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오늘 국회서 상당히 난감한 순간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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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재제청 거부·200일 넘긴 공석 사태 집중 질의 전망
조희대 불출석 사유서 제출…국감장 이석 여부에도 관심 집중

이재명 정부 집권 2년차 국정감사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여야 충돌 속에서 막을 올린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 뉴스1

6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법제사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등 8개 상임위원회가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올해 국감은 이재명 정부가 집권 2년차에 들어선 뒤 치러지는 만큼 현 정부의 정책 성과와 국정 운영을 본격적으로 검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첫날부터 조희대 정조준…대법관 재제청 갈등 최대 쟁점

첫날 최대 격전지는 법제사법위원회다. 대법관 재제청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정면으로 맞선 상황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감장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갈등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 과정에서 시작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이후 최종 후보를 놓고 청와대와 사법부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손봉기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절차적 완결성이 부족하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냈고 청와대도 즉각 반박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법관 공석도 2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등 여권은 조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경위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대법관 공석 문제를 직접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를 국회가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 취지와 사법권 독립에 어긋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역시 대법원장에 대한 직접 질의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다. 여야 합의 없이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채택한 과정도 문제 삼고 있다.

지난해처럼 이석 막힐까…조희대 발언 수위도 관심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리에 앉아 있다. / 뉴스1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이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리에 앉아 있다. / 뉴스1

국감 현장에서 조 대법원장이 어느 수준까지 발언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대법원장은 통상 국감에 참석해 기관장 인사말을 한 뒤 퇴장하고 법원행정처장이 질의에 답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조 대법원장이 지난달 출근길에서 재제청 문제와 관련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이야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직접 질의에 답하지 않더라도 인사말이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해 국감 상황이 재연될지도 주목된다. 당시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판결과 관련해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다. 인사말을 마친 뒤 이석하려 했지만 추미애 당시 법사위원장이 이를 허가하지 않으면서 1시간 넘게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에도 직접 답변하지 않았다.

올해도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허용하지 않고 질의를 이어갈 경우 법사위 국감은 시작부터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조 대법원장이 답변을 거부하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재제청 과정과 대법관 공백 책임을 묻는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 문제도 법사위 주요 쟁점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지난해 5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과정을 문제 삼아왔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대선 이후 이 대통령 관련 형사재판이 중단된 점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소원과 법 왜곡죄,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 법안도 국감 테이블에 오른다. 검찰 폐지 이후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을 중심으로 재편된 형사사법 체계의 안정성도 주요 검증 대상이다.

대미 투자·중수청·티빙 유출…상임위 곳곳 격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관계자가 국감 준비를 하고 있다. / 뉴스1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관계자가 국감 준비를 하고 있다. / 뉴스1

법사위 밖에서도 굵직한 현안이 쌓여 있다.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대미 투자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한 대미 투자 정책과 협상 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여야의 공방이 예상된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다가 포로가 된 북한군의 송환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외교·안보 대응과 대북 정책 전반도 검증 대상이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중대범죄수사청 출범과 정부 조직 개편이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한 새 형사사법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두고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티빙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도마 위에 오른다. 최주희 티빙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개인정보 보호 조치와 사고 대응 과정에 대한 집중적인 추궁이 예상된다.

국감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도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참모와 주요 기업인 출석 문제를 놓고 여러 상임위에서 여야가 맞서고 있다. 국감 기간에도 추가 증인 채택이 가능한 만큼 관련 공방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2년차 첫 국감…여야 주도권 싸움 본격화

이번 국정감사는 지난해와 성격도 다르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전임 정부와 과거 현안을 둘러싼 공방 비중이 컸지만 올해는 현 정부의 정책 결정과 국정 성과가 직접적인 검증 대상이 된다.

민주당은 민생과 정책 성과 점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집권 2년차를 맞아 개혁 과제와 주요 정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은 경제와 인사, 사법·검찰개혁 등 정부 정책 전반을 상대로 실정을 집중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첫날부터 시선은 조 대법원장에게 쏠린다.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이 장기화한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국감장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초반 국감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사법부 독립 논란과 이재명 정부 2년차 국정 운영에 대한 검증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올해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여야의 거센 주도권 싸움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유튜브, 연합뉴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