 탓에 아침에 갑자기 코피가 터지는 일이 늘어난다. 코를 세게 풀거나 살짝 만지기만 해도 피가 주르륵 흐르는 통에 당황해 고개를 뒤로 젖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오히려 피를 목 뒤로 넘겨 속을 더 불편하게 만들 수 있어, 정확한 자세와 순서를 알아두는 것이 응급처치의 핵심이다.
고개를 젖히면 피가 목으로 넘어가 속이 더 안 좋아진다
코피가 나면 반사적으로 고개부터 뒤로 젖히기 쉽다. 그런데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고개를 뒤로 젖히지 말고 앉은 자세에서 상체를 살짝 앞으로 숙이라고 안내한다. 고개를 젖히면 흘러나오던 피가 코 안에서 멈추지 않고 목 뒤로 넘어가는데, 이 피를 삼키면 속이 메스꺼워지고 심하면 구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입은 벌린 채 코로 숨을 쉬려 하지 말고 입으로 숨을 쉬면서, 넘어오는 피는 삼키지 말고 뱉어내는 편이 안전하다.

압박 지점은 콧대가 아니라 코 날개의 말랑한 부분이다
지혈이 잘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엉뚱한 곳을 누르기 때문이다. NHS는 뼈가 있는 콧대 윗부분이 아니라 그 아래, 엄지와 손가락으로 잡히는 말랑한 코 날개 부분을 잡고 10~15분 동안 계속 눌러야 한다고 설명한다. 코피 대부분은 코 앞쪽, 콧속을 좌우로 나누는 벽인 비중격 아래쪽에 모여 있는 실핏줄에서 시작되는데,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은 이런 앞쪽 코피가 코피 전체 중 가장 흔한 유형이며 집에서 지혈이 가능하다고 안내한다.
이 부위를 손끝으로 직접 눌러 막아야 혈관이 좁아지고 그 사이 피가 굳어 막이 만들어지는데, 중간에 잘 멈췄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뗐다가 다시 누르면 굳으려던 자리가 다시 터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시계를 보면서 10분 넘게, 가능하면 15분까지 손을 떼지 않고 버티는 것이 관건이다. 반면 코 안쪽 더 깊은 곳, 목 가까운 큰 혈관에서 나는 코피는 후방 코피로 분류되며 피가 목 뒤로 많이 넘어가고 양도 많아 압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클리블랜드클리닉은 설명한다. 압박을 15분 가까이 했는데도 피가 계속 흐른다면 더 깊은 곳에서 나는 코피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유독 코피가 잦은 사람들이 있다
코피는 손으로 코를 만지거나 세게 풀 때, 건조한 공기 때문에 코 안쪽이 말랐을 때 흔히 생긴다. NHS는 이 밖에도 어린이, 만 45세 이상 성인, 임신부,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서 코피가 상대적으로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코를 다치거나 코뼈가 부러졌을 때, 혈액이 잘 응고되지 않는 질환이 있을 때, 와파린 같은 혈액응고 억제제를 먹고 있을 때 생기는 코피는 코 안쪽 더 깊은 곳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 평소 이런 조건에 해당한다면 코피가 잦더라도 매번 집에서 참지 말고 한 번은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상황별로 조금씩 달라지는 지혈 자세
혼자 있을 때는 세면대나 휴지 여러 장을 받쳐두고 식탁이나 의자에 앉아 상체를 숙인 채 앞서 설명한 방식으로 코를 누르면 된다. 넘어오는 피는 목으로 넘기지 않고 뱉어내는 것이 메스꺼움을 줄이는 방법이다. 아이가 코피를 흘릴 때는 아이 스스로 힘 있게 누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어른이 직접 코를 잡아 눌러주고, 그동안 숨쉬기와 의식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NHS는 안내한다. 만 2세 미만 아이가 코피를 흘렸다면 지혈 여부와 상관없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외출 중이거나 회사에 있을 때는 손수건이나 휴지를 코 밑에 대고 화장실이나 조용한 자리로 이동해 같은 자세를 취하면 된다. 굳이 눕거나 고개를 젖히지 않고 세면대나 휴지통 위로 상체를 숙인 채 10분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해결된다.

얼음주머니는 보조 수단, 습도 관리가 재발을 줄인다
코 위나 뺨에 얼음주머니나 젖은 수건에 싼 냉동 팩을 대면 혈류가 줄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NHS는 언급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그리 강하지 않다고 덧붙인다. 얼음은 있으면 보조적으로 써볼 만한 방법이지만, 실제 지혈의 핵심은 앞서 설명한 압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환절기에 코피가 잦아지는 배경에는 건조한 공기가 있다. NHS는 코 안이 건조해지는 것이 코피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이며 기온 변화로 이런 건조함이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난방을 틀기 시작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실내 습도가 빠르게 떨어지므로 가습기를 틀거나 코 입구에 보습 성분을 얇게 발라 점막이 마르지 않게 관리하면 코피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코를 습관적으로 후비거나 세게 푸는 것도 코피를 유발하는 흔한 원인이라 이 시기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지혈 뒤 24시간은 코를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피가 멈췄다고 바로 평소처럼 행동하면 다시 코피가 날 수 있다. NHS는 코피가 멈춘 뒤 24시간 동안 코를 세게 풀거나 후비지 않고, 뜨거운 음료나 술을 마시지 않으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격한 운동을 피하고, 코 안에 생긴 막을 뜯지 말고, 몸을 완전히 눕히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안내한다. 갓 생긴 막은 상처가 아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손대면 그 자리가 다시 벌어져 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는 따로 있다
대부분의 코피는 집에서 압박만으로 멈추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NHS는 코피가 10~15분 압박에도 멈추지 않거나 출혈량이 유난히 많을 때, 피를 많이 삼켜 구토를 할 때, 머리를 부딪힌 뒤 코피가 났을 때, 기운이 없거나 어지럽고 숨쉬기가 힘들 때는 직접 운전하지 말고 구급차를 부르거나 다른 사람에게 응급실로 데려가 달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코피가 자주 반복되거나, 심장이 평소보다 빨리 뛰고 피부가 유난히 창백해지는 등 빈혈 증상이 있거나, 혈액응고 억제제를 먹고 있거나 혈액이 잘 응고되지 않는 질환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고도 안내한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이 출혈이 멈추지 않거나 양이 많고 어지럼증이나 호흡곤란이 함께 나타날 때 의료기관이나 119의 도움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환절기 코피는 대부분 건조한 공기 탓에 생기는 가벼운 증상이지만, 압박 자세만 정확히 지켜도 대부분 10~15분 안에 해결된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