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전 '멀티탭' 손으로 만져보세요, 뜨거우면 위험 신호이니 사용을 멈춥니다
작성일
플러그를 전부 뽑는 대신 열이 남는 기기부터 정리하는 순서를 소개한다.
멀티탭 점검과 냉장고·공유기 통풍, 이상 신호 대처까지 담았다.

연휴 전날 밤 캐리어를 닫고 나서야 고데기를 껐는지, 다리미 플러그를 뽑았는지 가물가물해지는 경험은 흔하다. 개천절이 토요일이라 10월 5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이어지면서 사흘 연휴가 되는 만큼, 집을 비우는 시간도 평소 출근길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집 안 플러그를 전부 뽑고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며, 무엇을 뽑고 무엇을 남길지 기준을 정해두면 확인에 드는 시간이 훨씬 짧아진다.
플러그를 전부 뽑고 나가라는 말은 정확한 안내가 아니다
집 안 전원을 몽땅 내려야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미국 전기안전 기관 ESFI의 가정 전기안전 안내는 외출 전에 마스터 스위치 하나에 기대지 말고 기기를 하나씩 확인하라고 권한다. 핵심은 모든 것을 뽑는 데 있지 않고, 필요 없는 열원과 부하(전기가 걸리는 양)를 없애는 데 있다.
반대로 냉장고, 보안 장비, 인터넷 공유기처럼 계속 켜져 있어야 하는 기기는 안전하게 연결된 상태로 둔다. 냉장고 플러그를 뽑으면 연휴 사이 안에 든 식품이 상할 수 있고, 방범 장비도 멈춘다. 그래서 확인표의 첫 줄은 '뽑을 것'이 아니라 '남길 것'을 정하는 일이다. 남길 기기가 정해지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뽑을 대상이 된다.

고데기·다리미·전기히터처럼 열이 남는 기기부터 뽑는다
가장 먼저 손이 가야 하는 것은 발열 기기다. 이동식 히터, 다리미, 고데기 같은 헤어 기기, 조리기구는 물론 꽂아둘 이유가 없는 충전기까지 외출 전에 끄고 플러그를 뽑는다. 스위치만 내리고 나가면 플러그는 콘센트에 꽂힌 채 남기 때문에, 연휴처럼 길게 비울 때는 플러그까지 뽑는 쪽이 확실하다.
뽑는 방법에도 요령이 있다. 전선을 잡아당기지 말고 플러그 몸통을 쥐고 곧게 뽑아야 코드 피복과 접속부가 덜 상한다. 막 쓴 다리미나 고데기는 한동안 뜨거우므로 식기 전에 서랍이나 가방에 넣지 않는다. 연휴 아침에 고데기를 쓰고 바로 나가는 일정이라면, 사용 순서를 짐 싸기 전으로 앞당겨 식을 시간을 확보한다.
충전기는 휴대전화나 보조배터리만 챙겨 나가고 빈 충전기가 콘센트에 꽂힌 채 남는 경우가 많다. 가방에 넣을 충전기는 챙기고, 집에 두는 충전기는 벽 콘센트에서 뽑는다. 책상 위, 침대 머리맡, 거실 소파 옆처럼 충전기가 흩어진 자리를 한 번씩 훑는 것만으로도 빠뜨리는 일이 줄어든다.

멀티탭은 열이 나는지 만져 보고 한 곳에 몰아 꽂지 않는다
플러그를 뽑았다면 이제 남아 있는 콘센트와 멀티탭을 살핀다. 점검 대상은 플러그가 뜨거운지, 색이 변했는지, 전선 피복이 벗겨지거나 갈라졌는지, 콘센트가 헐거워 플러그가 덜렁거리는지, 연장선이 러그나 카펫 밑으로 지나가는지다. 플러그가 뜨겁거나 색이 변해 있다면 이미 이상 신호이므로 그 콘센트는 사용을 멈춘다. 확인할 때는 손으로 살짝 대어 보는 정도로 하고 오래 잡고 있지 않는다.
멀티탭은 회로가 감당하는 용량을 늘려주는 장치가 아니다. 구멍이 여러 개라고 해서 전력을 많이 쓰는 발열 기기를 한 멀티탭에 겹쳐 꽂으면 안 된다. 한국전기안전공사도 전기제품의 손상된 전선·플러그 사용을 피하고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줄이라는 전기안전 수칙을 안내한다.
겉이 갈라지거나 탄 자국이 있는 멀티탭을 아직 작동한다는 이유로 계속 쓰는 것은 금물이다. 새것으로 바꾸기 전까지는 뽑아서 따로 치워 두고, 그 자리에 꽂았던 기기는 상태가 온전한 콘센트로 옮긴다. 싱크대 옆이나 가습기 곁처럼 물이 튈 수 있는 자리에서는 전선과 멀티탭을 물에서 멀리 떨어뜨려 둔다.
현관문 앞에서 한 바퀴 도는 확인표를 만들어 둔다
기기별로 따로 기억하려 하면 빠뜨리기 쉬우니 순서가 정해진 확인표를 쓴다. 항목은 가스레인지·인덕션·오븐 꺼짐, 다리미 플러그 뽑힘, 이동식 난방기와 미용기기 뽑힘, 충전기 분리, 세탁기가 돌아가는 중이 아님, 창문과 발코니 문 잠김, 필수 가전만 연결 이렇게 일곱 가지다. 이 가운데 마지막 항목이 앞의 여섯 가지를 묶는 기준이다.
동선은 집 안쪽에서 현관 쪽으로 잡으면 되돌아가는 일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전날 저녁 짐을 싸면서 미용기기와 충전기를 정리하고, 나서는 날에는 주방, 세탁기, 창문과 발코니 문만 돌아보는 식이다. 이 구분은 하나의 예시이니 집 구조에 맞게 바꿔도 된다.
가스레인지를 쓰는 집이라면 불이 꺼진 것을 확인한 뒤 중간밸브까지 잠그는 습관을 붙인다. 세탁기는 작동 중인 채로 집을 비우지 말고 탈수까지 끝난 것을 보고 나간다. 점검을 마친 뒤 멀티탭과 주방을 휴대전화로 찍어 두면, 이동 중에 불안해졌을 때 사진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확인표는 휴대전화 메모에 저장해 두고 돌아와서는 같은 표를 거꾸로 따라 필요한 기기만 다시 꽂는다.

냉장고·공유기·TV는 남기되 통풍구를 막지 않는다
남겨 두는 기기도 방치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냉장고, TV, 공유기처럼 계속 전원이 들어가는 장비는 열이 빠져나갈 통풍구 주변을 비워 두어야 한다. 냉장고 위에 짐을 쌓아 두었거나, 공유기 위에 수건이나 상자를 올려 두었거나, TV를 장 안쪽 깊숙이 밀어 넣었다면 나가기 전에 치운다.
연휴 준비로 집이 어수선해지는 때가 오히려 빈틈이 생기는 시점이다. 캐리어와 택배 상자, 빨래 건조대가 가전 주변을 막기 쉽기 때문이다. 남겨둘 기기가 꽂힌 멀티탭에 고출력 발열 기기가 함께 꽂혀 있지 않은지도 본다. 전선이 물기가 있는 자리를 지나지 않는지까지 확인하면 남겨 두는 기기의 점검도 끝난다.

차단기가 반복해서 내려가거나 탄내가 나면 직접 손대지 않는다
점검 중 차단기가 자꾸 내려가거나 콘센트에서 탄내가 난다면 그 콘센트 사용을 즉시 멈춘다. 이때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전기 전문가에게 연락하는 것이 순서이고, ESFI 안내도 같은 절차를 제시한다. 분전반(차단기함)을 열거나 노출된 전선을 직접 고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연휴 직전에 이런 증상을 발견했다면 해당 콘센트에 꽂았던 기기를 모두 뽑고 사용하지 않은 채 점검을 요청한다. 관리사무소 근무 일정은 단지마다 다를 수 있으니 출발 전에 연락이 닿는지 미리 확인해 둔다. 확인표의 마지막 줄에 이상 신호가 있는 콘센트가 없는지를 적어 두고, 필요한 기기만 연결된 상태로 집을 나서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