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돼지국밥 대전 본격 시작… 1만800명 추천 맛집 20곳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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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투표로 정하는 부산 돼지국밥 맛집, 최고는 누구?
부산의 대표 향토음식인 돼지국밥을 놓고 시민들이 직접 맛보고 투표하는 ‘2026 부산 돼지국밥 대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민 추천을 통해 선정된 20개 업소가 경쟁을 벌인 뒤 시민 투표를 거쳐 최종 상위 3곳과 상위 10곳이 가려진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2026 부산 돼지국밥 대전’의 주요 행사인 ‘국밥 주간’을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는 단순히 돼지국밥 맛집의 순위를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산 사람들의 삶과 기억 속에 자리 잡은 돼지국밥을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 추천을 시작으로 ‘국밥회담’, ‘국밥주간’, ‘국밥 쇼케이스’, ‘국밥 어워즈’로 이어지는 참여형 미식 행사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시민 추천으로 선정된 20개 업소를 주제로 ‘국밥회담’이 열렸다. 국밥 애호가 20명과 강레오 셰프, 박상현 음식문헌연구자, 한상진 배우 등이 참석해 ‘부산 돼지국밥의 기준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각자가 경험한 국밥의 맛과 취향, 업소별 특징 등을 놓고 약 9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회담 내용은 영상으로도 공개된다. 지난 27일 예고 영상이 공개된 데 이어 시민 참가자 소개 영상과 본편이 비짓부산 공식 SNS 채널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국밥주간의 핵심은 시민 투표다. 투표 대상은 부산시민 1만800여 명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돼지국밥집 20곳이다. 시민과 관광객 누구나 카카오맵 투표 페이지에서 20개 업소의 정보를 확인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돼지국밥집에 투표할 수 있다.
직접 매장을 방문한 경우에는 매장에 설치된 포스터와 홍보물의 QR코드를 통해서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부산하면 돼지국밥…왜 유독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나
돼지국밥은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꼽히지만 정확한 기원은 아직 하나의 설로 정리돼 있지 않다. 부산시가 소개한 자료에서도 돼지국밥의 기원은 불분명하다고 설명한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몰려든 피란민들이 돼지고기와 뼈를 활용해 국밥을 만들어 먹으면서 현재와 같은 형태가 자리 잡았다는 설과, 경남 밀양 일대 장터에서 판매되던 국밥이 전쟁을 계기로 부산과 경남 지역으로 퍼졌다는 설 등이 전해진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부산은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이 모여든 도시였다. 식량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비교적 구하기 쉬운 돼지고기를 이용해 많은 양의 국물을 끓이고 밥과 고기를 한 그릇에 담아 내는 국밥은 많은 사람의 허기를 달래는 음식으로 자리 잡기 쉬웠다.
이후 부산의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돼지국밥은 노동자들의 한 끼 식사로도 널리 자리 잡았다. 부산시 자료는 과거 조선방직이 있던 범일동 조방앞 일대와 남포동·중앙동 등 노동자가 많이 모이던 지역에 오래된 돼지국밥집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빠르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돼지고기와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노동자들의 식사로도 활용됐다.
부산 돼지국밥의 맛은 ‘한 가지’가 아니다
돼지국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집집마다 육수를 내는 방식과 고기 부위, 국물의 농도 등이 다르다는 것이다.
돼지 뼈를 오래 끓여 뽀얗고 진한 국물을 내는 곳이 있는가 하면 돼지고기 자체를 삶아 비교적 맑은 국물을 내는 곳도 있다. 부산과 인접한 경남 지역에서도 국밥 문화가 발달하면서 지역과 업소에 따라 조리법에 차이가 생겼다. 부산시 역시 돼지국밥집마다 뼈를 중심으로 육수를 내거나 고기를 중심으로 국물을 만드는 등 조리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밥을 국물에 바로 말아 내는 방식과 밥과 국물을 따로 내는 방식도 있다. 국밥을 주문하면 밥을 뜨거운 국물에 여러 차례 적셔 온도를 맞추는 ‘토렴’을 거치는 집도 있다. 부산 돼지국밥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토렴은 밥알에 국물이 충분히 배도록 하면서도 밥을 지나치게 퍼지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국밥과 함께 나오는 부추무침, 이른바 ‘정구지’와 새우젓도 빼놓기 어렵다. 부산에서는 부추를 정구지라고 부르며, 양념한 부추를 국밥에 넣어 국물과 함께 먹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새우젓은 국물의 간을 맞추거나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용도로 곁들여진다.
관광객도 찾는 부산 대표 음식으로
돼지국밥은 이제 부산 시민들의 일상적인 한 끼를 넘어 부산을 찾는 관광객이 경험해야 할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관광공사도 ‘K-로컬 미식여행 33선’에서 돼지국밥을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서면 등 부산 곳곳에 돼지국밥 전문점이 형성돼 있으며, 오래된 노포부터 현대적인 방식으로 국밥을 해석한 식당까지 다양한 형태의 음식점이 운영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업소도 적지 않다. 부산 부평깡통시장에 있는 양산집은 1954년부터 3대째 돼지국밥을 이어온 곳으로 한국관광공사에 소개돼 있으며, 수육백반과 국밥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맑은 돼지국물과 진한 돼지국물을 함께 선보이거나, 기존 돼지국밥의 조리법을 현대적으로 변형한 식당도 등장했다. 부산의 돼지국밥 문화가 특정한 한 가지 조리법에 머무르기보다 업소와 세대에 따라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결국 ‘부산 돼지국밥’이라는 이름 아래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진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과 맑은 국물을 선호하는 사람이 다르고, 살코기와 비계의 비율이나 밥을 말아 먹는 방식, 부추와 새우젓을 넣는 정도에서도 취향이 갈린다. 이번 돼지국밥 대전이 단순히 순위를 매기는 행사를 넘어 시민들이 생각하는 ‘부산다운 국밥’의 기준을 묻는 행사로 기획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곳 한자리서 만난다…16일 최종 3곳 공개
투표 대상 20개 업소는 다음 달 16일부터 18일까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위치한 ‘나우어라이빙’에서 열리는 ‘국밥 쇼케이스’에서 소개된다.
특히 16일에는 시민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상위 3개 업소와 상위 10개 업소를 발표하는 ‘국밥 어워즈’가 열린다.
부산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돼지국밥을 관광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부산 대표 미식 콘텐츠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오래된 노포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돼지국밥을 선보이는 업소까지 시민들이 직접 맛보고 선택하면서 부산 돼지국밥의 다양한 모습을 알리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