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창문 결로에는 걸레보다 '이것'을 먼저 켜 보세요…물기가 덜 맺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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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아도 다음 날 또 맺히는 창문 물방울, 원인은 실내 수증기다.
환풍기·커튼·틈새막이·주간 점검까지 겨울 결로 줄이는 순서를 정리했다.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내려가는 요즘, 일어나 커튼을 걷었더니 유리에 물방울이 송송 맺혀 있고 창틀 아래에는 물이 고여 있는 날이 늘기 시작한다. 마른걸레로 한 번 훔쳐내도 다음 날 아침이면 똑같은 풍경이 되풀이된다. 겨울이 깊어지기 전에 물방울을 닦는 일보다 물방울의 재료가 되는 실내 수증기를 먼저 줄이는 쪽으로 습관을 바꿔 두면 아침 일이 한결 가벼워진다.
유리만 닦아서는 다음 날 아침 같은 물방울이 돌아온다
결로(공기 중 수증기가 차가운 표면에서 물방울로 변하는 현상)는 따뜻하고 습한 실내 공기가 차가운 유리 표면에 닿을 때 생긴다. 걸레질은 이미 물이 된 결과를 치우는 일이다. 수증기가 계속 공급되는 한 유리 온도가 가장 낮은 밤사이에 물방울은 다시 맺힌다.
그렇다고 창문을 활짝 열어 두거나 난방을 끄는 것이 답은 아니다. 핵심은 습기를 만들어 내는 활동 직후에 그 공기를 곧바로 밖으로 빼내는 것이다. 이때 가장 먼저 손이 가야 할 곳은 걸레가 아니라 욕실 환풍기와 주방 후드의 스위치다.

샤워·요리·실내 빨래가 수증기를 한꺼번에 쏟아낸다
집 안 습기는 대부분 생활 속에서 나온다. 샤워 직후의 욕실,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주방, 건조대를 펴 둔 거실이 대표적인 발생원이다. 이 공기가 닫힌 집 안에 머물다가 밤새 가장 차가워진 유리로 몰리면서 물방울이 된다.
겨울에는 가습기까지 더해진다. 건조한 공기가 걱정돼 가습기를 강하게 틀어 둔 방일수록 창이 먼저 젖는다. 물방울이 맺히는 창문은 실내 습도가 높다는 신호로 읽으면 되고, 습도계를 하나 두고 가습기 강도를 조절하면 눈에 보이는 결로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환풍기와 후드는 켜는 시점과 끄는 시점이 다르다
욕실에서는 샤워를 시작할 때 환풍기를 켜고, 끝난 뒤에도 한동안 더 돌린다. 샤워 후 김이 가득한 상태에서 환풍기를 꺼 버리면 남은 수증기가 문틈으로 번져 거실과 방의 창까지 올라간다. 욕실 문은 환풍기가 도는 동안 닫아 두어야 습기가 집 안으로 퍼지지 않는다.
주방도 마찬가지다. 후드는 조리를 시작할 때 켜고 불을 끈 뒤에도 잠시 더 돌려 남은 증기를 빼낸다. 국물 요리를 오래 끓일 때는 뚜껑을 덮어 증기가 덜 퍼지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실내 빨래는 가장 많은 수분을 방 안에 내놓는다. 건조기가 있다면 빨래를 거기서 말리는 편이 창 결로에는 가장 유리하다. 건조대에 널어야 한다면 건조 중에 맞바람이 치도록 창을 잠깐 열어 환기하고, 제습기가 있으면 같은 방에서 함께 돌린다. 환기는 길게 하기보다 습기를 만드는 일을 한 직후에 짧게 끊어서 하는 쪽이 실내 온도를 덜 잃는다.
커튼과 가구를 유리에서 띄우면 유리가 덜 차가워진다
유리에 바짝 붙은 커튼이나 가구는 공기가 지나가는 길을 막는다. 공기가 흐르지 않는 창가는 더 차가워지고, 그만큼 물방울이 더 쉽게 맺힌다. 특히 암막커튼이나 두꺼운 커튼을 유리에 닿도록 늘어뜨려 두면 커튼 안쪽 공간에 찬 공기와 습기가 갇힌다.
그래서 아침에는 커튼을 활짝 걷고, 낮에는 커튼 자락이 유리에 눌려 붙지 않도록 여유를 둔다. 침대나 소파, 책상을 창에 바싹 붙여 놓았다면 손바닥 한 뼘 정도라도 띄우는 것이 좋다. 서큘레이터가 있다면 창을 향하지 않게 약풍으로 방 안 공기를 돌려 주면 한곳에 습한 공기가 고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단열필름과 틈새막이는 결로의 다른 원인을 겨냥한다
겨울 준비 요령으로 창문 단열필름을 붙이거나 창틀 틈을 실리콘으로 메우고 문풍지를 붙이라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 방법들은 쓸모가 있지만 서로 막는 원인이 다르다. 단열필름은 유리면으로 새어 나가는 열과 냉기를 줄이는 쪽이고, 실리콘과 문풍지는 틈으로 들어오는 찬바람을 막는 쪽이다. 어느 쪽도 집 안 수증기 자체를 없애 주지는 않으므로 하나를 했다고 결로 문제가 끝났다고 여기면 곤란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주택에서 창문과 문의 틈을 실리콘이나 문풍지로 막으면 에너지 비용을 5~10%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국내에 같은 기준의 공식 수치는 따로 확인되지 않아 난방비 절감 폭은 집마다 다를 수 있다고 봐야 한다.
틈새를 막을 때 주의할 점은 필요한 환기까지 막지 않는 것이다. 집을 완전히 밀폐하면 습한 공기가 갈 곳을 잃어 오히려 결로가 심해질 수 있다. 창틀의 배수 구멍이나 환기구는 문풍지와 실리콘으로 덮지 말고 열어 둔다.

닦기는 그날 안에, 점검은 주 1회로 정해 둔다
그래도 맺힌 물기는 생기기 마련이니 닦는 요령도 알아 두면 좋다. 유리보다 중요한 곳은 창틀 아래쪽 프레임과 창턱이다. 물이 고인 채 두면 고무 패킹과 벽지, 마감재로 스며들기 때문에 마른 수건이나 헌 수건으로 그날 안에 물기를 닦아낸다. 젖은 수건은 중간에 한 번 짜서 쓰고, 다 쓴 수건은 널어 말려 곰팡이가 수건에서 번지지 않게 한다.
주 1회는 창틀 모서리와 실리콘 부위를 눈으로 훑는다. 검은 점이 보이면 그때가 곰팡이로 번지기 전 단계이므로 바로 닦아내고, 곰팡이 제거제를 쓸 때는 다른 세제나 산성 제품과 절대 섞지 않고 창을 열어 환기하면서 쓴다.
한 방의 창만 유독 물기가 흥건하다면 그 방을 집 안 다른 방과 비교해 본다. 환기하는 습관, 빨래를 너는 위치, 조리 빈도, 그 방에 머무는 인원과 시간이 다른지 살펴보면 원인이 의외로 쉽게 드러난다. 정리하면 샤워·요리·빨래 직후에는 환풍기와 짧은 환기, 그날 안에는 창틀 물기 닦기, 주 1회는 모서리와 실리콘 점검이다. 이 세 가지를 정해 두면 겨울 내내 아침마다 걸레를 들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