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씻어서 넣지 마세요, 지저분하면 '마른 키친타월'로 닦아 먼저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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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넣기 전 달걀을 씻으면 보호막이 벗겨지고 오염이 스며들 수 있다.
얼룩 처리부터 카톤 보관, 교차오염 줄이는 법까지 정리했다.

장바구니에서 꺼낸 달걀 껍데기에 말라붙은 얼룩이나 지푸라기 부스러기가 보이면 수돗물에 한 번 헹궈 넣고 싶어진다. 날것으로 깨 쓰는 식재료이니 깨끗이 씻는 쪽이 위생적이라고 느끼는 것도 자연스럽다. 그런데 냉장 보관 전 세척은 달걀에게 득보다 실이 크다.
물로 씻으면 껍데기를 지키던 천연 보호막이 먼저 벗겨진다
달걀은 냉장고에 넣기 전에 씻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씻는 과정에서 껍데기를 덮고 있는 천연 보호막이 떨어져 나갈 수 있고, 표면에 묻어 있던 오염이 껍데기의 작은 구멍 쪽으로 밀려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겉이 깨끗해 보이는 것과 안쪽이 안전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껍데기는 단단해 보여도 미세한 구멍이 촘촘한 다공질 구조여서 냉장고 안의 냄새까지 스며든다. 이런 껍데기를 물로 문질러 젖은 채 넣으면, 보호막이 사라진 구멍이 수분과 곧바로 맞닿는다. 헹구는 순간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방어선을 걷어내는 일에 가깝다.

나라마다 달걀 세척 사정이 달라 해외 조언은 그대로 못 옮긴다
달걀 세척과 보관 안내는 나라마다 다르다. 상업용 세척 방식과 표시 규정이 서로 달라서, 해외 가이드를 그대로 가져오면 국내 가정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 집 냉장고에서는 포장에 적힌 보관 표시와 국내 식품안전 안내를 먼저 따르는 것이 기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품안전 안내는 달걀을 냉장 보관하고 조리 전후의 교차오염(날것의 세균이 다른 음식이나 도구로 옮겨 가는 일)을 줄이도록 안내한다. 가정에서는 냉장식품을 5도 이하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세척 여부를 떠나 달걀은 냉장고 안에서 낮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먼저다.

얼룩이 보이면 마른 키친타월로 살살 닦고 먼저 쓴다
눈에 띄게 더러운 달걀은 마른 일회용 타월로 부드럽게 닦아낸다. 주방에서는 키친타월이 가장 구하기 쉬운 도구다. 쓴 타월은 다시 쓰지 말고 바로 버리고, 닦은 직후에는 손을 씻는다. 물에 헹궈 젖은 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닦은 뒤 가급적 빨리 쓰는 것이 핵심이다.
마른 타월로 살살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라면 힘을 주어 박박 닦지 말고 그 달걀을 가장 먼저 꺼내 쓰기로 한다. 이미 물로 씻어 버린 달걀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젖은 상태로 오래 두지 말고 물기를 닦아 이번 주 식단에서 우선 소비한다.
씻지 않은 달걀은 카톤째 냉장고 안쪽 선반에 둔다
사 온 카톤은 버리지 말고 달걀을 그대로 담아 둔다. 뚜껑이 닫히는 카톤은 냄새가 스며드는 것을 줄이고, 부딪힘으로부터 껍데기를 보호하며, 수분이 날아가는 속도도 늦춘다. 카톤이 뾰족한 쪽을 아래로 두도록 만들어져 있다면 그 방향을 지킨다.
자리는 문짝이 아니라 냉장고 본체 안쪽이다. 미국계란위원회(American Egg Board)의 식품안전 매니저 엘리사 말로베르티(Elisa Maloberti)는 달걀을 문짝이나 붙박이 계란칸이 아닌 냉장고 본체에 두라고 설명한다.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크게 흔들리는 자리를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카톤에 찍힌 날짜 표시도 함께 남으니 여러 판을 쌓아 둘 때 오래된 것부터 꺼내기 쉽다.

여러 개를 쓰는 요리는 별도 그릇에 하나씩 깨서 확인한다
달걀말이나 케이크 반죽처럼 한꺼번에 여러 개를 쓸 때는 큰 볼에 바로 깨 넣지 말고 작은 그릇에 따로 깨서 확인한 뒤 옮긴다. 달걀 하나가 상해 있어도 그 한 알만 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큰 볼에 곧바로 쏟았다가 상한 달걀이 섞이면 반죽 전체를 버려야 한다.
껍데기를 깰 때 손에 묻은 달걀물이 다른 식재료나 도구에 닿지 않게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깨고 난 뒤에는 손을 씻고, 달걀 내용물이 닿은 조리도구와 조리대 표면은 닦아 낸다. 달걀 껍데기를 만진 손으로 채소나 빵을 집는 일부터 줄이면 교차오염의 큰 고리가 끊긴다.

날달걀은 바로 먹는 음식과 떨어뜨리고 충분히 익혀 남은 음식은 서둘러 넣는다
날달걀이나 달걀물은 샐러드, 과일, 김밥 속 재료처럼 가열 없이 먹는 음식과 닿지 않게 둔다. 도마와 접시도 날달걀이 닿은 것을 따로 쓰거나 씻은 뒤에 쓴다. 요리는 속까지 충분히 익혀 내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조리를 마친 달걀 요리가 남았다면 실온에 오래 두지 말고 바로 냉장한다. 식중독균의 위험온도대는 약 4~60도이고, 조리한 음식은 2시간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도시락이나 소풍 음식에 달걀을 넣을 때도 이 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챙긴다. 달걀은 씻지 않고 카톤째 안쪽 선반에 두는 것으로 시작해, 만진 뒤 손 씻기와 익혀 먹기까지 이어져야 보관의 의미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