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우크라에 공식 사과 요구…북한군 포로 송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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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측 “비공개 합의 없었다” 반박에 청와대 “허위 공보”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먼저 보안 요구”…공식 해명·사과 촉구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27일 밤 입장문을 내고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합의에 위반한 일방적 공개와 이에 이은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허위 공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국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두고 수차례 다양한 경로로 협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 포로와의 교환 기회를 포기했다는 비판이 국내에서 나올 수 있다며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말자고 보안을 요구했다는 것이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 역시 포로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외교·안보 문제 등을 고려해 비공개에 합의한 뒤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를 공개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비공개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밝히면서 양국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리게 됐다.
지난해 1월 생포…한국행 의사 밝히며 협의 시작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북한군 2명을 생포했다. 이후 이들은 언론 인터뷰와 탈북민 단체에 전달한 친필 편지 등을 통해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 정부도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을 요청할 경우 전원 수용한다는 입장을 일찌감치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2월 북한군 포로를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고, 본인의 자유의사가 확인되면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1월에도 같은 원칙을 재확인했다.
양국 간 협의도 이어졌다. 지난 3월 한·우크라이나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북한군 포로 문제를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해결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포로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양 정상은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후 양국은 포로들의 한국행을 놓고 물밑 협의를 이어갔고, 두 사람은 이달 하순 실제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두 사람이 며칠 전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서 공개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23일(현지시간)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최근 북한군 전쟁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했다. 그동안 정부가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송환 여부와 시기, 경로를 밝히지 않아 온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먼저 공개한 것이다.
정부는 다음 날인 24일 우크라이나 측 등과 필요한 협의를 해왔다고 밝히면서 송환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구체적인 송환 경로나 협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날 이 대통령도 직접 입장을 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은 외교·안보와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문제라며 "비공개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타당했고 그렇게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데 대해 "많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에서 전혀 다른 주장이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 보좌관 드미트로 리트빈은 SNS를 통해 "그런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도 언론 질의에 비밀 유지를 약속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논란은 포로 송환 사실 자체보다 '비공개 합의가 실제 있었느냐'는 문제로 번졌다. 이 대통령은 합의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국내에서는 대통령 발언의 진위를 둘러싼 공방까지 이어졌다.
청와대 "오히려 우크라가 비공개 요구"

청와대는 27일 이 논란에 다시 직접 대응했다. 성 수석은 우크라이나 측이 협의 과정에서 먼저 비공개를 요구했고, 한국도 이에 동의해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합의와 달리 송환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비공개 합의 자체가 없었다고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이를 "허위 공보"로 규정하고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내 정치권을 향해서도 이 사안을 정쟁화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사실과 다른 주장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