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언양이 다시 붐빈다… 10년 만에 한우불고기축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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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귀환, 언양 한우불고기축제의 매력은?
울산 울주군 언양이 대표 먹거리인 한우불고기를 앞세워 10년 만에 다시 관광객을 맞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2016년 이후 중단됐던 ‘언양 한우불고기축제’가 다음 달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울주군은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옆 공터에서 ‘2026년 언양 한우불고기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당초 10월 2~4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소고기 물량 수급 문제로 일정이 일주일 미뤄졌다.
축제 첫날인 9일에는 천도재와 개장식에 이어 오후 6시30분 개막식이 열린다. 가수 손빈아·지원이·싸비·백수정·수근 등이 무대에 오르며, 10일에는 밴드 공연과 어린이 마술쇼, 지역 주민 참여 공연, OX퀴즈와 가위바위보 등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한우 즉석 경매와 JCN ‘우리동네 가수왕’ 무대가 마련된다. 행사장에는 체험부스와 플리마켓, 푸드트럭, 포토존 등도 운영된다.
‘언양’이라는 이름이 붙은 소고기는 어떻게 유명해졌나
언양불고기가 유명해진 배경에는 이 지역의 자연환경과 축산업, 그리고 교통 발달이 함께 작용했다.
언양 일대는 가지산과 신불산 등 해발 1000m 안팎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변에 넓은 들이 형성돼 있다. 예부터 소가 먹을 수 있는 풀이 풍부해 소를 기르기 좋은 환경이었고, 울주군은 이런 지리적 조건을 바탕으로 축산업이 발달했다고 설명한다.
소를 많이 길렀던 만큼 고기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기반도 일찍 형성됐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언양에는 도축장과 푸줏간이 발달했고, 이 지역 한우 암소의 고기가 연하고 부드럽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여기에 1960년대 후반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전국에서 언양으로 모여든 공사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소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지금의 언양불고기로 이어지는 음식 문화가 형성됐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에는 양념한 불고기보다 소금으로 간해 구워 먹는 형태가 먼저 알려졌고, 이후 양념을 한 현재의 언양불고기가 자리 잡았다.
고속도로가 개통된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언양을 오가는 사람들의 수가 늘면서 현지에서 불고기를 맛본 외지인들의 입소문이 퍼졌고, 불고기 전문점도 차례로 늘어났다. 언양불고기가 지역 음식에서 전국적으로 알려진 향토음식으로 성장한 배경이다.
일반 불고기와 다른 ‘언양식’의 특징
언양불고기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서울식 불고기와 조리 방식부터 다르다.
얇게 썬 소고기에 양념을 해 국물이 자작하게 끓여 먹는 방식보다는 얇게 다진 소고기를 양념해 석쇠에 올리고 숯불로 구워 먹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고기에 숯불 향이 배면서 겉은 노릇하게 익고 속은 육즙을 머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관광공사도 언양불고기를 떡갈비와 비슷한 형태로 숯불에 구워 먹는 음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울주군이 소개하는 전통 한우불고기 역시 참숯불 위 석쇠에 고기를 올려 굽는 방식을 특징으로 꼽는다. 특히 3~4년생 1등급 이상 한우 암소의 고급 부위를 사용하는 것이 전통적인 언양·봉계 한우불고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양념 역시 고기의 맛을 덮기보다 고소한 육향을 살리는 방향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업소마다 양념 비율과 숙성 방식에는 차이가 있어 같은 언양불고기라도 맛의 차이가 난다.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한 일부 언양불고기 전문점 역시 한우 암소를 사용하고 간장과 참기름 등을 활용한 양념법을 선보이고 있다.
언양만큼 함께 알아둘 곳이 ‘봉계’
언양불고기를 이야기할 때 봉계를 빼놓기 어렵다.
울주군은 언양과 봉계를 하나의 한우불고기 특화 지역으로 묶어 관리하고 있다. 두 지역 모두 영남알프스 주변의 산지와 평야를 기반으로 축산업이 발달했고, 한우 암소를 이용한 숯불불고기 문화가 이어져 왔다. 울주군은 2006년 언양·봉계 지역을 국내 유일의 한우불고기특구로 지정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언양불고기’라는 이름만 보고 언양읍 안에서만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언양과 봉계 일대에 전통적인 한우불고기 전문점이 형성돼 있으며, 두 지역의 음식 문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언양·봉계 한우불고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래된 식당도 남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1960년대부터 식육점으로 시작해 언양불고기를 이어온 업소와 1980년대부터 영업을 시작한 ‘백년가게’ 등을 소개하고 있다.
10년 만에 열리는 축제…한우 맛보고 즉석 경매까지
이번 축제는 단순히 공연을 보는 행사보다 언양 한우불고기를 직접 경험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우불고기를 맛볼 수 있는 먹거리 공간을 비롯해 한우 즉석 경매,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된다.
울주군의 한우불고기축제는 과거에도 지역의 한우불고기를 알리는 대표적인 먹거리 행사로 열렸다. 울주군에 따르면 한우불고기의 역사성과 품질을 알리고 지역 축산농가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1999년부터 축제가 시작됐으며, 언양과 봉계 지역에서 번갈아 개최돼 왔다.
10년 만에 돌아오는 올해 축제 장소는 전통적인 언양불고기 식당가가 아니라 KTX 울산역과 가까운 울산전시컨벤션센터 옆 공터다. 차량으로 방문하는 관광객뿐 아니라 KTX를 이용해 울산을 찾는 외지 관광객도 접근하기 좋은 위치다.
불고기 먹고 간월재 억새까지…가을 울주 여행
한우불고기축제 전후로 울주에서 가을 풍경을 함께 즐기는 일정도 가능하다.
10월 3일에는 영남알프스 간월재에서 산상 음악회 ‘울주오디세이’가 열린다. 해발 약 900m 간월재 억새평원을 배경으로 팝페라 테너 임형주와 가수 정인, 최재명, 인디밴드 중식이 등이 출연해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선보인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행사다.
간월재는 가을이면 억새가 넓게 펼쳐지는 영남알프스의 대표적인 탐방 명소다. 축제 기간 언양에서 한우불고기를 맛본 뒤 영남알프스 일대의 가을 풍경을 둘러보는 식으로 여행 동선을 짜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간월재 산행은 일반적인 공연 관람과 달리 산행 시간이 필요하다. 공연 시간만 맞춰 움직이기보다 등산로와 주차장, 날씨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언양불고기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음식 자체만 보는 것보다 그 음식이 만들어진 지역의 배경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과 들을 바탕으로 발달한 축산업, 도축장과 식육점의 형성, 고속도로 건설을 계기로 늘어난 외지인의 발길이 겹치면서 오늘날의 ‘언양불고기’가 만들어졌다. 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한우불고기축제는 그 지역 음식의 역사를 직접 맛보며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