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오세훈 서울시장직 걸린 '여론조사비 대납' 항소심…징역 1년6개월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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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 구형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특검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지난 6월 1심 결심공판 때와 같은 형량이다.

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는 오 시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도 피고인석에 섰다.

이날 결심공판은 특검의 최종 의견 진술과 구형에 이어 피고인 측 변호인단의 최종 변론, 오 시장의 최후진술 순서로 진행됐다. 지난 8월 말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 이후 한 달여 만에 변론 절차가 마무리됐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진실은 늘 밝혀진다"…법원 앞에선 말 아껴

오 시장은 공판 시작을 20분가량 앞둔 이날 오후 1시 41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정으로 향하던 그는 취재진 앞에서 "진실은 늘 밝혀지니 지켜봐 달라"고 짧게 말하며 무죄를 자신했다.

다만 '명태균 씨의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오 시장은 지난 6월 17일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할 당시에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목적에 따라 기획된 '하명 기소'라고 규정하며 특검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민중기 특검을 상대로 법왜곡죄 고소를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보궐선거 앞 10차례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은 누가 냈나

특검 공소사실에 따르면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해 모두 10차례(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결과를 받아봤다. 이 과정에서 당시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후원자 김 씨가 조사 비용 3300만원 상당을 대신 부담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오 시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가 맡았다. 특검은 지난 6월 1심 결심공판에서 오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원을, 강 전 부시장과 김 씨에게는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당시 특검은 오 시장이 유력 정치인으로서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지켜야 할 위치에 있었는데도 정치활동과 직결된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에게 떠넘겨 정치자금 투명성이라는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7월 22일 특검이 문제 삼은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을 오 시장 측이 실제로 의뢰했고, 그 비용 2100만원을 김 씨가 대신 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5건은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벌금 액수 자체보다 무게가 실리는 건 그에 따른 신분상 불이익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그 직을 잃고, 이후 5년 동안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1심 형량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셈이다.

쌍방 항소…대형 로펌 변호사 7명 추가 투입

판결에 불복한 쪽은 양측 모두였다. 오 시장 측은 1심 선고 당일 곧바로 항소장을 냈다. 특검 역시 사실오인과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특검은 1심이 무죄로 본 여론조사 5건도 유죄로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항소심 첫 공판에서 이미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 측은 항소심에 대비해 변호인단을 대폭 보강했다. 첫 공판을 앞두고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 소속 변호사 7명을 추가로 선임한 것이다. 변호인단은 오 시장이 대납을 지시했다는 직접증거가 없는데도 1심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반박하며, 김 씨가 오 시장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명 씨와 연락을 주고받았을 뿐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막판 변수 된 '2021년 3월 6일 통화 녹취'

항소심 판단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는 김 씨 측이 제출한 통화 녹음 파일이 꼽힌다. 2021년 3월 6일 명 씨와 김 씨 사이에 이뤄진 통화로, 녹음에는 명 씨가 "오세훈이는 몰라요. 모르고, 걱정하지 마요.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는 대목이 담겼다.

오 시장 측은 이 녹취를 무죄를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김 씨가 오 시장의 요청 없이 스스로 판단해 여론조사 비용을 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는 주장이다.

반면 녹취 속 당사자인 명 씨는 재판부에 진술서를 내고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자신이 '모른다'고 언급한 대상은 여론조사가 아니라, 당시 오 시장의 후보 단일화 전략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같은 녹취를 두고 양측이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으면서, 재판부가 이 증거의 의미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1심 결론이 유지될지, 뒤집힐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앞서 이르면 이달 23일께 항소심 판결을 선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이후 대법원 상고심까지 거쳐 형이 확정돼야 오 시장의 직위 상실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