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날 한파주의보까지...심상치 않은 날씨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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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후 가장 이른 한파주의보

사흘간 이어진 개천절 연휴의 마지막 날인 5일, 강원 산지에 올가을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이 관련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전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나온 한파특보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6일 출근길에는 전국 내륙의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까지 떨어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 추위가 한층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한낮에는 다시 20도를 웃돌아 하루 사이 기온이 크게 오르내리는 만큼 옷차림과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옷깃 여미게 되는 가을 찬바람 / 뉴스1
옷깃 여미게 되는 가을 찬바람 / 뉴스1

기상청은 이날 강원 태백과 평창 산지에 한파주의보를 발표했다. 특보는 5일 오후 9시를 기해 발효된다.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부터 이미 쌀쌀함이 느껴졌다. 서울의 낮 기온은 20.7도에 그쳐 전날보다 6도가량 낮았다. 한낮에도 찬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반소매 대신 가을 외투가 필요한 날씨였다. 연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민들도 갑자기 달라진 공기에 옷깃을 여며야 했다.

◆ 2005년 이후 '가장 이른' 한파특보…올봄엔 '가장 늦은' 기록도

이번 한파주의보는 2005년 한파특보 체계가 정비된 이후 전국을 통틀어 가장 이른 시점에 발표된 것으로 기록됐다. 첫 한파특보는 대개 10월 중순 이후에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2021년에는 10월 17일을 기해 중부 내륙 곳곳에 가을 첫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2014년에는 10월 14일 경기 북부와 충북 제천 등에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바 있다. 2023년에는 이보다 한참 늦은 11월 6일에야 강원 태백과 산지, 경북 북동 산지에 한파경보가, 서울 북부와 경기·강원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며 가을 첫 한파특보가 나왔다. 올해는 2021년보다도 열흘 넘게 빠르다. 계절의 시계가 그만큼 앞당겨진 셈이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봄에 '가장 늦은 한파특보' 기록도 새로 썼다. 지난 4월 20일 강원 남부 산지와 충남 공주·금산, 전북 무주 등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이는 2005년 7월 한파특보 체계가 마련된 이후 가장 늦은 시점이었다. 종전 기록은 2021년 4월 13일이었다. 한 해 안에 '가장 늦은 봄 한파특보'와 '가장 이른 가을 한파특보'가 잇따라 나오면서 기온 변동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찬바람 부는 가을 추위 / 뉴스1
찬바람 부는 가을 추위 / 뉴스1

한파주의보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로 내려가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된다. 아침 최저기온 영하 12도 이하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이거나, 급격한 저온 현상으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도 내려진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한파경보는 전날 대비 하강 폭 기준이 15도 이상이다.

이처럼 이른 시기에 특보가 나온 배경에는 상층의 강한 찬 공기가 있다. 상층 기온이 영하 20도에 이르는 찬 공기가 북서쪽에서 한반도 쪽으로 밀고 내려오면서 지상 기온을 끌어내렸다. 기상청 송원화 예보관은 낮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오면서 6일 아침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5일보다 5도가량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관령과 설악산, 태백산 등 강원 산지는 밤사이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강한 바람까지 더해져 체감온도는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찬 공기는 한동안 한반도 부근에 머물 것으로 보여 주 중반까지 강원 내륙을 중심으로 서리와 얼음이 관측되는 곳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 출근길 서울 11도, 강원 산지는 5도 이하…바람에 체감온도 '뚝'

기상청 통보문에 따르면 6일 아침 최저기온은 3~14도, 낮 최고기온은 20~24도로 예상된다. 평년(최저 8~17도, 최고 21~25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다. 아침 기온은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10도 안팎까지 내려가겠고, 일부 강원 산지는 하루 새 10도가량 급격히 떨어지겠다. 강원 내륙과 산지에는 5도 이하를 기록하는 곳도 있겠다.

주요 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11도, 인천 11도, 수원 10도, 춘천 6도, 강릉 12도, 청주 11도, 대전 9도, 전주 11도, 광주 12도, 대구 10도, 울산 12도, 부산 14도, 제주 17도로 예보됐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22도, 인천 21도, 수원 21도, 춘천 21도, 강릉 21도, 청주 22도, 대전 21도, 전주 23도, 광주 23도, 대구 23도, 울산 22도, 부산 23도, 제주 22도로 예상된다.

추위를 키우는 건 바람이다. 6일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순간풍속 초속 15m(시속 55㎞) 안팎, 산지에서는 초속 20m(시속 70㎞) 안팎의 강풍이 부는 곳이 있겠다. 서해안을 중심으로는 강풍특보도 내려져 있다. 같은 기온이라도 바람이 강하게 불면 몸이 느끼는 추위는 훨씬 커지는 만큼 출근길에는 두꺼운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 강풍에 따른 시설물 피해와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전국 하늘은 대체로 맑겠다. 울릉도와 독도에만 5㎜ 미만의 비가 내리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대기 질 걱정은 덜어도 되겠다.

바다 날씨는 거칠다. 서해상과 제주 해상에는 풍랑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특히 서해상에는 6일 오전까지 시속 30~60㎞의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1.5~3.5m로 매우 높게 일겠다. 앞바다 물결은 동해 0.5~2.0m, 서해 0.5~3.0m, 남해 0.5~1.0m이며, 해안선에서 약 200㎞ 안쪽의 먼바다는 동해·서해 1.0~3.5m, 남해 1.0~2.5m로 예상된다. 항해나 조업에 나서는 선박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을 추위에 외투를 입은 시민들 / 뉴스1
가을 추위에 외투를 입은 시민들 / 뉴스1

◆ 일교차 15도 안팎…서리·얼음에 농작물 냉해 '비상'

낮에는 햇볕이 들면서 기온이 다시 20도 이상으로 오르겠다. 이 때문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겠다. 아침에 두껍게 입고 나섰다가 한낮에는 덥게 느껴질 수 있는 날씨인 만큼, 겹쳐 입고 벗기 쉬운 옷차림이 도움이 된다. 기상청도 큰 일교차와 급격한 기온 변화에 따른 건강 관리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5일 예보에서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6일과 7일 아침 기온이 낮아지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과 밤의 기온 차가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쌀쌀한 아침은 7일에도 이어진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2~14도, 낮 최고기온은 21~25도로 이틀 연속 아침 기온이 낮겠다. 6일과 7일 일부 강원 내륙·산지와 경북 북동 산지에는 서리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강원 산지에서는 얼음이 어는 곳도 있겠다.

수확철을 맞은 농가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서리와 얼음은 아직 거두지 않은 농작물에 냉해를 입힐 수 있다. 기상청은 서리가 예보된 지역 농가를 중심으로 농작물 냉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강원 산지처럼 얼음까지 예보된 곳은 밤사이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시설 작물과 노지 작물 모두 보온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고령자나 심혈관 질환자처럼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에 취약한 사람들은 이른 아침 외출 시 보온에 각별히 유의하는 것이 좋다.

◆ "올겨울 강추위 전조?"…전문가 "단정하긴 일러"

10월 초부터 한파특보가 내려지자 올겨울이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가을철 일시적인 추위와 겨울철 기온 흐름은 따로 봐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반기성 YTN 재난자문위원은 가을에 찬 공기가 일시적으로 내려오는 것은 상층 기압계의 일시적인 파동에 따른 현상이라며, 이를 올겨울 전체 기온 경향을 결정짓는 절대적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기온은 북극진동과 제트기류, 대륙고기압 등 여러 기압계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받는다. 가을 한 시점의 찬 공기 남하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겨울 전체의 흐름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이른 한파특보 하나만으로 올겨울 추위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번 추위도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 후반으로 갈수록 기온이 점차 오르면서 8~9일에는 전국 낮 최고기온이 23~27도까지 올라 다시 포근해지겠다. 이후 13일까지도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침저녁과 한낮의 기온 차가 큰 날씨가 당분간 이어지는 만큼 건강 관리와 옷차림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