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차귀도 해상서 11명 탄 어선 전복...한국인 선장 등 2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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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도 먼바다서 11명 탄 어선 전복…선장 포함 2명 실종

제주 차귀도 북서쪽 먼바다에서 조업하던 어선이 뒤집혀 한국인 선장 등 2명이 실종됐다. 함께 타고 있던 외국인 선원 9명은 주변에 있던 어선들에 의해 구조됐다.

5일 제주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4분쯤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북서쪽 약 65㎞ 해상에서 경남 사천 선적 29t급 근해연승어선 7성진호가 전복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당시 배에는 모두 11명이 타고 있었다.

5일 오전 제주 차귀도 북서쪽 약 65㎞ 해상에서 전복된 29톤 어선 A호(근해연승어선)의 모습. 승선원 11명 중 한국인 선장과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 뉴스1
5일 오전 제주 차귀도 북서쪽 약 65㎞ 해상에서 전복된 29톤 어선 A호(근해연승어선)의 모습. 승선원 11명 중 한국인 선장과 인도네시아인 선원이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 뉴스1

■ 새벽 3시 뒤집힌 배…이웃 어선들이 먼저 달려왔다

사고 신고는 목포어선안전조업국에 처음 들어온 뒤 제주해양경찰서로 전달됐다. 다만 신고가 7성진호에서 직접 이뤄졌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보다 먼저 구조에 나선 건 사고 해역 인근에서 조업하던 민간 어선들이었다. 어선 3척이 인도네시아 국적 8명과 베트남 국적 1명 등 외국인 선원 9명을 구조했다.

구조된 선원들은 저체온증 증세를 호소하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복 사고가 난 7성진호는 출항한 지 사흘 만에 조업 도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차귀도 어선 전복 사고 현장 / 뉴스1
제주 차귀도 어선 전복 사고 현장 / 뉴스1

■ 신고 명단엔 8명, 실제 승선 인원은 11명

승선 인원도 출항 신고 내용과 달랐다. 7성진호는 출항 신고 당시 승선원을 8명으로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11명이 배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된 인원보다 3명이 더 승선해 있었던 셈이다.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사람은 한국인 선장 A씨(58)와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1명 등 2명이다. 두 사람이 사고 당시 선내에 머물러 있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완전히 뒤집힌 선체 내부에 생존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는 동시에 주변 해역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뉴스1에 "사고 당시 상황과 선원들의 구명조끼 착용 여부 등은 구조자들이 입항한 뒤 정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초속 14m 강풍 속 함정·헬기 총동원

신고를 받은 해경은 곧바로 헬기와 경비함정을 사고 해역으로 보냈다. 해경 헬기는 오전 4시 28분쯤 현장에 도착했고, 항공구조사가 내려가 실종자 생존 여부를 확인했지만 반응 신호는 없었다. 오전 5시쯤에는 국가 어업지도선도 도착해 인근 해상 수색에 합류했다.

현재 해경은 경비함정 9척과 헬기 2대, 항공기 1대를 투입했다. 해군 함정 1척과 유관기관 선박 1척, 민간 어선 3척도 실종자 수색을 돕고 있다.

현장 기상은 좋지 않다. 사고 해역에는 초속 12~14m의 북서풍이 불고 있고 물결도 2m 이상으로 높게 일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날 새벽 7성진호 전복 상황을 보고받은 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에 경비함정과 수중수색 구조대원 등 가용 장비와 인력을 모두 동원해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정확한 승선원 확인을 거쳐 실종자 파악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제주도에도 해상 구조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적극 지원해 현장 구조 활동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협조하라고 했다. 아울러 현지 해상 기상을 고려해 구조대원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제주 차귀도 해상서 실종자 수색하는 해경 / 연합뉴스
제주 차귀도 해상서 실종자 수색하는 해경 / 연합뉴스

■ 차귀도 인근에서 끊이지 않는 어선 인명 사고

차귀도 인근 먼바다에서 어선 인명 사고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11월 19일에는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통영 선적 29t급 연승어선 대성호에 불이 났다. 사고 당일 승선원 12명 가운데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11명은 실종됐다.

올해 3월 14일에도 차귀도 남서쪽 약 90㎞ 해상에서 조업하던 한림 선적 29t급 근해자망어선 제703유경호에서 불이 났다. 승선원 10명 중 8명은 인근 어선에 구조됐지만 선내 침실에 있던 50대 한국인 선원 2명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종됐다. 이 배는 불이 꺼진 뒤 선체 균열로 바닷물이 들어차 결국 침몰했다.

이번 사고 역시 외국인 선원이 승선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근해 어선에서 발생했다. 정확한 사고 경위와 승선 인원이 신고 내용과 달랐던 이유 등은 구조된 선원들이 한림항에 들어온 뒤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