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8세 양준일, 속 훤히 비치는 과감 패션...눈길 확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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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시스루 재킷, 30년 만에 완성된 양준일의 중성적 매력
4분 만에 매진된 공연, '탑골 GD'가 사로잡은 팬들의 마음
가수 양준일이 속이 훤히 비치는 블랙 재킷 차림으로 근황을 전했다. 1969년생인 그는 과감한 스타일링으로 또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 이너 없이 걸친 시스루 재킷, 강렬한 한 컷
사진 속 양준일은 셔츠나 티셔츠를 받쳐 입지 않고 맨몸 위에 블랙 재킷 한 벌만 걸쳤다. 재킷에는 레이스 장식이 들어가 있어 원단 사이로 피부가 은은하게 비친다. 자칫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는 차림이지만 길게 기른 웨이브 머리와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눈빛이 어우러지면서 한 편의 화보 같은 장면이 완성됐다.
남성 가수가 레이스와 시스루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양준일은 독특한 소재를 거리낌 없이 소화하며 성별의 경계를 넘나드는 특유의 중성적인 이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런 과감함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양준일은 1990년대 활동 당시에도 헤어밴드와 데님 재킷, 도트 무늬 타이 같은 아이템을 자기 방식대로 조합해 무대에 섰다. 30년 전 사진을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쏟아진 이유다. 그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2020년 초, 패션 전문가들은 복고와 젠더리스라는 두 흐름을 동시에 품은 그의 스타일이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확히 건드렸다고 분석했다.

이후 올라온 사진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양준일은 지난 28일 무대 위에서 찍힌 사진을 새로 게시했다. 밝은 색 셔츠를 입은 그는 조명 아래에서 관객 쪽으로 손을 뻗은 채 활짝 웃고 있다. 앞선 사진 속 차가운 카리스마와 달리 공연을 즐기는 편안한 얼굴이 담겨 대비를 이뤘다. 같은 긴 머리 스타일이지만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표정을 짓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는 점도 팬들이 양준일의 사진을 기다리는 이유다.

■ "10월 10일도 빨리 오겠지요"…양준일이 기다리는 날
양준일은 최근 게시물에는 "월요일도 연휴처럼 빨리 가겠지요. 그래서 10월 10일도 빨리 오겠지요"라는 글이 함께 적혔다. 글은 'NSM My Qs & Ks'라는 인사말로 시작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처음 맞은 월요일에 올라온 글이다. 연휴의 여운이 남은 한 주를 팬들과 함께 버텨보자는 인사이자, 다가올 만남을 미리 알리는 신호였다.
그가 손꼽아 기다리는 10월 10일은 팬들과 직접 만나는 날이다. 양준일은 10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 동안 인천의 한 호텔에서 팬 행사 '모닝 커피(Morning Coffee)'를 연다. 양준일은 앞서 SNS를 통해 이 행사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모닝 커피 행사를 기다린다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0월 10일은 토요일로, 한글날인 9일 금요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연휴 한가운데에 자리한다. 팬들로서는 긴 연휴를 양준일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셈이다.

■ 8월엔 4분 만에 매진…생일마다 이어온 팬과의 약속
양준일은 올해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지난 5월 23일에는 서울 홍대 구름아래소극장에서 'Cake Encore Concert'를 열고 하루 두 차례 공연했다. 8월 15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콘서트 'INVITATION'을 개최했다. 공연 소식은 팬 멤버십 '빈티지양준일'을 통해 먼저 안내됐고, 티켓은 판매를 시작한 지 4분 만에 모두 팔려 나갔다. 양준일은 매진 소식을 직접 알리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5월 앙코르 공연과 8월 콘서트에 이어 10월 팬 행사까지, 올해 그의 일정은 팬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로 채워지고 있다.
INVITATION 공연은 양준일의 생일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수년째 자신의 생일인 8월 19일을 전후해 콘서트를 열어왔다. 팬들 역시 이 시기에 맞춰 공연장 근처에 생일 카페를 차리고 축하 전광판을 내거는 등 함께 기념일을 챙겨왔다. 양준일은 이번 공연을 관객과 함께 완성하는 파티 형식의 무대라고 소개했다.
탄탄한 팬덤의 힘은 수치로도 나타났다. 양준일은 톱스타뉴스가 집계하는 가수 브랜드가치 29주차 순위에서 7위에 올랐다. 당시 집계에는 130만 표가 넘는 팬 투표와 기사 후원이 반영됐다.

■ '탑골 GD'에서 '시간여행자'로…30년 만에 다시 쓴 이야기
양준일은 1991년 '리베카'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가나다라마바사', '댄스 위드 미 아가씨' 등을 발표하며 활동했다. 미국에서 자란 교포 출신인 그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패션과 춤, 영어가 많이 섞인 가사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서툰 한국어와 낯선 스타일은 오히려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됐다. 지금 보면 문제 될 것이 없는 춤마저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비자 갱신 문제까지 겹치면서 그는 결국 한국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2001년에는 여성 멤버 2명과 혼성 그룹 V2를 결성해 앨범 'Fantasy'를 냈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한 채 가요계를 떠났다.
잊혔던 이름이 다시 불린 건 2019년이다. 1990년대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을 유튜브로 다시 보여주는 이른바 '온라인 탑골공원'이 인기를 끌면서 양준일의 옛 무대가 젊은 세대의 눈에 띄었다. 지금 입어도 어색하지 않은 옷차림과 세련된 퍼포먼스에 누리꾼들은 '탑골 GD', '시간여행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같은 해 12월 6일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 출연하면서 열풍은 정점을 찍었다. 방송에서 그는 미국의 한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출연을 앞두고는 "20대 내모습과 지금의 내가 경쟁해야 한다"며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방송 이후 한국을 찾은 양준일은 같은 달 31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을 열었다. 이 팬미팅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됐다. 팬미팅에 앞서 마련된 기자회견장에는 취재진 약 200명이 몰렸다. 양준일은 "다섯 분 정도 오실 줄 알았는데"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20년 2월 에세이 '양준일 Maybe: 너와 나의 암호말'을 펴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롯데홈쇼핑 엘클럽 홍보 모델로 생애 첫 광고를 찍었다. 이 광고 영상은 그의 대표곡 '리베카'의 가사를 바꿔 뮤직비디오처럼 꾸몄고, 데뷔 시절의 의상과 안무를 요즘 감각으로 다시 풀어냈다. 30년 전 외면받았던 스타일이 이번에는 광고의 핵심 콘셉트가 된 것이다. 당시 그는 "광고 모델이 되었다는 사실이 꿈만 같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소감을 남겼다.
같은 해 4월에는 작가 자격으로 EBS 라디오 '윤고은의 EBS 북카페'에 출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요즘은 걸으면서 한국에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며 한국 생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랜 시간 곁을 지킨 팬들을 향한 마음도 각별했다. 그는 한 매거진 인터뷰에서 "과거엔 양준일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용기가 많이 필요한 일이었다"며 변함없이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20년에는 브랜드 고객 충성도 대상 핫 아이콘 부문 1위에 오르며 재조명 이후의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같은 해 그는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고 직접 음반 작업에 참여하며 19년 만의 신곡 발표를 준비했다.
그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 양준일은 젊은 날의 향수를 불러오는 이름이다. 반면 온라인 영상으로 그를 처음 접한 10~20대에게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에 가까웠다. 세대마다 다른 이유로 그를 찾으면서 팬층의 폭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데뷔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양준일은 무대와 SNS를 오가며 팬들과 만나고 있다. 한때 시대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무대를 떠나야 했던 그는 이제 자신만의 스타일 그대로 팬들 앞에 선다. 맨몸에 레이스 재킷을 걸친 사진 한 장이 여전히 화제가 되는 것도 그 스타일이 곧 양준일이라는 이름과 동의어가 됐기 때문이다. 과감한 패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그가 10월 팬 행사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