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NICE·DSRV, 한일 스테이블코인 QR결제 12월 말까지 검증…출시 약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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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 DigiTrust·NICE·DSRV, 일본 관광객 QR 결제에 스테이블코인 접목 검증
12월 말까지 자금 흐름·비용·규제 쟁점 점검, 상용화 일정은 미정

일본 이용자가 QR로 결제하면 자금은 어떻게 흐르나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일본 이용자가 QR로 결제하면 자금은 어떻게 흐르나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일본 관광객이 한국 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할 때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된 가상자산)을 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본 SBI그룹의 SBI DigiTrust, 국내 결제 업체 NICE Information & Telecommunication(이하 NICE),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DSRV가 이를 확인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식은 9월 30일(현지시각) 서울 NICE 본사에서 열렸고, DSRV는 10월 2일 이 사실을 알렸다. 세 회사는 12월 말까지 검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일본 이용자가 QR로 결제하면 자금은 어떻게 흐르나

검증의 중심에는 일본 이용자가 NICE와 제휴한 한국 가맹점에서 QR코드로 결제하는 시나리오가 있다. 세 회사는 이용자가 결제하는 순간부터 국내 가맹점에 정산되기까지 자금이 이동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져 본다. 소스에 따르면 단순히 테스트 지갑 사이에서 블록체인 전송을 해 보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 계산대에서 쓰이는 결제 흐름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구체적인 검토 항목은 다음과 같다. 일본 이용자에게서 한국 가맹점으로 결제 자금이 움직이는 경로, 송금과 결제 지시를 내리는 방식, 추가로 필요한 기술과 기능이 여기에 들어간다. 예상 거래량과 비용을 바탕으로 한 사업성도 함께 본다.

SBI DigiTrust는 12월 말까지 일본 이용자부터 한국 가맹점까지 전체 결제 과정을 그려 보겠다고 밝혔다. 자금 이동과 결제·정산 지시, 회사 간 시스템 연결, 거래 비용, 향후 서비스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작업 범위다. 상용화에 앞서 해결해야 할 운영·규제 쟁점도 가려낸다. 12월은 테스트 마감 시점이지 서비스 출시일이 아니다.

세 회사의 역할 분담…NICE는 가맹점 약 120만 곳 네트워크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세 회사의 역할 분담…NICE는 가맹점 약 120만 곳 네트워크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세 회사의 역할 분담…NICE는 가맹점 약 120만 곳 네트워크

NICE는 국내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며 전국 약 120만 곳의 가맹점을 지원한다고 SBI는 설명했다. 이번 검증은 NICE 제휴 가맹점을 시험 무대로 삼는다. 다만 120만 곳 전체가 참여한다고 밝힌 곳은 없다. NICE는 가맹점 운영과 기존 결제 시스템과의 연결, 스테이블코인 정산의 사업성을 살핀다.

DSRV는 기술 영역을 맡는다. 블록체인 기반 자산 이전을 기존 결제 시스템에 붙일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시스템 설계와 스테이블코인 요건, 블록체인 인프라와 각 사 기존 시스템의 연결 방식을 연구한다. DSRV의 서병윤 공동 최고경영자는 “국경 간 송금과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의 효용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분야”라며 “세 회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한·일 스테이블코인 송금·결제 모델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SBI DigiTrust는 일본의 규제와 금융, 디지털자산 영역을 책임진다. 일본 규제에 맞춰 송금·결제 구조를 다듬는 역할이다. SBI 측은 결제 구조를 설계하면서 SBI그룹 내 다른 사업과의 협력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SBI홀딩스 관계자와 NICE의 강세현 상무, DSRV의 서병윤 공동 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들과 한·일 규제의 온도차

발표에서 빠진 정보도 많다. 어떤 스테이블코인을 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용할 블록체인과 지갑 제공사, 환율 체계, 정산 통화도 밝혀지지 않았다. 상용 서비스의 출시 시점 역시 정해진 바 없다. 검증 결과를 놓고 사업 모델을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12월 이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규제 환경도 변수다. 일본은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전자결제수단으로 규제한다. 금융청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결제서비스법상 등록 요건 아래 운영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일본은 6월 1일 디지털자산 제도를 넓혀 등록 사업자를 대신해 일부 스테이블코인·가상자산 서비스를 중개하는 업체에 대한 등록 제도도 도입했다.

반면 한국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규칙을 아직 만들어 가는 중이다. SBI는 발표문에서 한국의 규제 체계가 정비 중이라며 테스트 기간에도 정책 변화를 계속 살피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디지털 결제와 예금토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인프라를 연구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5년 결제 시스템 보고서는 가상자산 연구를 늘렸다고 적었다.

SBI는 한·일 결제 경로를 여러 갈래로 시험 중

이번 프로젝트가 SBI의 첫 한·일 스테이블코인 시험은 아니다. SBI는 8월부터 한국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Nodeinfra와 함께 Canton 기반의 한·일 스테이블코인 네트워크 작업을 하고 있다. 결제용 토큰과 금융기관 사이의 규제된 스테이블코인 정산 가능성을 살피는 프로젝트다.

9월에는 또 다른 실험이 시험 단계에 올랐다. 교보생명과 SBI는 엔화와 원화를 나타내는 토큰을 미국 달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교환하는 방식의 결제 시범 사업을 마쳤다. Canton Network를 쓴 이 시험은 송금, 외환, 정산, 추적, 대사(거래 내역 대조)를 다뤘다. 기관 자금은 실제로 움직이지 않았고, 상용 서비스 출시 일정도 발표되지 않았다.

그룹 차원의 다른 움직임도 있다. SBI Remit은 Fasset과 손잡고 송금과 결제, 여러 시장에 걸친 정산을 포괄하는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추진하고 있다. 6월에는 리플과 SBI VC Trade가 필요한 규제 승인을 받은 뒤 일본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선보였다. 일본 고객이 등록된 현지 유통사를 통해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BI는 검증이 끝나면 결과를 향후 사업 판단의 자료로 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발표문은 NICE와 DSRV, SBI DigiTrust 가운데 어느 곳에도 12월 이후 한·일 스테이블코인 결제 서비스 출시를 약속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