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이젠 '치킨값'까지 점검한다...도대체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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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급락 속 2만3000원 고수, 치킨 가격 결정 구조 점검
이재명 대통령이 치킨값 점검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치킨용 육계 가격이 최근 6개월 사이 37.7% 급락했지만 BBQ와 교촌 등 주요 치킨 브랜드 대표 메뉴 가격은 여전히 2만3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 육계 가격과 소비자가격 사이에 실제로 어떤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해당 보도에서 인용한 한국육계협회 자료에 따르면 치킨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9~10호 육계 가격은 지난 3월 1㎏당 5308원에서 이달 15일 3308원으로 내려갔다. 6개월 사이 2000원 떨어지면서 하락률은 37.7%에 달했다.
문제는 산지에서 거래되는 닭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동안 소비자가 주문하는 치킨 가격에는 이 같은 하락폭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는 여전히 2만원대 초중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치킨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소비자가격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치킨 가격에는 닭고기 자체의 가격뿐 아니라 가맹점 운영비, 인건비, 임차료, 물류비, 포장비, 광고비, 배달 관련 비용 등 여러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업계가 함께 제시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가격 반영의 시차다. 육계 가격은 산지 상황에 따라 비교적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 가격과 최종 메뉴 가격은 장기간의 계약이나 공급 구조와 연결돼 있어 매번 원재료 가격에 맞춰 즉시 조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 등으로 닭고기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육계 가격이 상승했다. 이후 공급이 회복되면서 육계 가격이 빠르게 내려갔지만, 치킨 판매가격은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 최근 보도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가격이 오를 때와 내려갈 때의 반영 속도가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재료 가격이 오를 때는 치킨 가격이나 제품 중량 등에 변화가 나타났는데, 원재료 가격이 떨어진 뒤에는 소비자가격이 그대로라는 것이다.

치킨 가격 문제는 지난해에도 정치권과 정부에서 다뤄졌다. 당시 대통령실은 물가 대책을 발표하면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이른바 ‘꼼수 인상’ 문제를 지적했다. 가격 자체를 올리지 않으면서 제품 중량을 줄이거나 상대적으로 값싼 재료를 사용하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방지책을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기관에서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의 용량이나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내는 행위를 말한다. 소비자가 결제하는 금액이 같기 때문에 가격표만 보면 인상 여부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당시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치킨 프랜차이즈의 중량과 원재료 문제가 제기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단가가 낮아서 수급이 용이한 닭가슴살을 섞거나 정량의 중량을 축소해서 원재료 공급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후 대통령실의 관련 지시가 나오자 박 의원은 SNS에 “통님(이 대통령) 이것도 보셨군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에는 가격을 유지하면서 중량이나 재료를 조정하는 방식이 문제로 거론됐다면, 이번에는 닭고기 원재료 가격이 실제로 크게 하락했는데도 대표 치킨 메뉴의 가격이 그대로라는 점이 쟁점이 됐다.
치킨 한 마리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산지 육계 가격만 보는 것으로 실제 원가 구조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2만원대의 치킨 가격에는 본사와 가맹점 사이의 거래 구조도 포함된다.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닭고기와 소스, 튀김용 재료, 포장재 등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가맹점이 본사에 지급하는 각종 비용과 물류 관련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가맹점이 부담하는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가스 등 매장 운영비도 있다. 배달 주문이 많은 매장의 경우 배달 플랫폼 이용과 관련한 비용까지 발생한다. 같은 2만3000원짜리 치킨이라도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 전체가 본사나 가맹점의 이익으로 남는 구조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계 가격이 37.7% 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치킨 한 마리의 원가 역시 같은 비율로 하락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원재료 가격이 크게 하락했는데도 소비자가격이 그대로인 이유를 판단하려면 닭고기 외의 비용과 본사·가맹점 간 거래 구조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번 논란에서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육계 가격 하락분이 실제로 어느 단계에서 흡수되고 있는지, 본사 공급가격과 가맹점의 비용 부담은 어떻게 변했는지, 최종 판매가격을 유지할 만한 다른 비용 상승 요인이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한번 점검해 보겠다”는 발언 역시 단순히 산지 닭고기 가격과 치킨 판매가격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가격 결정 구조를 들여다볼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먹거리 물가와 관련한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올해 3월에는 밀가루와 설탕 등 주요 식품 원재료와 관련해 일부 식품업체가 가격을 인하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기업들의 가격 조정 문제를 언급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식용유와 라면 생산업체들이 다음 달 출고분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두 자릿수까지 인하한다고 보고받았다”며 “기업들도 쉽지 않은 상황이겠지만 어려운 시기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고통을 함께 나누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SNS를 통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가로 악명 높은 대한민국,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한 부당한 가격 인상 이제 더는 안 된다”며 “스스로 가격을 정상화하는 기업을 제외하고, 담합이나 시장 지배력 남용 등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 수사기관들이 철저히 감시·조사·제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치킨값 논란에서도 핵심은 원재료 가격과 최종 소비자가격 사이의 관계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치킨 가격을 반드시 같은 폭으로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을 결정하는 각 단계의 비용과 이윤 구조가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편 이 대통령이 치킨값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치킨이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인데 가격 부담이 커졌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원재료 가격만으로 치킨 가격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과 지금 정부가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 문제가 따로 있다는 취지의 반응도 함께 나왔다.
결국 이번 점검에서 확인해야 할 구체적인 대상은 육계 산지 가격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가격으로 이어지는 전체 유통·가맹 구조다. 닭고기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와 함께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가격, 가맹점의 실제 원가 부담, 각종 수수료와 물류비 등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소비자가 내는 치킨 가격이 어떤 구조로 결정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