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1-4 대참사'…돌발행동으로 비난 폭주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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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에 1-4로 대패한 한국 축구대표팀
우루과이에 선제골 내준 직후 설영우 행동 뭇매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가 우루과이전 대패 속에서 나온 안일한 플레이 하나로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도 전에 스스로 플레이를 멈추고 심판을 바라본 돌발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설영우 / 뉴스1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설영우 / 뉴스1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1-4로 대패했다. 지난 24일 데뷔전에서 에콰도르를 3-0으로 완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던 모레노호는 두 번째 경기 만에 첫 패배를 떠안았다. 에콰도르전 완승으로 높아졌던 팬들의 기대감도 한순간에 실망으로 바뀌었다.

■ 에콰도르전 기세 어디로…시작부터 흔들린 모레노호

모레노 감독은 에콰도르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 네 자리에 변화를 줬다.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손흥민과 오현규가 최전방 투톱을 이뤘고, 좌우 측면에는 이강인과 황희찬이 섰다. 중원은 이재성과 김봉수가 맡았다. 포백은 설영우, 이한범, 김민재, 이태석으로 꾸려졌고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황인범과 백승호는 이번 경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강인의 플레이메이킹과 황희찬의 돌파를 앞세워 측면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이번에도 강한 전방 압박과 직선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려 했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한국의 압박을 어렵지 않게 풀어냈다. 오히려 압박 과정에서 벌어진 간격과 수비 뒷공간을 빠른 템포로 파고들며 한국을 괴롭혔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한국 수비 뒷공간을 노린 침투 패스 한 번에 수비벽이 무너졌고, 김민재가 가까스로 공을 건드리며 슈팅까지는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반 13분 한국 수비 라인이 흐트러진 틈을 타 다르윈 누녜스가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누녜스는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첫 실점 과정에서도 설영우를 비롯한 수비진의 대처가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루과이와의 결전 나서는 대한민국 베스트일레븐 / 뉴스1
우루과이와의 결전 나서는 대한민국 베스트일레븐 / 뉴스1

■ 공 뺏겼는데 '손 번쩍'…문제의 전반 16분

선제골을 내준 뒤 한국은 눈에 띄게 흔들렸다. 패스 실수가 잦아졌고, 우루과이의 압박은 한층 거세졌다. 논란의 장면은 실점 3분 뒤인 전반 16분에 나왔다.

후방에서 공을 잡은 설영우에게 우루과이 미드필더 막시밀리아노 아라우호가 강하게 달려들었다. 설영우는 첫 압박을 버텨내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다음 동작을 고민하며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아라우호가 다시 달려들어 발을 집어넣었다. 두 선수의 발이 부딪히면서 패스는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고, 결국 위험 지역에서 공을 빼앗겼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설영우는 공을 되찾기 위해 뛰어가는 대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심판 쪽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올렸다. 파울이라고 스스로 판단한 것이다. 이 순간까지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은 상태였다.

다행히 주심이 뒤늦게 아라우호의 파울을 선언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면 결정적인 실점 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미 한 골을 내주고 흔들리던 상황이었던 만큼 자칫 경기 흐름을 완전히 넘겨줄 수도 있었다.

경기 중계진 역시 "휘슬이 울리긴 했지만 지금 같은 플레이는 본인이 멈추기 보다는 심판이 있기 때문에 심판이 휘슬을 불었을 때 멈추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경기 도중 플레이를 멈춘 설영우 / KFATV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 도중 플레이를 멈춘 설영우 / KFATV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 "혹시 심판이세요?" 개인 SNS까지 번진 비판

이 장면을 지켜본 축구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프로의식 없는 플레이", "너무 안일하다", "휘슬을 불기 전엔 좀 움직여라"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비판은 설영우의 개인 인스타그램으로까지 번졌다. 최근 게시물 댓글창에는 이날 플레이를 지적하는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한 누리꾼은 "끝까지 휘슬 울리기 전까지 해라. 심판이 휘슬 울리기 전에 멈추지 말고"라고 적었고, 이 댓글은 160개가 넘는 공감을 받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백패스하다가 뺏기니까 심판 쳐다보기…어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심판이세요?"라며 비꼬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대표팀 자격 자체를 문제 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진지하게 국대 안 해주시면 안 되나요? 국가대표라고 하기에 태도가 창피해서 그래요", "국대에서 좀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같은 댓글이 대표적이다. "홍명보 감독 때까지는 감싸주겠지만, 또 다른 감독 밑에서도 이러면 실력이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과거 설영우를 지도했던 홍명보 감독의 일화도 다시 소환됐다. 홍 감독은 2022년 울산 사령탑 시절 라커룸에서 "왜 조금만 부딪히면 '아!' 하고 넘어지는 거야. 그러고 심판 쳐다보고"라며 선수들을 강하게 질타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골 먹고 전부 다 심판 보고 손 들고, 이게 팀이야?"라는 발언도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울산 소속이던 설영우로서는 4년 전 스승이 지적했던 모습을 대표팀 무대에서 되풀이한 셈이 됐다.

설영우 인스타그램 댓글창
설영우 인스타그램 댓글창

■ 전반에만 3실점…무너진 수비 라인

이후로도 한국 수비는 우루과이의 공세를 버텨내지 못했다. 전반 27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데 아라스카에타가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문 왼쪽 하단에 그대로 꽂혔다. 전반 43분에는 측면이 순식간에 뚫렸다. 우루과이 풀백 기예르모 바렐라가 한국 박스 안까지 파고들어 슈팅을 날렸고, 공은 김민재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은 전반을 0-3으로 마쳤다. 한국 축구가 A매치 전반에만 3골 이상을 내준 건 2022년 12월 카타르 월드컵 16강 브라질전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이다. 안방에서, 그것도 홈 팬들 앞에서 받아 든 성적표라 충격은 더 컸다.

모레노 감독은 하프타임에 김민재, 황희찬, 이태석, 김봉수를 한꺼번에 빼는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후반 초반 김민수와 이강인이 중거리 슈팅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17분 바렐라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누녜스가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으며 점수는 0-4까지 벌어졌다. 설영우는 후반 27분 오현규, 이재성과 함께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우루과이전 1-4 패배에 고개 숙인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 뉴스1
우루과이전 1-4 패배에 고개 숙인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 뉴스1

한국은 후반 35분에야 한 골을 만회했다.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손흥민의 발끝을 스친 뒤 골망을 흔들면서 0점패는 면했다. 이후 더 이상의 반전 없이 경기는 1-4 패배로 끝났다.

이날 우루과이는 여러 차례 침투 패스를 시도하고도 오프사이드를 단 한 번도 기록하지 않았다. 그만큼 한국 수비 라인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모레노호는 다음 달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치른다. 우루과이전에서 드러난 수비 허점을 어떻게 보완할지, 그리고 설영우가 비판을 딛고 다시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판 쏟아진 우루과이전 설영우 경기 장면 / 유튜브, KFATV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