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하면 겉옷은 '현관'에 두세요, 침대에 꽃가루 묻을 일이 줄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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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복의 꽃가루가 침대까지 따라오지 않게 현관 동선부터 정리하는 순서.
환삼덩굴·쑥·돼지풀 철, 빨래 건조와 창문 관리까지 짚었다.

아침저녁 공기가 선선해지면서 산책과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10월이다. 그런데 밖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닫자마자 재채기가 터지고 눈이 가렵다면, 몸 안의 문제가 아니라 옷과 머리카락에 묻어 들어온 꽃가루가 원인일 수 있다. 집 안을 닦아내기 전에 꽃가루가 들어오는 길목부터 정리해 두면 같은 가을도 한결 수월하게 지나간다.
집 안을 닦기 전에 현관에서 먼저 끊어야 한다
꽃가루가 걱정되면 걸레부터 들고 싶어지지만, 순서상 먼저 막아야 할 것은 집 안이 아니라 들어오는 길목이다. 침대와 소파에 한번 내려앉은 꽃가루는 그 위에서 쉬고 잠자는 동안 계속 코와 눈에 닿는다. 그래서 외출 뒤 동선을 현관, 세면대, 욕실, 침실 순으로 정해 두면 청소 횟수를 늘리지 않아도 침실까지 따라 들어오는 양을 줄일 수 있다.
클리블랜드클리닉(Cleveland Clinic)의 알레르기 전문의 샌드라 홍(Sandra Hong) 박사는 가을 알레르기가 있다면 가능한 한 야외 시간을 줄이고 집 창문을 닫으며 매일 샤워로 꽃가루를 씻어내라고 안내한다. 이 원칙을 국내 주거 환경에 옮기면 현관과 욕실 사이의 동선 문제가 된다. 중문이 없는 집에서는 현관에서 벗은 겉옷을 들고 거실로 들어서는 순간 꽃가루도 함께 퍼지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잡초 꽃가루가 절정이고 옷감과 머리카락에 남는다
클리블랜드클리닉 알레르기 전문의 마크 아로니카(Mark Aronica) 박사는 가을이 잡초 꽃가루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라고 설명한다. 미국에서 가장 흔한 가을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돼지풀(ragweed, 라그위드)은 한 포기가 최대 10억 개의 꽃가루를 날릴 수 있다는 것도 그의 설명이다. 돼지풀은 국내에서도 가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이며, 환삼덩굴과 쑥이 함께 대표 주자로 거론된다. 쑥은 아로니카 박사가 든 가을 알레르겐 목록에도 들어 있다.
꽃가루는 머리카락과 옷감에 남을 수 있어서, 밖에서 돌아온 사람이 곧 꽃가루 운반책이 된다. 드본 프레스턴(DeVon Preston) 박사는 낙엽에도 곰팡이가 붙어 있고 이 곰팡이 알레르겐이 바람에 날려 다닌다고 짚는다. 미국 기준으로 가을 알레르기 시즌은 9월이나 10월에 절정에 달해 첫서리나 강추위가 올 때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국내에서도 날씨가 확연히 추워지기 전까지는 외출 후 관리를 계속하는 편이 낫다.

현관에서 겉옷을 벗고 손과 얼굴, 머리 순서로 씻어낸다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현관 쪽 후크나 행거에 겉옷을 건다. 외투와 재킷을 침대나 소파 위에 던져 두는 습관은 꽃가루를 잠자리로 옮기는 지름길이므로 피한다. 모자와 스카프도 같은 자리에 둔다.
그다음 손과 얼굴을 씻고 실내복으로 갈아입는다. 증상이 심한 날에는 잠들기 전에 샤워를 하되, 머리카락에도 꽃가루가 남아 있으니 머리까지 감아야 한다. 벗은 외출복은 침실이 아닌 곳에 모아 두었다가 세탁한다.
눈이 가렵고 따가울 때는 얼굴을 씻은 뒤 인공눈물로 눈을 헹군다. 아로니카 박사는 이때 알레르기 안약이 아니라 인공눈물을 쓰라고 구분했다. 헹군 뒤에도 눈이 붉고 가렵고 부어 있으면 찬 찜질로 가라앉힐 수 있으며,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 진료를 받는다.
빨래를 어디서 말리느냐가 이불 위 꽃가루를 가른다
홍 박사는 꽃가루가 많은 시기에는 빨래를 야외에서 말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시트가 바깥 공기 속에 널려 있으면 꽃가루를 고스란히 집 안으로 들여오게 되고, 그것이 알레르기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다. 햇볕에 말린 이불이 보송하다는 믿음은 꽃가루 철만큼은 접어 두는 편이 낫다.
국내 아파트라면 베란다 창을 닫은 채 건조대에 널거나, 건조기가 있다면 닫힌 건조기를 쓴다. 이불, 베개 커버, 수건처럼 얼굴에 닿는 빨랫감부터 우선한다. 실내 건조는 습기가 오래 남기 쉬우니 선풍기나 제습기로 마르는 시간을 줄이고, 다 마른 뒤에는 바로 걷어 정리한다.

닫힌 창과 선글라스, 공기청정기로 한 겹 더 막는다
꽃가루가 많거나 바람이 센 날에는 창문을 닫아 두고, 바깥 공기를 직접 들이는 대신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같은 실내 필터링을 쓴다. 프레스턴 박사 역시 자동차와 집 창문을 닫아 바깥 알레르겐이 들어오지 않게 하라고 권한다. 환기가 필요한 날에는 오래 열어 두지 말고 짧게 끝낸다.
눈 자극이 잦다면 외출할 때 선글라스를 쓴다. 낙엽 쓸기와 풀 뽑기는 알레르겐을 흩날리는 작업이니 가능하면 다른 가족에게 맡긴다.
코 속 꽃가루를 씻어내는 코 세척도 방법이지만 물이 중요하다. 증류수나 멸균수, 끓였다 식힌 물, 제대로 여과한 물처럼 안전한 물을 써야 하고 기구도 깨끗이 관리해야 한다. 향이 좋은 에센셜 오일을 뿌리는 것은 알레르기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없고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아로니카 박사는 지적한다.

씻어도 나아지지 않으면 감기나 다른 원인을 의심한다
아로니카 박사에 따르면 알레르기 약을 써도 증상이 크게 줄지 않을 때는 바이러스 감염일 가능성이 있다. 열이나 오한, 몸살, 심한 피로, 누렇거나 초록빛을 띠는 끈끈한 가래, 심한 기침이 있다면 상기도 감염 쪽에 가깝다. 클리블랜드클리닉 환자 안내에 따르면 눈이 가렵고 붉어지고 눈물이 나는 증상은 감기보다 알레르기에서 흔하며, 감기는 대개 일주일 안에 가라앉는 반면 알레르기는 알레르겐이 공기 중에서 사라질 때까지 이어진다.
매년 같은 시기에 같은 증상이 반복되거나 코막힘, 쌕쌕거림, 수면 방해가 계속된다면 알레르기 전문의 진료로 원인 물질을 확인한다. 프레스턴 박사는 시판 약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다른 치료 접근이 필요할 수 있고, 알레르기가 아닌 다른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비강 스프레이나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은 증상과 병력에 따라 맞는 선택이 달라지므로 약사나 의사와 상담해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