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에서 10.7%로…주연배우들이 처음 밝힌 개명 후의 변화,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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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 킬러’가 14회 10.7%로 종영한 가운데 한채린과 무진성이 인터뷰를 가졌다.
구해나 역 체화 과정과 기영도 역 준비, 개명 후 변화를 전했다.

드라마 '유부녀 킬러' 공식 스틸 (사진=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 공식 스틸 (사진=MBC)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가 최종회 시청률 10.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막을 내린 가운데, 신입 기자 구해나 역의 한채린과 천재 해커 기영도 역의 무진성이 각각 인터뷰를 통해 작품과 연기 철학을 풀어놓았다. 한채린은 오디션 일화와 캐릭터를 체화한 과정을, 무진성은 개명과 슬럼프를 지나온 시간을 전했다.

두 배우의 이야기는 첫 회 7.4%로 출발해 14회까지 끌어올린 작품의 상승세와 맞물려 있다. 지상파 첫 주연급 도약을 이룬 신인과 데뷔 13년 차 배우가 같은 현장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얻은 것들이 인터뷰에 담겼다.

7.4%로 출발해 10.7%로 마침표

‘유부녀 킬러’는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어느 워킹맘의 고군분투 워라밸 사수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처단하는 킬러이면서 남편과 네 살 난 딸을 둔 평범한 워킹맘이 3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현업에 복귀해, 위험한 임무와 가족을 지키는 일상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어가는 이야기다. 공효진이 킹피셔로 불리는 킬러 유보나를 연기했다.

극본은 김은희, 연출은 윤종호·김지훈이 맡았다. 2026년 7월 31일 첫 방송을 시작했고 총 14부작으로 구성됐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며 장르는 액션과 미스터리, 범죄가 섞인 드라마다.

시청률은 첫 회 7.4%에서 출발해 회차를 거듭하며 올랐고, 12일 방송된 14회에서 10.7%로 최고 기록을 세우며 종영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무진성은 “좋은 기록을 거둬서 너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7.4%로 출발해 10.7%로 마침표 / 드라마 '유부녀 킬러'의 한 장면 (사진=MBC)
7.4%로 출발해 10.7%로 마침표 / 드라마 '유부녀 킬러'의 한 장면 (사진=MBC)

15분 늦은 상대 지원자…한채린의 2차 오디션

한채린이 구해나 역을 따낸 과정에는 예상 밖의 변수가 있었다. 숨소리조차 크게 내기 힘든 2차 오디션장에서 짝을 지어 들어가기로 한 상대 지원자가 15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잔뜩 얼어붙을 만한 상황이었지만 2001년생 신인 배우 한채린은 “긴장 풀고 들어가서 좋은 인상이나 남기고 오자”는 말을 속으로 되뇌었다.

긴장을 누르고 담대하게 미소 지었던 그날의 태도가 구해나 역을 거머쥐는 발판이 됐다. 한채린은 2024년 웹드라마 ‘0교시는 인싸타임’으로 데뷔했고, ‘라이딩 인생’ ‘미지의 서울’ ‘세이렌’ 등에서 주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차분한 인물이나 갈등의 중심에 선 역할을 맡아왔다.

데뷔 2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입성한 그에게 구해나는 처음 맡은 밝은 캐릭터이기도 하다. 한채린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비록 저는 내향인의 텐션이지만, 제 안에 내재된 열정 과다와 신입 특유의 패기가 해나와 쏙 빼닮았다”며 활짝 웃었다.

15분 늦은 상대 지원자…한채린의 2차 오디션 / 드라마 '유부녀 킬러'의 한 장면 (사진=MBC)
15분 늦은 상대 지원자…한채린의 2차 오디션 / 드라마 '유부녀 킬러'의 한 장면 (사진=MBC)

낫투데이 사회부 막내 구해나, 유일한 밝은 에너지

구해나는 낫투데이 사회부의 막내 기자다. 밝고 통통 튀는 매력과 집요한 정의감을 함께 지닌 인물로, 유보나의 남편이자 사회부 기자인 권태성(정준원 분)의 후배로 등장한다. 첫 단독 기사를 쓰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풋풋한 모습부터 선배와 사건 현장을 누비며 정의감 넘치는 기자로 자라는 과정까지가 그려졌다.

한채린은 실제 MBTI 검사에서 이성적인 ‘T’ 성향이 강하게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도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사회부 분위기 속에서 유일하게 밝은 에너지를 내야 했기에 텐션을 의도적으로 끝까지 끌어올렸다. 감독도 유일한 밝은 에너지가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해나는 ‘쌩초짜’잖아요. 물론 현실적이진 않은 면이 있는데, 드라마의 밸런스를 봤을 땐 밝은 텐션이 꼭 필요했어요”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들어갈 때마다 스태프에게 일부러 한 톤 높여 “해나입니다!”라고 외치며 스스로를 세뇌시켰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낫투데이 사회부 막내 구해나, 유일한 밝은 에너지 / ‘유부녀 킬러’의 종영을 앞둔 최우성 (사진=뉴스1)
낫투데이 사회부 막내 구해나, 유일한 밝은 에너지 / ‘유부녀 킬러’의 종영을 앞둔 최우성 (사진=뉴스1)

강원도 카지노 씬 이후 달라진 일상

분량이 큰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고 싶다는 사명감은 한채린의 일상까지 바꿔놓았다. 계기는 강원도 카지노 장면 촬영 때 감독과 나눈 대화였다. 그는 “제 열정을 온전히 불살라야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라고 돌아봤다.

그날부터 커피를 마셔도 구해나처럼 마셔보고, 평소엔 분위기를 띄우는 편이 아닌데도 일부러 친구들을 만나 안에 있는 밝은 에너지를 끌어내려 했다고 한다. 한채린은 “24시간 내내 그럴 순 없지만, 해나의 텐션을 체화하려고 혼자 열정을 태웠어요”라고 말했다.

촬영이 모두 끝난 지금도 그 텐션이 잘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근황이다. 인터뷰 도중에도 웃음을 터뜨리며 “하하” 하고 넘길 만큼 구해나의 에너지가 몸에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강원도 카지노 씬 이후 달라진 일상 / ‘유부녀 킬러’의 종영을 앞둔 최우성 (사진=뉴스1)
강원도 카지노 씬 이후 달라진 일상 / ‘유부녀 킬러’의 종영을 앞둔 최우성 (사진=뉴스1)

직업을 준비하는 법과 선배 정준원의 격려

기자라는 직업을 준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한채린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기자라는 직업 자체에 다가가려고 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았는데 해나와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나가 책임감을 가지고 기자를 한 것 같다. 묻힐 수 있는 사건도 직접 알리려고 한 해나의 내면을 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신입의 자세로 선배들에게 다가간 일화도 있다. 한채린은 촬영 전마다 정준원에게 조심스레 다가가 대본을 같이 보고 사진도 찍으려 했다. 그러면 선배가 흔쾌히 맞춰주고 격려해 함께 가는 분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권태성 역의 정준원은 실제로도 잘 챙겨주고 다정했다고 한채린은 전했다. 원작 웹툰이 인기를 얻은 이유로는 “사이다 전개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며 “보나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여러 캐릭터가 다채롭게 나오는 재미도 있었다”고 짚었다.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채린의 연기관은 19살 때부터 품어온 가르침에서 출발한다. 연기 선생님에게서 들은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왜 좋은 사람이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연기가 결국 타인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일임을 알게 되면서 뜻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는 “아주 악한 캐릭터라 할지라도 ‘왜 저 사람이 저렇게 됐을까’를 깊게 들여다보고 인정하고 품어내야만 제대로 연기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훗날에는 정신적으로 큰 학대를 받은 어두운 인물처럼 자신과 완전히 다른 삶도 안아보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연기 태도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호흡과 대사의 높낮이만 신경 썼지만 지금은 캐릭터를 얼마나 깊이 자기 것으로 만들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채린은 “대사를 안 하고 가만히 서 있을 때도 눈으로 속마음이 전해져야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어릴 적 스마트폰 메모장에 대사를 적어놓고 거울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중학생은 현장의 쓴맛과 단맛을 겪으며 연기의 무게를 배우는 중이다.

롤모델 공효진·김혜수, 그리고 무진성의 기영도

한채린의 롤모델은 공효진과 김혜수다. 그는 “한자리를 오래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쉬지 않고 발전했다는 의미잖아요”라며 “그 굳건함이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공효진과 한 작품에서 호흡하며 대중에게 인정받는 배우를 꿈꾸게 됐다는 설명이다.

같은 작품에서 공효진을 향한 마음을 연기한 인물이 무진성이다. 그가 맡은 기영도는 두루미전자 영업3팀 대리이자 천재 해커로, 킹피셔 유보나의 작전을 지원하며 사건 해결에 힘을 보태는 핵심 인물이다. 뛰어난 해킹 실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정보를 찾아내며 팀의 브레인으로 활약했다.

무진성은 천재 해커를 전형적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커로서의 모습보다 내면을 표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유보나를 향한 존경심과 프로페셔널한 느낌, 컴퓨터를 많이 써서 몸을 잘 못 쓰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 사랑 앞에서는 과부하가 걸리고 빈틈이 보이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렉 걸린 해커와 삼각 로맨스, 8년 만의 멜로

기영도는 동료들과 있을 때 의외의 허당미로 웃음을 안겼고, 오랫동안 유보나를 마음에 품었다가 권세아(이은샘 분)를 만나면서 사랑 앞에서 서툰 모습을 보였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못해 범성훈(최우성 분)과 삼각관계를 이루고 질투하기도 했다. 무진성은 “시청자분들은 저의 렉 걸린 것 같은 모습을 재미있게 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촬영 과정은 쉽지 않았다. 모니터에 아무것도 뜨지 않은 상태에서 화면을 상상하며 연기해야 했고, 인이어를 듣는 연기는 스태프가 호흡을 맞춰준 덕에 가능했다고 한다. 20대인 이은샘·최우성에 대해서는 “젊음이 좋더라. 20대 배우들의 에너지를 듬뿍 받아서 저도 시너지가 나면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무진성에게 기영도는 8년 만의 로맨스 연기였다. 극에서 로맨스가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그는 “‘무진성표 로맨스’를 다음에 또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공효진에 대해서는 첫 촬영일이 기영도가 보나에게 반하는 장면이어서 실제 첫 만남과 상황이 겹쳤다고 돌아보며 “괜히 ‘공블리’가 아니더라”고 했다.

본명 여의주에서 무진성으로…슬럼프를 걸어서 넘다

무진성은 2013년 MBC 드라마 ‘투윅스’로 데뷔한 뒤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해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했다. 본명은 여의주다. 2017년쯤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우를 계속할지 고민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새 출발하는 마음으로 활동명을 바꿨고, 이후 일이 잘 들어왔다고 한다.

본명 자체를 바꾼 것은 아니어서 집과 친한 친구들은 여전히 본명으로 부른다. 처음 이름을 지어준 아버지도 서운해하지 않고 새 이름으로 잘되기를 응원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슬럼프 극복법은 운동이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어 몸을 더 힘들게 하고 싶어 1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산을 했다. 무진성은 “이전엔 저 자신을 채찍질만 했다가 내가 뭘 원하는 사람인지 저를 돌아보다 보니 주변이 보이면서 감사함이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올해 1월에는 홍석천의 유튜브 ‘보석함’에 출연했는데, 당시 ‘태풍상사’가 인기를 얻던 시기였다.

필모그래피로 본 변주와 웹툰 싱크로율 반응

무진성은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 풋풋한 청춘을 보여줬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에서는 기술자 연모용 역으로 능청스러운 매력을 더했다. tvN ‘태풍상사’에서는 날 선 분위기의 빌런 표현준으로 변신했으며, 최근에는 넷플릭스 ‘들쥐’에서 회계사 손수현을 연기했다. 의미심장한 역할이 많았던 그에게 기영도는 결이 다른 인물이다.

시청자 반응도 직접 찾아본다는 그는 ‘웹툰 원작과 싱크로율이 가장 높았던 배우’라는 반응을 보고 힘이 났다고 했다. 바로 다음 작품을 촬영하느라 인지도를 몰랐는데, 며칠 전 영화 시사회에서 관객들이 ‘기영도다’ ‘무진성이다’라고 불러줬다는 일화도 전했다.

드라마가 원작에 이어 성공한 이유로는 “사회적 이슈를 다뤄서인 것 같다. 우리가 상상하는 걸 속 시원하게 해결해줬다”고 짚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진성 아니면 안 된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것이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말로는 “저를 모르는 분들, 저점매수하세요!”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