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만나자는 정동영... 어느 나라 장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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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북에 대화 제의…군사분계선 측정부터 소통 시작하자”

국민의힘이 비무장지대(DMZ) 북한 지뢰 폭발로 우리 장병이 발목을 잃은 가운데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건을 '사고'로 표현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비무장 지대 지뢰폭발 사고로 국군장병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비무장 지대 지뢰폭발 사고로 국군장병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뉴스1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북한 지뢰에 우리 장병 발목이 절단됐는데 북과 만나자는 정동영 장관, 어느 나라 장관이냐"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작 북한은 '자작극'이라며 보복을 운운하면서 우리나라를 협박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통일부 장관이라는 사람은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하면서 먼저 또 손부터 내밀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장관이 "우리는 북을 적대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한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정 장관은 북한의 장관이 되고 싶은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장관이 장병의 발목을 절단시킨 지뢰를 '지뢰 사고', '불행한 일'로 부르고 원인을 '경계선 문제'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전협정을 어기고 DMZ에 지뢰를 묻은 쪽은 북한"이라며 "확성기 재개 주장은 '무책임하고 위험천만'이라 막으면서 우리 측 대응 방안은 한마디도 내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대통령도 '북한 지뢰' 말조차 못 꺼내"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을 향해서도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어제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대통령은 발목이 절단된 장병들의 피해를 '불의의 사고'라 불렀고, '지뢰'라는 단어도 북한의 책임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참과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규정한 사안을 군 통수권자만 사고로 둔갑시킨 것"이라며 "국군의 날에 대통령이 정녕 장병들 앞에서 할 말이냐"고 반문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 장관이 북한을 '조선'이라 부르자고 하고, 대통령은 장병이 북한 지뢰에 발목을 잃었는데도 '북한 지뢰'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다며 "단체로 홍길동병이라도 걸린 것이냐"고 비꼬았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비무장 지대 지뢰폭발 사고로 국군장병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비무장 지대 지뢰폭발 사고로 국군장병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뉴스1

국민의힘은 정 장관과 이 대통령에게 각각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동영 장관은 부상 장병과 가족, 국민께 사과하고 거취를 결단하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의 지뢰 매설에 책임을 묻고 사과를 요구하는 것부터 분명히 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평화는 장병의 피를 외면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고 했다.

정동영 "강 대 강으로는 못 풀어…평화공존 더 절실"

논평이 겨냥한 정 장관 발언은 이날 오전 나왔다. 정 장관은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 DMZ 북한 지뢰 폭발을 "불행한 일"이라고 하면서 부상 장병과 가족을 위로했다. 공개 석상에서 북한 지뢰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정 장관은 "이번 사고의 핵심 원인은 결국은 휴전선, 경계선, MDL, 북이 부르기로는 국경선"이라며 "남과 북, 그리고 유엔군사령부가 측정하는 선이 다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또 같은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북에 제의한다. 이제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며 "적어도 군사분계선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측정하는 일을, 소통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강 대 강으로 대치해서는 풀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 또 "다시 남북이 만나서 평화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이 더는 피 흘리지 않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대화 제의가 정부 차원의 공식 제의인지 묻는 질문에 정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뢰 사건 대응 조치를 묻는 질문에는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거기에 따른 정부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주장에 대해서는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반대했다. 다만 대북 사과 요구의 필요성에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비무장 지대 지뢰폭발 사고로 국군장병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비무장 지대 지뢰폭발 사고로 국군장병들이 피해를 입은 것에 대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안된다"고 말했다. / 뉴스1

정 장관은 이번 사건으로 이재명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에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평화공존이 더욱 절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객이 오가고 개성공단으로 매일 출퇴근하던 시대에 지뢰 폭발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며 평화공존 정책이 "이재명 정부가 갈 길"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사고를 빌미 삼아 이재명 정부의 일관된, 평화를 향한 노력을 깎아내리고 왜곡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유럽 출장길에 오른 정 장관은 영국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독일을 차례로 방문하고 5일 귀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군 당국이 DMZ 폭발의 원인을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판단하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이를 부인하는 담화를 내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자 전날 조기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