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법원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할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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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할 필요 없어”

대구지방법원이 동대구역 광장에 서 있는 박정희 동상을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낸 동상 철거 청구를 1심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 뉴스1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 뉴스1

대구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권준범)는 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국가철도공단이 제기한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철거(구조물 인도)'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약 1년 9개월 만에 나온 1심 결론이다.

민사소송에서 기각은 원고가 내세운 청구에 법적 이유가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는 뜻이다. 해당 사건의 원고는 국가철도공단이고 피고는 대구시다. 공단은 동상이라는 구조물을 광장에서 치우고 땅을 넘겨 달라고 요구했고, 재판부는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따라서 선고 당일을 기준으로 동대구역 광장의 동상은 그대로 유지된다.

구조물 인도 청구는 토지의 소유자가 그 땅 위에 놓인 시설물의 철거와 토지 반환을 요구할 때 쓰는 소송 형태다. 공단은 광장 소유권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법원이 이 소유권 주장을 전제로 하고도 청구를 기각했는지, 다른 법리를 근거로 삼았는지는 판결문이 공개돼야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재판 과정에서 공단 측이 부각한 쟁점은 절차상 하자였다. 대구시가 동상을 세우기 전에 광장 소유자인 공단에 사전 검토를 요청하지 않았고 승인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땅 주인의 동의 없이 구조물을 세웠으니 불법 설치에 해당한다는 논리였다.

공단이 소송을 낸 시점은 지난해 1월이다. 동상이 설치된 2024년 12월에서 한 달가량 뒤였다. 설치 직후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선 만큼 공단은 설치 과정 자체를 문제로 봤다고 풀이된다.

대구시의 반박은 관리 실태에 맞춰졌다. 박정희 동상을 세우기 이전에도 동대구역 광장에 다수의 시설물을 설치해 왔고, 그런 점에서 광장을 사실상 관리해 온 주체는 대구시라는 주장이다. 소유권은 공단에 있더라도 그간의 설치와 운영 이력을 보면 동상 설치도 같은 흐름에 있다는 취지로 읽힌다.

결국 재판은 두 가지 질문으로 압축됐다. 땅 주인에게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설치가 철거 사유가 되는가. 오랜 기간 광장에 시설물을 놓아 온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이력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 1심 재판부는 철거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동상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재임 시절인 2024년 12월 동대구역 광장에 들어섰다. 높이는 3m이고 설치에 쓰인 예산은 약 6억원이다. 지방자치단체 예산이 투입된 시설물이라는 점에서 철거 여부는 소유권 다툼에 그치지 않고 공공 예산이 들어간 구조물의 처분 문제와도 맞닿아 있었다.

만약 철거 청구가 인용됐다면 대구시는 6억원을 들여 세운 구조물을 걷어내야 했다. 판결은 이 부담이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막았다.

철거되지 않는다. 기각 판결로 공단의 청구는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므로 동상을 치워야 할 법적 의무는 현 시점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1심 판결이 사건의 최종 결론은 아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는 판결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할 수 있다. 공단이 항소하면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간다. 지방법원 합의부가 맡은 1심 사건의 항소심은 고등법원이 담당하므로, 항소가 이뤄지면 대구고등법원에서 다시 판단을 받게 된다. 공단이 항소 기한 안에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 동상을 둘러싼 법적 다툼의 기간이 달라진다.

공단이 항소하지 않으면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이 경우 동상은 현재 위치에 계속 서 있게 되고, 설치 절차를 둘러싼 소유자와 지자체 사이의 다툼도 판결로 정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