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 관련 키링·의류 등 40개 품목 대상 개인 상표 출원 5건 확인되자 논란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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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 사태 데자뷰, 부캉이 노린 개인 상표 출원에 특허청 심사 주목

부산광역시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처음 발견된 상어의 애칭 '부캉이'를 두고 특정 개인의 상표권 선점 시도가 발생하자 부산시가 직접 상표 출원 및 이의 제기 절차에 돌입했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형성된 공공 브랜드를 개인이 독점하는 상황을 차단하고, 지역 소상공인과 창작자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공공 기반을 보호하겠다는 방어 조치다.
시민이 지은 이름 부캉이, 행정 홍보 전면에
지난달 18일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야생 상어 한 마리가 처음 목격됐다. 해당 소식은 소셜미디어와 지역 언론을 통해 확산했고 시민들은 북항과 상어를 결합한 부캉이라는 애칭을 자발적으로 부여했다. 이 상어는 단기간에 지역 명물로 부상하며 높은 인지도를 형성했다.
부산시는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행정 홍보에 접목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부캉이를 부산시 명예홍보대사로 공식 위촉했다.
현재 공식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을 통해 도시 홍보와 시민 소통의 핵심 자원으로 적극 활용 중이다.
개인 상표 출원으로 빚어진 독점 논란
인지도가 급상승하는 과정에서 부캉이 명칭에 대한 상표권 선점 논란이 촉발됐다.
부산시가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를 통해 확인한 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부캉이 한글 영문 표기 및 상어 도안 등을 결합한 총 5건의 상표가 특정 개인 명의로 출원 접수됐다.
해당 상표의 지정상품 목록에는 키링과 의류, 봉제완구 등 약 40개 품목이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현재 해당 출원 건은 상표 등록 심사 절차를 대기하고 있다.
상표법상 출원 접수만으로 법적 권리가 즉각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심사관의 정밀 심사를 거쳐 최종 등록 여부와 권리 범위가 확정된다.
부산시 선제적 상표 출원 및 특허청 이의 제기
부산시는 이 같은 상표 등록이 승인될 경우 권리 범위에 따라 부캉이를 활용한 지자체의 콘텐츠 제작이나 지역 소상공인의 상품 개발이 법적으로 제한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현행 상표법은 먼저 출원한 자에게 독점적 권리를 부여하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행정 기관의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10월 중 부캉이 상표를 시청 명의로 정식 출원해 공공의 권리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향후 제3자의 추가 상표 출원으로 활용이 제한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부산시는 앞서 접수된 개인 명의의 상표 출원에 대해서는 정보제공 제도를 적극 활용해 제동을 걸 방침이다.
또 부캉이라는 명칭이 특정 개인의 창작물이 아니라 시민과 지역 사회의 소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확산한 공공재적 성격을 띤다는 사실을 입증 서류와 함께 특허청에 제출한다.
이를 통해 상표의 식별력 부족과 독점적 권리 부여의 부당성을 심사 과정에 반영토록 할 계획이다.
상표권을 확보하면 시민과 소상공인 그리고 창작자들이 공공적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련 콘텐츠와 상품 제작에 이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부캉이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부산의 새로운 상징으로 성장했다"며 "시민들과 함께 만든 이름이 특정인의 독점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살피고 지역사회가 함께 즐기고 키워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허청 심사 데이터로 본 상표권 무단 선점 차단 확률
공공기관이나 공영방송이 주도해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들여 인지도를 높인 명칭을 제3자가 무단으로 선점하려는 이른바 '상표 알박기' 분쟁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선례가 바로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효자 캐릭터 '펭수' 사태다.
2019년 11월, 펭수가 대중적인 신드롬을 일으키자 EBS가 미처 상표 출원을 마치지 못한 일부 상품군 분류를 노려 일반인들이 '펭수'와 '자이언트 펭TV'라는 이름으로 상표를 먼저 출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EBS 측은 즉각 특허청에 정보제공 절차를 밟으며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에 특허청은 부정한 목적으로 타인의 저명한 캐릭터 명칭을 선점하려 한 제3자의 출원에 대해 최종 거절 처분을 내리며 EBS의 손을 들어줬다.
현행 상표법은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식별력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상표 등록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틈새 출원은 끊이지 않는 추세다.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제출된 특허청 공식 통계에 따르면 펭수, 영탁 막걸리, 포항 덮죽 사건과 같이 타인의 지명도나 공공성을 띤 명칭을 부정한 목적으로 선점하려는 악의적 상표 등록 행위는 연평균 89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청은 이 같은 무단 선점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상표 심사 기준을 꾸준히 개정 및 보완해 왔다.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공익 목적의 사업 명칭이나 대중들 사이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된 유명 애칭·캐릭터에 대해 개인에게 배타적인 상표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심사 지침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