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굳은 전, 전자레인지 대신 '이렇게' 데워보세요…바삭함이 되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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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레인지로 데운 전이 눅눅해지는 이유와 마른 팬·오븐으로 바삭하게 되살리는 법
냉장 보관 기준과 남은 전 활용법까지 한번에 정리

추석 상을 치르고 나면 냉장고 한 칸이 전으로 가득 차는 집이 많다. 명절 다음 날부터 며칠 동안 전을 꺼내 데워 먹다 보면, 전자레인지에 넣었다가 겉이 바삭했던 전이 순식간에 흐물흐물해지는 경험을 한 번쯤 하게 된다. 지금처럼 명절 연휴가 끝나고 냉장고에 전이 쌓여 있는 시기라면, 데우는 방법 하나로 식감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것이 유용하다.
전자레인지가 빠르다고 무조건 좋은 방법은 아니다
남은 전을 데울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도구가 전자레인지다. 짧은 시간에 속까지 뜨겁게 만들 수 있어 편리하지만, 문제는 그 빠른 가열 방식이 만들어내는 수증기다. 밀폐된 전자레인지 안에서 전 표면의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갇히면, 튀기거나 부친 겉면의 바삭한 코팅이 순식간에 물기를 머금어 눅눅해진다.
더키친(The Kitchn)도 전자레인지로 튀긴 음식을 데우면 속도는 빠르지만 수증기가 갇혀 겉의 바삭한 질감이 물러진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팬이나 오븐처럼 열기가 트여 있는 조리 도구를 쓰면 수증기가 빠져나갈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겉면은 마르면서도 속은 뜨거워지는 상태를 함께 만들 수 있다. 특히 얇게 부친 전일수록 표면적이 넓어 수증기의 영향을 더 크게 받으므로, 전자레인지만 쓰면 눅눅해지는 정도도 더 심하게 느껴진다.

마른 팬에서 천천히 데워야 겉이 다시 바삭해진다
바삭함을 되살리는 핵심은 열을 얼마나 빠르게 주느냐가 아니라, 표면의 수분을 얼마나 잘 날리느냐에 있다. 냉장고에서 막 꺼낸 전은 키친타월로 표면 물기를 눌러 닦아낸 뒤, 중약불로 예열한 팬에 기름을 거의 두르지 않거나 원래 조리법에 맞춰 아주 적은 양만 둘러 한 켜로 펼쳐 올리는 것이 좋다.
불이 강하면 겉만 타면서 속은 여전히 차가운 상태로 남기 쉬우니, 약한 불에서 서서히 데우며 한 번만 뒤집어 중심부까지 고르게 열이 닿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을 아예 두르지 않고 마른 팬에 올려도 이미 튀김옷에 남아 있는 기름기가 녹아나오면서 다시 바삭한 막을 만들어준다. 얇은 채소전은 고기가 든 전보다 빨리 데워지므로, 두께와 속 재료를 살펴 데우는 시간을 조금씩 다르게 잡아야 한다.

양이 많을 땐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로 나눠 데운다
차례상에 올렸던 전을 한꺼번에 여러 조각 데워야 한다면 팬보다 오븐이나 토스터오븐이 손이 덜 간다. 식힘망이나 기름을 살짝 바른 트레이에 전을 겹치지 않게 펼쳐 놓고 중간 온도로 데우다가 절반쯤 지나면 한 번 뒤집어 주면 고르게 익는다. 오븐을 오래 예열해둘 필요는 없고, 전을 넣고 데우는 동안 온도가 서서히 오르며 표면의 물기를 날려주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국내 가정에 많이 보급된 에어프라이어도 뜨거운 공기로 표면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라 같은 원리로 쓸 수 있다. 기종마다 화력 차이가 커서 정해진 시간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겉면이 마르고 속까지 뜨거워졌는지 눈으로 확인하며 돌리는 편이 안전하다. 데운 전을 곧바로 겹쳐 쌓으면 아래쪽에 수증기가 갇혀 다시 눅눅해지므로, 식힘망 위에서 한 김 식힌 뒤 그릇에 옮겨야 한다.
전자레인지를 완전히 버릴 필요는 없다
시간이 급하다면 전자레인지를 아예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짧게 돌려 속만 살짝 데운 뒤 마른 팬에 옮겨 겉면만 다시 구워내는 두 단계 방식을 쓰면, 속은 뜨겁고 겉은 바삭한 상태를 동시에 만들 수 있다.
전자레인지에서 오래 돌릴수록 수증기가 더 많이 갇히므로, 전자레인지 단계는 속을 데우는 최소한의 시간으로 줄이고 마무리는 반드시 팬이나 오븐에서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순서를 나누면 급할 때도 바삭한 식감을 크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데우기 전 보관 온도도 함께 챙겨야 안전하다
바삭한 식감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절 음식은 양이 많아 오래 두고 먹는 경우가 잦은 만큼 보관과 재가열 온도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가정 보관 권고는 냉장식품을 5도 이하로 두는 것이며,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2시간 이상 두지 않도록 안내한다.
전을 식힐 때 낮은 온도에서 너무 오래 두면 식중독균이 빠르게 늘어나는 위험온도대인 약 4~60℃ 구간을 오래 지나게 되므로, 다 먹을 만큼만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 빠르게 냉장고에 넣는 것이 좋다. 얕은 용기에 나눠 담아야 하는 이유는 음식이 빨리 식어야 세균이 늘어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운 뒤에는 겉과 속 모두 뜨거운 김이 오르는 상태로 바로 먹는 것이 안전하고, 미지근하게 데운 전을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가 또 데우는 일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남은 전은 볶음밥이나 국물 요리 재료로도 살릴 수 있다
데워 먹다 남은 전은 그대로 반찬으로만 먹지 않아도 여러 방식으로 다시 쓸 수 있다. 동그랑땡이나 고기전을 작게 썰어 볶음밥에 넣으면 고기 건더기 역할을 대신하고, 파전이나 부추전을 잘게 잘라 계란말이 속에 섞어도 맛이 잘 어울린다.
떡국이나 만둣국을 끓일 때 마지막에 전을 몇 조각 넣고 살짝 끓이면 국물이 배어들며 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고, 아예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나중에 팬이나 에어프라이어로 데우면 명절이 지나고도 한동안 전을 두고 먹을 수 있다. 며칠에 걸쳐 나눠 먹을 계획이라면 한 번에 데울 양만 미리 나눠두는 것도 매번 식감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데우는 방법 하나만 바꿔도 명절 내내 남은 전이 마지막 한 조각까지 처음 부쳤을 때의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