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시장 2층 차는 어떻게 넣는 걸까?…알고보니 ‘이 방법’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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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거대한 진열장,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자동차들
서울 강남의 도산대로나 영동대로와 같이 굵직한 도심 한복판을 걷다 보면 하늘을 향해 높게 솟은 거대한 통유리 건물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다. 그리고 그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는 눈부시게 빛나는 최신형 자동차들이 마치 보석함 속에 든 보석처럼 전시되어 있다. 1층에 자리 잡은 자동차야 도로와 맞닿아 있으니 쉽게 몰고 들어갔으려니 짐작할 수 있지만, 시선을 조금만 위로 올려 2층, 3층, 심지어는 건물 꼭대기 층에 아슬아슬하게 전시된 자동차들을 보면 불현듯 하나의 거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타이어가 달린 저 무거운 쇳덩어리 자동차를 대체 어떻게 저 높은 곳까지 끌어올린 것일까.

계단으로 굴려 올라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동차가 헬리콥터처럼 날아오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떤 이들은 건물을 지을 때 아예 자동차를 먼저 제자리에 올려두고 그 주변으로 외벽과 유리를 덮어 건물을 완성한 것이 아니냐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시장의 자동차는 계절이 바뀌고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수시로 교체된다.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지 않는 이상 그 가설은 성립할 수 없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화려한 쇼룸의 이면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건축 공학과 사람들의 숨은 노고, 기상천외한 물리적 방법들까지 동원되고 있다. 자동차 전시장 상층부에 차를 밀어 넣는 진짜 비밀들을 파헤쳐 본다.
가장 보편적이고 은밀한 정답, 건물 뒤편에 숨겨진 거대한 ‘카 리프트’
가장 널리 쓰이면서도 상식적인 첫 번째 정답은 바로 자동차 전용 엘리베이터, 즉 ‘카 리프트’의 존재다. 도심에 위치한 다층 구조의 대형 자동차 전시장이나 브랜드 특화 복합 문화 공간들은 애초에 건물을 설계하고 건축하는 초기 단계부터 자동차의 수직 이동을 위한 거대한 승강기를 건물 내부에 몰래 숨겨둔다. 전시장의 화려한 정면 통유리 외관만 바라보는 일반 소비자들의 눈에는 절대 띄지 않도록, 건물의 가장 깊숙한 후면이나 측면의 비좁은 골목 쪽에 카 리프트로 향하는 거대한 출입문이 은밀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카 리프트는 우리가 흔히 타는 일반적인 승객용 엘리베이터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와 내구성을 자랑한다. 일반적인 승용차의 무게는 가벼운 경차가 1톤 남짓, 무거운 대형 SUV나 배터리 무게가 더해진 최신 전기차의 경우 2.5톤에서 3톤에 육박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시장에 설치되는 카 리프트는 최소 3톤에서 많게는 5톤 이상의 막대한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특수하게 설계된다. 승강기 내부의 공간 역시 전장이 5미터를 훌쩍 넘는 대형 플래그십 세단이나 리무진 모델까지 여유 있게 들어갈 수 있도록 깊고 넓게 제작된다.
카 리프트가 없는 건물이라면?...거대한 통유리를 뜯어내고 크레인으로 들어 올린다
모든 자동차 전시장이 처음부터 자동차를 위해 완벽하게 설계된 것은 아니다. 도심의 값비싼 임대료 문제나 부지의 한계로 인해, 기존에 있던 일반 상업용 건물이나 사무용 빌딩의 1층과 2층을 임대하여 자동차 전시장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당연히 이런 일반 건물에는 거대한 자동차를 위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카 리프트가 존재할 리 없다. 그렇다고 해서 상층부 전시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창문을 뚫고서라도 차를 집어넣어야 한다. 이때 동원되는 것이 바로 대형 크레인과 고도의 유리 탈부착 기술이다.
이 방식은 건물 외관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통유리 창문 중 일부를 통째로 떼어내는 것부터 시작된다. 유리를 안전하게 분리하기 위해 수십 개의 강력한 대형 압착기가 달린 특수 장비가 동원되며, 숙련된 작업자들이 조심스럽게 전시장 2층의 유리를 들어내어 자동차가 통과할 수 있는 거대한 구멍을 만든다. 구멍이 확보되면 도로에는 수십 톤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이 자리를 잡는다. 크레인의 강력한 쇠줄과 특수 제작된 자동차 결박용 슬링벨트가 차량의 네 바퀴나 차체 하부의 견고한 뼈대에 단단히 고정된다. 혹여나 공중에 뜬 자동차가 균형을 잃거나 외관에 작은 흠집이라도 나지 않도록 차체 표면 전체를 푹신한 보호 패드로 겹겹이 꼼꼼하게 감싸는 것은 필수다.

준비가 끝나면 크레인이 굉음을 내며 자동차를 허공으로 번쩍 들어 올린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건물 2층의 뚫린 창문 높이까지 도달하면, 건물 내부에서 대기하고 있던 작업자들이 무전기로 크레인 기사와 실시간으로 긴박하게 소통하며 오차 없는 조작을 지시한다. 차량이 뚫린 창문 사이로 빨려 들어가듯 천천히 진입하여 무사히 2층 바닥에 안착하면, 재빨리 크레인 결박을 풀고 앞서 설명한 휠 돌리를 이용해 자리를 잡는다. 차가 들어온 후에는 다시 탈거했던 거대한 통유리를 원래대로 완벽하게 끼워 맞추고 실리콘으로 빈틈없이 마감한다. 이 모든 과정은 도로 교통을 통제해야 하고 행인들의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보통 통행량이 가장 적은 깊은 새벽 시간대나 동이 트기 직전의 이른 아침을 틈타 마치 첩보 작전처럼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상상을 초월하는 특수한 사례들, 나사 하나까지 '분해' 후 재조립하기도
건물 구조상 크레인조차 접근할 수 없거나, 창문을 뜯어내는 것조차 불가능한 극한의 장소에 자동차를 전시해야 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유서 깊은 문화재 건물 내부의 고층 홀이거나, 백화점이나 복합 쇼핑몰의 최고층 명품관 한가운데에 한정판 슈퍼카를 특별 전시해야 하는 이벤트 등이다. 입구도 좁고 엘리베이터도 작으며 창문도 열리지 않는 이런 꽉 막힌 공간에는 대체 어떻게 차를 넣어야 할까. 이럴 때 자동차 제조사들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무식해 보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을 선택한다. 바로 멀쩡한 자동차를 완벽하게 분해해서 조각조각 부품 상태로 옮긴 뒤, 전시 공간에서 다시 완벽하게 조립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 최고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본사에서 파견된 최상급 엔지니어 수십 명이 투입되어 자동차의 보닛과 문짝을 떼어내는 것은 기본이고, 무거운 엔진과 변속기 덩어리를 들어내며, 시트와 대시보드 등 실내 내장재까지 모두 분해한다. 자동차는 뼈대인 섀시만 남은 상태로 앙상해지고, 분해된 수천 개의 부품들은 손상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개별 포장된다. 이렇게 조각난 자동차 부품들은 일반 화물용 승강기나 좁은 복도를 통해 전시 장소로 조심스럽게 옮겨진다. 전시장에 모든 부품이 집결하면 다시 엔지니어들이 달라붙어 밤을 새워가며 역순으로 자동차를 재조립한다. 나사 하나, 전선 한 가닥까지 원래의 위치에 정확히 맞물려 완성된 자동차는 좁은 통로를 뚫고 들어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자태를 뽐내며 다음 날 아침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전시가 끝나면 이 험난한 분해와 조립 과정을 똑같이 한 번 더 반복하여 차를 빼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