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소와 함께 800m 질주…스페인 북부 마을 축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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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건축물 지나 젖짜기 대회·수백 년 전통 시장까지
팔세스선 절벽 옆 800m 소몰이…바르데나스 레알레스의 이색 대지로
가우디의 독특한 건축물에서 시작한 여정은 젖소와 함께하는 마을 대회와 수백 년 전통의 시장을 지나 소와 사람들이 좁고 가파른 산길을 함께 달리는 아찔한 축제로 이어진다. 마지막에는 초록의 스페인과 전혀 다른 황량한 대지까지 만나며 스페인 북부 마을마다 이어지는 색다른 피에스타를 따라간다.

30일 방송되는 EBS1 ‘세계테마기행-인생은 피에스타, 스페인’ 3부 ‘볼수록 빠져드는 마을 축제’에서는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박성진이 스페인 북부의 작은 도시와 마을을 돌며 지역마다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는 축제 문화를 만난다. 코미야스에서 시작한 여정은 엘레차와 오르디시아, 나바라의 팔세스를 거쳐 바르데나스 레알레스까지 이어진다.
가우디의 상상력이 건축이 된 곳
첫 목적지는 스페인 북부 칸타브리아 지방의 코미야스다. 이곳에서는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초기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엘 카프리초’를 만난다.
건물 외벽을 장식한 해바라기 문양의 타일과 독특한 형태의 창문이 눈길을 끈다. 특히 창문을 여닫을 때마다 소리가 나는 이른바 ‘단두대 창문’은 엘 카프리초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건축물 곳곳에는 음악과 자연에서 얻은 가우디의 상상력이 녹아 있다. 단순히 바라보는 건물을 넘어 소리와 빛, 움직임까지 고려한 공간을 따라가며 여행의 첫 장면을 연다.
젖 짜기도 축제가 된다…농촌 마을의 특별한 하루
다음 여정은 작은 농촌 마을 엘레차로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마을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통을 이어가는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대표적인 행사는 ‘손으로 젖짜기 대회’다. 참가자들이 젖소의 젖을 손으로 얼마나 빠르게 짤 수 있는지를 겨루는 방식으로, 과거 농촌의 일상이 오늘날에는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놀이로 바뀌었다.
예전과 달리 최근 축제에서는 특별한 젖소가 등장해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대회가 끝나면 갓 구운 돼지삼겹살 ‘판세타’를 함께 나눠 먹으며 마을 사람들과 축제의 흥을 이어간다.
수백 년 이어온 시장…바스크의 일상을 만나다
여정은 바스크 지방의 오르디시아로 향한다. 매주 수요일이면 플라사 나구시아를 중심으로 수백 년의 역사를 이어온 ‘오르디시아 시장’이 열린다.
시장에는 주변 지역에서 생산된 채소와 과일, 치즈를 비롯한 다양한 농축산물이 모인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바스크 사람들의 일상과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오래된 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지역 사람들의 삶이 이어지는 장소다. 세월이 흘러도 매주 같은 자리에 사람들이 모이면서 시장 자체가 하나의 전통이 되고 있다.
소와 사람이 800m 질주…절벽 옆 아찔한 소몰이
다음 목적지는 나바라의 팔세스다. 평소에는 조용한 마을이지만 축제 기간이 되면 좁고 가파른 산길을 따라 소와 사람들이 함께 달리는 ‘엔시에로 델 필론’이 펼쳐진다.
코스는 약 800m에 이른다. 한쪽에는 산비탈이 이어지고 다른 한쪽에는 낭떠러지가 자리해 참가자들이 달리는 장면만으로도 긴장감을 높인다.
이 축제는 본래 산에 있던 소를 마을까지 몰고 내려오던 생활 방식에서 시작됐다. 이후 젊은이들이 소 앞에서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지금과 같은 소몰이 축제로 발전했다.
축제가 시작되면 소들이 좁은 길을 따라 빠르게 내려오고 참가자들은 그 앞이나 옆에서 함께 달린다. 가파른 경사와 거친 길이 이어지는 만큼 팔세스의 전통 가운데서도 가장 강렬한 장면을 만든다.
초록의 스페인 끝에서 만난 황량한 대지
축제의 열기를 뒤로한 마지막 여정은 바르데나스 레알레스다. 초록빛 풍경이 이어졌던 앞선 지역들과 달리 이곳에 들어서면 갑자기 사막처럼 황량한 대지가 펼쳐진다.
비와 바람이 오랜 세월 깎아 만든 독특한 지형 사이를 지나면 ‘카스틸데티에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넓은 벌판 한가운데 홀로 솟아 있는 듯한 암석은 바르데나스 레알레스를 대표하는 풍경 가운데 하나다.
스페인 북부라고 하면 푸른 산과 해안 풍경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곳에서는 전혀 다른 자연을 마주하게 된다. 끊임없이 깎이고 변하는 대지는 마을의 축제만큼이나 다양한 스페인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건축부터 소몰이까지…마을마다 다른 피에스타
코미야스에서는 건축물이 여행의 무대가 되고, 엘레차에서는 농촌의 일상이 축제로 이어진다. 오르디시아에서는 수백 년 된 시장이 사람들을 모으고, 팔세스에서는 오래된 소몰이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형태는 모두 다르지만 마을마다 자신들의 삶과 역사, 일상을 축제로 발전시켰다는 점은 같다. 여기에 바르데나스 레알레스의 이색적인 자연까지 더해지며 스페인 북부의 다양한 풍경과 문화를 함께 만날 수 있다.
EBS1 ‘세계테마기행-인생은 피에스타, 스페인’ 3부 ‘볼수록 빠져드는 마을 축제’는 30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