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도움왕' 싹쓸이…한일전 결승골 주인공 엄지성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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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성의 결승골, 한국 U-23 아시안게임 4연패 달성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이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부터 이어온 정상을 지키며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연패를 달성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로 합류한 엄지성(스완지시티)이었다. 후반 16분 양민혁(베스테를로)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투입됐고, 일본 골키퍼가 펀칭으로 걷어낸 공이 엄지성 앞에 떨어졌다. 엄지성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침착하게 방향을 바꿔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엄지성은 경기 후 당시 상황에 대해 "저희가 계속 주도권을 뺏기는 상황에서 수비를 많이 하고 있었던 터라 저는 하나만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며 "민혁이가 잘 준 덕분에 좋은 기회가 왔다"고 공을 돌렸다.
슈팅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다. 엄지성은 "사실 (골키퍼가 펀칭 직후여서) 골대가 비었기 때문에 모든 수비수가 슈팅 모션을 하면 쏠릴 거라고 생각했다. 왼발도 자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슈팅도 수비에 막힐 것 같았는데 잘 때렸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반에 놓친 기회에 대해서는 "전반에 기회가 왔을 때 그라운드 컨디션 때문에 살리지 못했는데, 다음엔 꼭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엄지성은 이번 대회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해 득점과 도움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지난달 15일 카타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22일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간접 프리킥으로 신민하의 헤더 선제골을 도왔다. 한국은 조 1위로 8강에 올라 베트남을 4-0으로 꺾었고, 30일 준결승에서 중국을 2-1로 제압하고 결승에 닿았다.
와일드카드라는 역할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엄지성은 "부담감이 없지 않았는데,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승 전반에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그는 "오늘 전반에 상대 템포나 그라운드 컨디션 등으로 좀 헤맸었는데, 경기력보다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기에 득점이나 도움을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정신적으로 다잡았다"고 했다.
이번 금메달로 엄지성은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다만 본인은 말을 아꼈다. 그는 "병역 문제를 생각한다기보다는, 모두가 금메달이라는 목표 하나로 모였기에 그 결과를 얻은 것이 기쁘다"고 했다.
경기 종료 후 엄지성은 태극기를 든 채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앞으로 달려 나와 점프를 했다. 그는 "사실 제가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그냥 너무 좋아서 해보고 싶었다"며 웃었다.

한국 축구는 올해 북중미 월드컵 이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이민성호의 금메달은 침체된 대표팀에 거둔 반가운 성과다. 엄지성은 "길다면 긴 여정을 저희가 원하는 결과로 마무리했다. 동료들에게 무척 고맙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대회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표팀 동료들과의 시간을 떠올렸다. 그는 "이 멤버로 다시 모여 훈련하고 경기할 수 없는 것은 슬프기도 하지만 원하는 목표를 이뤘기에 나중에 모이더라도 웃으며 기분 좋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이번 금메달을 두고 "축구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고도 했다.
엄지성은 곧 소속팀 스완지시티로 돌아간다. 스완지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승격 경쟁 중이다. 그는 "내가 떠났을 때도 선수들이 좋은 성적 거뒀고, 챔피언십 1위도 달리고 있다"며 팀 소식을 챙겼다.
그러면서 "경쟁이 시작되는 것 같다. 오늘은 기쁨을 만끽하고, (스완지로) 돌아갔을 때는 프로답게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복귀 이후 계획도 밝혔다.
대표팀 차세대 공격수 엄지성은 누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 엄지성이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광주FC에서 프로 데뷔한 뒤 잉글랜드 챔피언십 스완지 시티로 진출한 엄지성은 2026-27시즌 초반부터 연이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엄지성은 2002년 5월 9일 전북 김제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와 가까운 환경에서 성장했다. 형 엄지훈을 따라 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것이 선수 생활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유소년 무대에서 차근차근 성장한 그는 금호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름을 알렸다. 2019년에는 FIFA U-17 월드컵에 출전해 아이티를 상대로 프리킥 골을 기록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고교 졸업 후에는 대학 진학 대신 곧바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021년 광주FC에서 데뷔한 엄지성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22시즌 K리그2에서 28경기 9골 1도움을 기록하며 광주의 우승과 K리그1 승격에 힘을 보탰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K리그2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엄지성은 광주에서 2024년 여름까지 뛰며 K리그 통산 108경기 20골 9도움을 기록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4년 7월 잉글랜드 챔피언십의 스완지 시티로 이적하며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밟았다.
스완지는 엄지성의 스피드와 창의성, 여러 공격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주 포지션은 왼쪽 윙어지만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맡을 수 있다. 측면에서 빠른 속도로 상대 수비를 흔든 뒤 중앙으로 파고들어 슈팅하거나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오른발잡이인 엄지성은 양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드리블과 순간적인 방향 전환에 능하고, 크로스와 패스는 물론 직접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능력도 갖췄다. 단순히 공격에만 집중하는 선수는 아니다.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닮고 싶어 하는 선수는 대한민국 축구의 대표적인 스타 손흥민이다. 엄지성은 어린 시절부터 손흥민을 롤모델로 꼽아왔으며, 특히 플레이 방식뿐 아니라 경기에서 보여주는 멘털을 배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름에 얽힌 일화도 있다. '지성(智星)'이라는 이름은 그의 어머니가 박지성을 떠올리며 지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국가대표 경력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엄지성은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2022년 성인대표팀에 발탁됐다. 같은 해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데뷔전에서 헤더로 골을 넣으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후 대표팀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은 엄지성은 2026년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도 경험했다. 북중미 월드컵에서 체코와 멕시코를 상대로 교체 출전하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었다. 짧은 출전 시간에도 특유의 빠른 돌파와 공격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속팀 스완지에서의 성장도 이어졌다. 첫 시즌인 2024-25시즌에는 챔피언십에서 37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을 기록했고, 2025-26시즌에는 44경기에 나서며 꾸준히 출전 기회를 확보했다. 유럽 무대에 적응하는 시간을 거치면서 경기 경험을 쌓은 셈이다.
그리고 2026-27시즌 초반에는 한층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29일 더비 카운티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스완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시작 직후에는 동료의 선제골을 도왔고, 전반 막판에는 직접 골을 터뜨렸다.
좋은 흐름은 다음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왓퍼드전에서도 전반 8분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전반 29분에는 정확한 패스로 동료의 추가골을 도왔다. 2경기 연속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공격포인트를 쌓았고, 두 경기 모두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엄지성에게 올해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해가 됐다. 처음 밟은 월드컵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데 이어 소속팀 스완지에서는 완벽한 에이스로 도약했고 아시안게임에서는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우승까지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