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선수들이 일본 회사원들에게 굴욕패' 한국 야구대표팀 결승 진출 경우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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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인팀에 0-5 완봉패... 한국 야구 20년 만의 충격

일본 사회인 대표팀에 0-5로 완봉패를 당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결승 진출을 놓고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셈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26일 중국을 꺾으면 결승행이 유력해진다. 중국에 지면 결승 진출이 불투명해진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오후 6시3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중국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슈퍼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같은 시각 대만은 오카자키 중앙종합공원 야구장에서 일본과 맞붙는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 27일 열리는 금메달 결정전 대진이 확정된다.
이번 대회 슈퍼라운드는 A조와 B조 상위 2개 팀씩 모두 4개 팀이 풀리그를 치르는 방식이다. 조별리그에서 이미 맞붙은 같은 조 팀과는 다시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조별리그 맞대결 결과를 그대로 가져간다. 슈퍼라운드 1위와 2위는 금메달 결정전에 오른다. 3위와 4위는 같은 날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 B조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첫 경기에서 선발 곽빈의 호투를 앞세워 대만을 5-0으로 꺾었다. 홍콩전에선 조형우의 만루 홈런 등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13-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태국전에선 박재현과 박준순이 나란히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선발 오원석도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18-1,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이번 대회는 결승전을 제외하고 5회 15점 차, 7회 10점 차 이상이 나면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36점을 뽑는 동안 1점만 내줬다. B조 1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한국은 B조 2위 대만을 꺾은 1승을 안고 슈퍼라운드를 시작했다. 대만은 한국에 진 뒤 태국을 15-0, 홍콩을 11-0으로 꺾고 2승 1패로 B조 2위를 차지했다. A조에선 일본이 3연승으로 1위, 중국이 2위에 올랐다.
순항하던 한국은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발목을 잡혔다. 한국은 25일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일본에 0-5로 졌다. 일본은 개최국임에도 프로 선수 없이 전원 사회인 야구 선수로 대표팀을 꾸렸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진 것은 2006 도하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한국 타선은 일본 좌완 선발 히구치 신에게 7이닝 동안 4안타로 묶였다. 1회와 4회 김주원(NC 다이노스)이 안타로 출루했지만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두 타석 연속 병살타를 쳤다. 5회에도 박준순(두산 베어스)이 안타로 나갔지만 윤동희(롯데 자이언츠)의 병살타가 나왔다. 김주원만 3타수 2안타로 분전했다.
마운드도 버티지 못했다. 선발 소형준(KT 위즈)은 3회 무코야마 모토키에게 선제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내야 땅볼로 1점을 더 내줬다. 미즈타니 쇼헤이의 타구를 잡은 유격수 김주원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3번째 점수까지 허용했다. 원바운드 송구를 잡지 못한 1루수 노시환의 수비도 아쉬웠다. 한국은 6회 조병현(SSG 랜더스)과 박영현(KT 위즈)이 잇달아 적시타를 맞으며 2점을 더 내줬다.
같은 날 대만은 중국을 9-1로 꺾었다. 대만 선발 왕옌청(한화 이글스)은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에 따라 슈퍼라운드 전적은 일본이 2승, 한국과 대만이 1승 1패, 중국이 2패가 됐다. 일본은 조별리그 중국전 승리를 안고 슈퍼라운드에 올라 한국까지 꺾었다.
가장 깔끔한 시나리오는 한국이 중국을 꺾고 일본이 대만을 이기는 경우다. 이 경우 일본이 3승, 한국이 2승 1패로 1, 2위를 차지한다. 한국과 일본이 27일 금메달 결정전에서 다시 맞붙게 된다.
대만이 일본을 이기면 한국과 일본, 대만 세 팀이 모두 2승 1패로 동률이 된다. 세 팀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된다. 한국은 대만을 이겼지만 일본에 졌다. 일본은 한국을 이겼지만 대만에 지게 된다. 대만은 일본을 이겼지만 한국에 진 셈이 된다.
이 경우 동률 팀 간 경기 기록으로 팀 퀄리티 밸런스(TQB)를 계산해 순위를 가린다. TQB는 '득점÷공격이닝'에서 '실점÷수비이닝'을 뺀 값이다. 값이 클수록 순위가 높다.
한국의 TQB는 이미 0으로 정해져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 대만전을 홈팀으로 치러 5-0으로 이겼다. 9회말 공격을 하지 않아 공격 8이닝, 수비 9이닝을 소화했다. 일본전은 원정팀으로 치러 0-5로 졌다. 일본이 9회말 공격을 하지 않아 한국은 공격 9이닝, 수비 8이닝을 기록했다. 두 경기를 합치면 한국은 17이닝 동안 5점을 뽑았다. 수비 17이닝 동안 5점을 내줬다. 득점률과 실점률이 같아 TQB가 0이 된다.
반면 대만과 일본의 TQB는 두 팀 간 경기 점수와 홈·원정에 따라 달라진다. 대만 TVBS와 차이나타임스, 자유시보 등은 대만이 결승에 오르려면 일본을 6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한다고 전했다. 대만이 6점 차 이상으로 이기면 대만과 한국이 결승에 오른다. 일본은 슈퍼라운드 첫 두 경기를 이기고도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난다. 대만이 그보다 적은 점수 차로 이기면 대만은 일본을 꺾고도 결승에 오르지 못할 수 있다. 세 팀의 TQB가 같아지면 자책점만으로 계산한 TQB를 따진다.
대만은 일본전 선발로 쉬샹성을 예고했다. 대만으로선 이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대량 득점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이 중국에 지면 셈법은 훨씬 불리해진다. 중국은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졌고 슈퍼라운드에서 대만에 졌다. 한국을 이기면 중국도 1승 2패가 된다.
한국이 중국에 지고 대만이 일본을 이기면 일본과 대만이 2승 1패, 한국과 중국이 1승 2패가 된다. 한국은 결승 진출이 좌절된다. 한국이 중국에 지고 일본이 대만을 이기면 일본이 3연승으로 1위를 확정한다. 한국과 대만, 중국이 1승 2패로 동률을 이뤄 세 팀 간 TQB로 2위를 가려야 한다.
류 감독은 일본전 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결승 진출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슈퍼라운드에서 2승을 거둬 곧장 결승에 오르는 게 목표였다는 설명이다.
아시안게임 5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은 중국을 이기면 대만과 일본 가운데 한 팀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금메달 결정전은 2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