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 파주시, 한국국방연구원 유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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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정책 연구 거점 승부수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이전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경기 파주시(시장 손배찬)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파주시청
파주시청

정부가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한국국방연구원과 한국경제발전전시관 이전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KIDA 이전이 가시화된 가운데, 파주시는 이를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을 넘어 접경지역의 오랜 규제와 희생에 대한 보상, 국가안보 연구역량 강화를 함께 실현할 기회로 보고 있다. 파주는 최전방 안보 현장과 국방정책 연구기관을 연결해 연구와 현장이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국방·안보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지난 1월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한국경제발전전시관 이전과 해당 부지를 활용한 1,500가구 공급 계획을 포함했다.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공공기관 이전과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했으며, 향후 소관 부처와 해당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이전 및 주택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국방연구원은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에 위치해 있다. KIDA는 국방정책 전반을 연구·분석해 합리적인 국방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국방정책과 전략환경, 국방경제, 군사전략, 전력구조, 무기체계, 인력관리 등 국방 전반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파주시는 이 같은 KIDA의 기능과 지역의 공간적 특성이 맞물릴 수 있다는 점을 유치 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파주는 군사시설이 밀집한 최전방 접경지역으로, 국가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현장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국방정책 연구와 실제 안보 현장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입지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파주시가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명분은 ‘특별한 희생에 대한 특별한 보상’이다. 파주시는 지난 70여 년간 국가안보를 이유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 수도권 규제 등 각종 중첩 규제를 받아왔으며, 이에 따라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와 도시개발, 기업 유치 등 지역 발전에도 제약이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정부의 접경지역 정책 변화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강원도 타운홀미팅에서 접경지역 등의 희생을 언급하며 “특별한 희생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도 올해 6월 군사시설 규제 개선 정책을 발표하면서 민간인통제선 조정과 군사분계선 이남 제한보호구역 최적화, 접경지역 주민 불편 해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이러한 정책 흐름 속에서 KIDA의 접경지역 이전이 단순한 청사 이전을 넘어선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안보를 위해 오랜 기간 규제를 감내해 온 지역에 국방정책 연구기관을 이전함으로써 지역의 희생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보상 효과를 만들고, 동시에 국방정책 연구의 현장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파주가 강조하는 것은 ‘현장과 연구의 연결’이다. 국방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 최전방 안보 현장과 가까워질 경우 지역의 군사·안보 환경을 보다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고, 현장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의견이 연구 과정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연구기관에서 생산된 정책 연구 결과가 안보 현장과 관련 정책에 다시 활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파주시의 구상이다.

물론 KIDA의 이전 여부와 구체적인 이전 방식은 정부와 관계기관의 후속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정부가 현재의 이전·주택 공급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파주시의 유치 활동 역시 향후 정부 정책과 기관 이전 과정에서 지역의 제안을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주시는 단순히 ‘지역에 기관을 유치한다’는 접근보다 국가안보와 지역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논리를 제시해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역 정치권과의 공조에도 나선다. 파주시 갑 지역구 윤후덕 국회의원은 KIDA 파주 유치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회 차원의 관심과 행정·입법적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파주시의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파주시는 지방정부 차원의 유치 활동과 국회 차원의 지원을 연계해 정부와 관계기관에 지역의 입장을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 차원의 역량 결집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파주시는 KIDA 유치를 단순히 행정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 정치권이 함께 참여하는 범시민적 유치 활동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공공기관 유치는 입지와 시설뿐 아니라 교통, 정주환경, 연구인력의 생활 여건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지역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파주시는 특히 KIDA가 파주로 이전할 경우 지역의 산업·교육·연구 기반과도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방정책 연구기관이 지역에 자리 잡으면 국방·안보 관련 연구와 인력, 관련 기관과의 협력 가능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연계 방안은 이전 여부와 규모, 정부 및 기관의 후속 결정 등에 따라 별도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파주시는 KIDA 이전이 새로운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기관이 이전하면 연구인력과 직원의 지역 내 활동이 늘어날 수 있고, 이에 따라 생활서비스와 지역 상권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파주시는 이를 장기적인 도시 발전과 연계할 수 있는 요소로 보고 국방·안보 분야의 지식과 연구역량이 지역의 새로운 자산으로 자리 잡도록 준비한다는 방향이다.

하지만 파주시의 유치 논리는 무엇보다 지역 특성과 국방정책 연구의 접점을 만드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단순한 행정기관 분산이나 지역경제 효과를 앞세우기보다, 최전방 안보 현장을 연구환경의 일부로 활용함으로써 국방정책의 현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로 제시하고 있다.

파주시는 그동안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적 역할을 수행해 온 지역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올해 6월 군사시설 규제 개선정책을 발표하면서 군사작전 여건을 보장하는 동시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지역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특히 민통선 조정과 제한보호구역 최적화 등을 추진하면서 접경지역과 군의 상생을 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파주시는 KIDA 이전을 지역이 국가안보에 기여해 온 과정과 미래의 국방정책 발전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사업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과거의 희생을 단순히 보상받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안보 역량 강화라는 국가적 목표와 지역발전을 함께 달성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파주는 국가안보를 위해 70여 년간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 온 도시인 동시에 최전방 안보 현장이라는 독보적인 입지 조건을 갖춘 도시”라며 “특별한 희생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국방정책 연구의 현장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역량을 결집해 한국국방연구원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국방연구원 이전을 계기로 파주를 대한민국 국방·안보의 새로운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지역의 희생이 국가안보와 미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