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마저 제쳤다…추석 연휴 시청률 ‘1위’ 찍은 1692만 한국 영화

작성일

추석 연휴 지상파 1위 휩쓴 '천만' 한국 영화 정체

설 연휴 극장가를 휩쓸었던 천만 영화가 추석 연휴 안방극장까지 장악했다. 한국과 일본의 여자농구 결승전이 펼쳐진 날, 스포츠 중계와 주요 뉴스 프로그램을 모두 제치고 지상파 시청률 정상에 오른 것이다. 극장에서만 169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이번에는 TV 최초 공개를 통해 다시 한번 흥행 저력을 입증했다.

추석 연휴 시청률 정상 휩쓴 천만 한국 영화 / ㈜쇼박스
추석 연휴 시청률 정상 휩쓴 천만 한국 영화 / ㈜쇼박스

지난 26일 SBS가 추석 특선 영화로 편성한 ‘왕과 사는 남자’는 전국 가구 시청률 11.0%를 기록하며 이날 지상파 전체 프로그램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특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 한일전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극장 개봉 이후 약 7개월 만에 안방극장에서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여자농구 결승 한일전도 넘었다…전국 시청률 11.0%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 SBS에서 TV 최초로 방송된 ‘왕과 사는 남자’는 전국 13개 지역 가구 시청률 11.0%, 수도권 가구 시청률 11.8%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를 맞아 편성된 특선 영화가 당일 지상파 전체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차지한 것이다. SBS는 이날 아시안게임 중계가 끝난 뒤 오후 9시 30분부터 11시 40분까지 해당 영화를 편성했다.

같은 날 방송된 KBS1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 대 일본’은 전국 시청률 10.0%를 기록했다. KBS ‘9시 뉴스’ 역시 전국 시청률 7.4%에 머물렀다. ‘왕과 사는 남자’는 여자농구 결승 한일전보다 1.0%포인트, 주요 뉴스 프로그램보다 3.6%포인트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추석 연휴 안방극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국 시청률 11% 기염 토한 '왕사남' / ㈜쇼박스
전국 시청률 11% 기염 토한 '왕사남' / ㈜쇼박스

특히 국가대표팀이 출전하는 국제 스포츠 대회는 명절 연휴 주요 시청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맞붙는 결승전은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다. ‘왕과 사는 남자’는 이처럼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편성된 상황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극장에서 확인된 흥행 열기를 TV로 이어갔다.

설 극장가 휩쓴 1692만 영화…‘명량’ 이어 역대 흥행 2위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2월 4일 개봉한 장항준 감독의 사극 영화다.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고 관객을 끌어모았으며, 한 달여 만에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4월 11일에는 ‘극한직업’의 기록을 넘어 국내 개봉 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올라섰다.

누적 관객 수는 1692만 명으로, 1761만 명을 동원한 ‘명량’에 이어 한국 영화 흥행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화려한 액션이나 대규모 전투 장면을 앞세우기보다 단종의 비극적인 삶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 서사와 유해진, 박지훈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역대 '2위' 찍어버린 '왕사남' / ㈜쇼박스
역대 '2위' 찍어버린 '왕사남' / ㈜쇼박스

극장가에서 흥행 기록을 세운 작품이 TV 최초 공개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가족 단위 시청이 많은 명절 연휴에 역사적 소재와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편성되면서 이미 극장에서 작품을 접한 관객뿐 아니라 아직 관람하지 못한 시청자에게도 작품을 선보일 기회가 마련됐다.

유해진과 박지훈이 완성한 단종의 마지막 4개월

영화는 1457년 강원도 영월 청령포를 배경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와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그린다. 엄흥도는 유배된 단종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처지에 놓인 두 사람의 관계는 궁궐 밖으로 쫓겨난 어린 왕의 마지막 생애를 조명하는 중심축이 된다.

유해진은 광천골 촌장 엄흥도 역을 맡아 특유의 인간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박지훈은 단종 이홍위로 분해 왕위를 잃은 어린 선왕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다. 유지태는 당대 최고 권력자 한명회, 전미도는 궁녀 매화, 김민은 엄흥도의 아들 태산을 연기했다. '기억의 밤', '리바운드' 등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 유해진 / ㈜쇼박스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연기, 유해진 / ㈜쇼박스

작품은 단종의 시신을 영월호장 엄흥도가 수습했다는 역사서의 짤막한 기록에서 출발했다. 장 감독은 이 기록을 바탕으로 단종의 마지막 4개월을 영화적으로 각색했다. 권력 투쟁 자체보다 유배된 어린 왕과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과 이별을 향해 나아가는 서사가 작품의 감정선을 이끈다.

"다른 사람은 생각이 안 들더라"…장항준 감독이 밝힌 캐스팅 비화

작품의 중심에는 유해진과 박지훈의 연기 호흡이 있다. 장항준 감독 역시 두 배우를 캐스팅하게 된 과정과 촬영 현장에서 확인한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 감독은 "저는 연기력 하나를 봤다. 인기나 그런 거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고 캐릭터 싱크로율을 봤는데 편집하면서 캐스팅이 잘 됐다고 느꼈다"며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해진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출연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박지훈은 드라마 '약한영웅'을 본 뒤 단종 역에 어울린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장 감독은 두 배우에 대해 "현실에서도 진짜 유해진, 박지훈은 부자관계 같은 느낌이 있었다"며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는 모습이 영화 속 연기에도 반영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단종 역의 박지훈과 엄흥도 역의 유해진 / ㈜쇼박스
단종 역의 박지훈과 엄흥도 역의 유해진 / ㈜쇼박스

관람객들의 반응에서도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을 확인할 수 있다. 제공된 자료 기준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10점 만점에 8.87점, CGV 골든에그지수는 97%다. 관객들은 "왜 박지훈인지 단번에 납득가는 눈빛이 미쳤다", "홍위도 울고 흥도도 울고 나도 울었다",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유해진이 아니면 살릴 수 없는 연기" 등의 감상평을 남겼다. 설 연휴 극장가에서 시작된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추석 연휴 안방극장에서도 시청률 1위라는 기록으로 이어졌다.

유튜브, 쇼박스 SHOW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