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스트, 23억 달러 몰렸던 L2 문 닫는다…수수료 수익 366만 달러→2천 달러대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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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스트, 운영비가 수익 넘어 이더리움 L2 종료…10월 26일까지 출금 가능
TVL 23억 달러 고점서 98% 넘게 줄고 BLAST 토큰은 99% 하락

출금 일정: 약 1주일 중단 뒤 대기 시간 24시간으로 단축 — AI 자료 이미지
출금 일정: 약 1주일 중단 뒤 대기 시간 24시간으로 단축 — AI 자료 이미지

이더리움 레이어2(L2·이더리움 위에서 거래를 대신 처리해 속도와 비용을 개선하는 확장 네트워크) 블라스트(Blast)가 서비스를 종료한다. 블라스트 팀은 10월 2일(현지시각) 엑스(X)에 올린 공지에서 네트워크 유지 비용이 L2 운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넘어섰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돌아갈 “신뢰할 만한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10월 26일까지 일반 인터페이스로 자산을 이더리움 메인넷으로 옮길 수 있다. 한때 약 23억 달러(약 3조 1,000억 원, 1달러 1,360원 기준)가 몰렸던 L2의 퇴장이다.

출금 일정: 약 1주일 중단 뒤 대기 시간 24시간으로 단축

블라스트는 이용자에게 네트워크에 있는 자산은 물론 블라스트 PWA(웹 브라우저로 설치해 쓰는 앱 형태의 서비스)에 들어 있는 잔액까지 모두 이더리움 메인넷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일반 인터페이스를 통한 출금은 10월 26일까지 가능하다. 그 이후에도 자산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더리움 레이어1에 있는 블라스트 브릿지 컨트랙트(L2와 메인넷 사이 자산 이동을 처리하는 스마트컨트랙트)와 직접 상호작용해야 출금할 수 있다.

팀은 마감 전에 컨트랙트 직접 출금 방법을 담은 상세 안내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마감 전에 출금을 마치라고 강하게 권고하기도 했다.

주의할 대목은 일시 중단이다. 팀은 종료 절차의 첫 단계로 블라스트가 보유한 리도(Lido) 자산을 회수한다. 리도는 이더리움 유동성 스테이킹 프로토콜이다. 이 작업에는 약 1주일이 걸릴 것으로 팀이 예상했고, 그동안 이용자 출금은 일시적으로 막힌다.

출금 대기 시간은 24시간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지연 시간을 줄이는 조치가 먼저 적용되더라도 리도 자산 회수가 끝나기 전에는 출금이 열리지 않는다. 회수가 끝나면 새 24시간 대기 규칙에 따라 출금이 재개된다.

팀은 공지에서 이용자와 개발자에게 사과했다. “블라스트를 믿고 그 위에 서비스를 만들고 생태계를 지지해 준 이용자와 개발자에게 미안하다”고 적었다. 종료 과정을 “가능한 한 매끄럽고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수치로 드러난 붕괴: TVL 98% 넘게 하락, 수수료는 2천 달러대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수치로 드러난 붕괴: TVL 98% 넘게 하락, 수수료는 2천 달러대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수치로 드러난 붕괴: TVL 98% 넘게 하락, 수수료는 2천 달러대

팀은 “우리는 이용자와 개발자를 위한 자생적인 체인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블라스트를 출범했다”면서도 “안타깝게도 체인을 운영하는 경제성이 더는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지 비용이 L2가 벌어들이는 수익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팀은 “그 결과 블라스트를 정리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적었다.

숫자는 이 설명을 뒷받침한다. 디파이라마(DefiLlama) 자료에 따르면 블라스트 기반 프로토콜에 묶인 자산은 약 3,200만 달러다. 2024년 6월 기록한 고점 약 22억 달러와 비교하면 98% 넘게 줄었다.

체인 수수료 수익은 더 가파르게 줄었다. 비트코인닷컴 보도에 따르면 2024년 6월 366만 달러였던 수수료 수익은 지난달 2,000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보도는 이 같은 지표 붕괴를 종료 배경으로 짚었다.

L2비트(L2Beat)가 집계한 체인 전체 예치 자산(TVS)은 약 9,000만 달러다. 이 가운데 약 5,000만 달러는 블라스트의 공식(캐노니컬) 브릿지를 통해 넘어온 자산이다.

BLAST 토큰 가격도 크게 흔들렸다. 코인게코 기준으로 발표 당일 약 0.00028달러까지 내려 24시간 동안 약 32%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2,000만 달러 안팎이다. 2024년 기록한 고점(약 0.03달러) 대비로는 99% 낮은 수준이다.

블러 열풍에서 태어난 L2…사전 예치 폭발 뒤 짧았던 질주

블라스트는 NFT 마켓플레이스 블러의 창업자 Tieshun “Pacman” Roquerre가 만든 네트워크다. 2023년 11월 이더와 스테이블코인에 붙는 기본 수익(네이티브 이자)과 에어드롭(토큰 무상 배분) 기대를 부르는 포인트 프로그램을 앞세워 공개됐다. 예치금을 맡기면 자동으로 스테이킹돼 이자가 이용자에게 돌아간다는 구상이었다.

초기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출금 기능이 꺼진 상태로 예치를 받기 시작한 직후 며칠 만에 3억 달러가 들어왔다. 이 시점에 패러다임과 스탠더드 크립토가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언체인드는 전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패러다임은 당시 블라스트의 홍보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2024년 2월 메인넷 출시 때 브릿지에 잠긴 자산은 23억 달러를 넘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메인넷 출시 전 예치금이 20억 달러를 웃돌았다고 전했다. 매체마다 집계 기준이 달라 수치는 약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순항은 오래가지 못했다. 디크립트에 따르면 블라스트는 2024년 3월 이더리움 덴쿤 업그레이드 이후 블록 생성이 잠시 멈췄다. 같은 해 6월 에어드롭에서는 3억 5,400만 달러어치 BLAST 토큰이 배정됐지만 많은 이용자를 실망시켰다. 그때 이미 TVL은 고점인 23억 달러에서 약 30% 빠져 있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NFT 시장 전반의 침체가 성장 동력을 꺾었다고 짚었다. 블러의 TVL도 초기 고점 2억 달러 이상에서 현재 약 2,700만 달러로 내려왔다. 비트코인닷컴은 코인베이스가 지원하는 베이스 같은 대형 L2가 포진한 경쟁 속에서 블라스트가 오래 주목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공동 창업자 로케르는 엑스에 “장기적으로 체인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블라스트에 순간을 만들어 준 이용자, 개발자, 팀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블라스트의 질주가 기대보다 짧았다 해도”라고 덧붙였다.

올해 문 닫는 L2 줄이어…이용자 유의점은

블라스트는 올해 서비스를 접는 이더리움 L2 가운데 하나다. 지갑 업체 Zerion은 5월 가스비 없는 L2 제로 네트워크를 약 18개월 만에 정리하겠다고 밝혔고, 이용자에게 7월 31일까지 자산을 옮기라고 안내했다.

코빗과 연관된 L2 실리콘 네트워크는 9월 2일부터 신규 예치를 막았다. 이용자는 12월 31일까지 출금해야 한다. L2비트 자료 기준 이 체인에는 약 975만 달러가 남아 있다.

업계 전반의 위축은 L2에 그치지 않는다. 홍콩에서 출발한 코인엑스는 12월 22일 문을 닫는다고 지난달 밝혔다. 올해 거래소 폐쇄 행렬에는 비엠이엑스와 비트마트도 포함돼 있다.

블라스트 생태계에서는 이미 이탈이 이어졌다. 5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트레이딩 카드 게임 판타지 톱은 문을 닫으면서 프리시드·시드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원금 그대로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팀은 투자금 없이 2년 6개월간 자체 자금으로 운영했고, 이더와 BLAST, 플레이어 보상 등으로 약 2,000만 달러를 커뮤니티에 돌려줬다고 했다. 누적 매출의 약 70%가 메인넷 첫 달에 나왔다는 설명도 내놨다.

2024년 8월에는 당시 블라스트 최대 밈코인이던 팩문이 지원 부족을 이유로 솔라나로 옮겼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블라스트는 2025년 5월 세이프 연동도 중단했다.

미국 이용자라면 세금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 크립토뉴스가 인용한 미국 국세청 지침에 따르면 본인 소유 지갑·주소·계정 사이에서 디지털 자산을 옮기는 것은 일반적으로 과세 대상이 아니다. 다만 이체 서비스 비용으로 쓰거나 떼어 낸 자산은 예외다. 이런 사용은 처분으로 간주돼 양도차익이나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자산을 다른 자산과 교환하는 거래는 단순 이체와 별도로 취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