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암살자(들) 직접 봤다. 광기 어린 선동 그만둬라"

Google 검색에서
선호 출처로 추가

선호 출처로 추가하면 Google 주요 뉴스에 위키트리 기사가 더 자주 표시됩니다.

“구체적 근거 없는 비판 멈춰라”...영화 직접 확인 촉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직접 영화를 관람한 뒤 “어떤 대목이 허위사실인지 구체적으로 짚어달라”며 비판론을 반박했다.

박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 관람 소감을 올리고 “이 영화의 어떤 대목, 어느 장면이 허위사실의 적시이며 명예훼손인지 영화를 보고 구체적으로 짚어줬으면 한다”며 “영화를 봤는데, 지난 한주간 떠들석했던 논란이 어처구니 없어 헛웃음 마저 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로 직접 묘사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심지어 극중 박정희 대통령은 초반부 광복절 기념사 장면 외에 한두 장면 스치듯 나오는 정도이며 대사 한마디 클로즈업 한컷도 없다”며 “육 여사 저격의 배후가 박정희 대통령이라는 암시조차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영화 '암살자(들)' / 뉴스1
영화 '암살자(들)' / 뉴스1

그가 문제 삼은 것은 영화에 대한 비판 자체가 아니라 영화가 실제로 무엇을 묘사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특정 내용이 담겼다고 단정하는 방식이다. 박 전 의원은 영화 속 박정희 전 대통령의 등장 분량과 대사를 언급하며 영화가 박 전 대통령을 사건의 직접적인 배후로 설정했다는 해석과 영화의 실제 내용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은 영화가 다루려 한 주제에 대해서도 별도로 설명했다. 그는 “영화가 그리고자 했던 바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은 당시 수사 결과의 의문이나 허점을 모티브로 박정희와 그의 정권이 만든 검열과 통제, 폭력과 야만의 시대”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정희와 긴급조치, 유신체제의 폭력과 야만을 들추는 것이 신성모독이라 주장할게 아니라면, 있지도 않은 허수이비 만들어 때리는 광기 어린 선동과 놀음은 멈추길 바란다”고 적었다.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 미수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당시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 총기를 발사했고 육영수 여사가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영화는 이 사건을 둘러싼 당시 수사 결과와 여러 의문을 소재로 사건의 이면을 추적하는 극영화다. 개봉 이후 일부 장면과 설정이 당시 사건에 박정희 정권 또는 중앙정보부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 뉴스1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 뉴스1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육영재단, 박정희학술원은 앞서 제작진에게 대국민 사과와 영화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세 기관은 영화가 역사적 사건의 외형을 차용하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실제 역사에 근거한 것처럼 묘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역사적 사건의 외형만을 차용한 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마치 실제 역사적 사건에 근거한 것처럼 묘사해 국민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행위는 창작의 자유라는 미명으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부분에 대한 공식 사과와 사회적 혼란 및 갈등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했으며, 해당 영화의 상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제작진은 영화가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앞서 “본 작품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하여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허진호 감독도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의 피격을 지시했다는 내용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앞서 “박정희가 육영수를 죽이라고 시켰다는 내용을 가지고 만들지는 않았다”며 “그 부분은 모순되고 개연성이 없다”고 말했다.

'육영수 여사 서거' 이틀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편지 / 뉴스1
'육영수 여사 서거' 이틀 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편지 / 뉴스1

다만 허 감독은 중앙정보부 개입 가능성을 영화적 가정으로 다룬 배경에 대해서는 당시 자료와 증언 등을 참고했다고 밝혔다. 영화가 역사적 사건과 관련해 제기돼 온 여러 의문을 소재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박 전 의원은 이날 배우 유해진을 둘러싼 논란에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지만 그 중에도 가장 몰입도가 높았던 배역은 박반장을 연기한 유해진 배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유해진 배우를 향해 사용한 ‘북한상’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며 “그 배우를 두고 ‘북한상’이라며 저열한 인신모독과 색깔론을 편 주진우 의원은 부끄러운줄 알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 누리꾼이 유해진의 과거 출연작을 거론하며 비난한 게시물에 ‘북한상’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후 외모를 이용한 인신공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주 의원은 다음 날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해당 표현이 “북한을 편들었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당시 영화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지만 영화를 직접 관람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진과 배우의 책임 문제를 거론하며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영화 '암살자(들)' 규탄하는 구미시갑 도·시의원과 당원들 / 뉴스1
영화 '암살자(들)' 규탄하는 구미시갑 도·시의원과 당원들 / 뉴스1

영화 자체에 대한 논쟁과 출연 배우를 향한 발언이 별도의 쟁점으로 확산되면서 논란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영화의 역사적 묘사가 실제 사실을 왜곡했는지를 둘러싼 논쟁과 배우 개인을 대상으로 한 표현의 적절성에 대한 논쟁이 동시에 진행되는 양상이다.

박 전 의원은 이번 글에서 영화에 대한 비판이 가능하다는 점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영화의 구체적인 장면과 대사를 근거로 역사 왜곡이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은 실제 사건에 대한 역사적 해석과 영화적 상상력의 경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재단 측은 역사적 사실과 다른 묘사가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제작진은 특정 역사적 결론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실제 영화를 본 결과를 근거로 재단 및 정치권에서 제기된 비판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