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20대 여직원 목·가슴 만지더니... 야근 중에 성폭행 시도한 60대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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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가 집행유예 선고한 이유는?

울산광역시 소재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던 60대 남성 임원 A 씨가 20대 여성 부하 직원 B 씨를 2년간 상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야근 중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방법원은 A 씨의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으나 초범인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양형에 참작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직장 내 위계에 의한 성범죄의 심각성과 처벌 수위에 대한 법리적 기준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임원의 지속적 강제추행 및 성폭행 미수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형사12부(이영제 부장판사)는 최근 상습강제추행 및 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A 씨에게 사회봉사 200시간과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법원 공소사실에 따르면 울산의 한 중소기업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던 A 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12월 중순까지 약 2년의 기간 동안 직장 후배인 20대 B 씨를 상대로 50차례에 걸쳐 상습적인 강제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사무실 내에서 "업무를 가르쳐주겠다"며 B 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어깨와 목 그리고 가슴 등 신체 부위를 강제로 만지고 억지로 입맞춤을 하는 등 추행을 반복했다.
A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22년 2월 초 A 씨는 "할 말이 있다"며 야근을 하던 B 씨를 사내 회의실로 단독으로 불러내 성폭행을 시도했다.
당시 B 씨가 강하게 소리를 지르며 현장을 도망쳐 나오면서 범행은 다행히 미수에 그쳤다.
법원의 양형 판단 및 처벌 규정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거절하고 항의하는데도 수위를 높여가며 추행을 이어가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의 구체적인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현행 형법 제298조에 따르면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297조 및 제300조에 규정된 강간미수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경우 성립하며 기수범에 준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 성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경우 가중 처벌 요소로 작용하지만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는 특별 감경 인자로 분류돼 형량 결정에 주요 근거가 된다.
직장 내 성범죄 실태 및 객관적 지표
직장 내 직급과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는 해마다 발생하며 관련 지표 역시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직장 내 성희롱 및 성폭력 익명 신고 센터 운영 실태 자료를 살펴보면 연간 접수되는 관련 민원 건수는 수천 건에 달한다.
가해자의 상당수가 기업 내 임원이나 대표 등 우월적 지위를 가진 자로 파악됐으며 피해자는 대부분 입사 연차가 짧은 20대 및 30대 여성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해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인지한 즉시 지체 없이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피해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근무 장소의 변경이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닌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운영하는 평등의전화 상담 통계 자료를 보면 직장 내 성희롱 및 성폭력 관련 전체 상담 건수 중 상사나 임원 등 직급 상급자에 의해 발생한 피해 비중이 70%를 상회한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통계에서도 응답자의 약 30%가 직장 생활 중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사내 인사상 불이익이나 2차 가해가 두려워 문제 제기를 포기하거나 참고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기록된 1심 성범죄 사건 처리 현황을 분석하면 전체 성폭력 범죄 피고인 중 상당수가 초범 및 합의를 이유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성폭력 실태조사 통계에서도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사건 발생 후 자발적 퇴사나 이직을 선택하는 등 고용 환경에서 배제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현상이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