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신호’에 전투기까지 떴다…이스라엘행 여객기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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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발 텔아비브행 여객기서 조종실 충돌
사우디 타북 공항에 긴급 착륙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비행 중 조종실 내 충돌이 발생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긴급 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을 출발해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중 비상 상황에 놓였다. 여객기는 비행 도중 갑자기 고도를 크게 낮춘 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타북 공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과정에서 여객기는 일반적인 비상상황을 뜻하는 ‘7700’ 코드에 이어 항공기 납치나 불법 개입 상황에서 사용하는 ‘7500’ 코드까지 송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실제 피랍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공군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여객기는 이후 타북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승객과 승무원들은 모두 기체에서 빠져나왔으며 승객 가운데 크게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실에서 몸싸움…승객들까지 제압 나서
비상착륙의 원인은 조종실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로 파악되고 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조종사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고 이 때문에 비상착륙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AP통신 역시 이스라엘 보안당국을 인용해 조종실 내부에서 다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당시 기내 상황도 상당히 급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탑승객 가족은 AP통신에 기내에서 조종사가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고, 항공기가 통제력을 잃은 듯 움직이면서 승객들이 비명을 질렀다고 말했다.
이후 한 조종사가 다른 조종사를 공격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승객과 승무원들이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을 제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로이터가 확인한 기내 영상에는 피를 흘리는 남성들이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이두바이도 조종실에서 충돌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항공편에 타고 있던 추가 승무원들이 상황을 수습한 뒤 항공기를 타북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건이 왜 벌어졌는지,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라는 입장이다.
사건 직후 일부 영국과 이스라엘 매체에서는 러시아 국적 조종사와 우크라이나 국적 조종사 사이에서 난투극이 벌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러시아 총영사관은 플라이두바이 측에 확인한 결과 해당 항공편 조종사 가운데 러시아 국적자는 없었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이후 일부 이스라엘 현지 매체는 공격을 받은 기장이 인도 국적이고 다른 조종사는 오만 국적이라고 전했다. 다만 플라이두바이는 두 사람의 국적과 신원, 충돌이 벌어진 구체적인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 당국 일각에서는 단순한 조종사 간 다툼을 넘어 한 조종사가 항공기를 고의로 위험에 빠뜨리려 했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조종사 2명은 타북 공항 착륙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관계 당국은 조종실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와 급격한 고도 변화, 비상 코드가 송출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플라이두바이는 이후 대체 항공편을 투입해 승객들을 목적지로 이동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