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유럽·남미와 축구 못할 수도…아시아축구연맹이 내놓은 계획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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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AFC 네이션스리그, 월드컵·아시안컵 예선 체계 완전히 바꾼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2030년부터 국가대표팀 대항전인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의 조별 예선 중심 구조가 바뀌면 아시아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출전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4일(현지 시각) AFC의 계획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AFC는 오는 6일 회원국 협회에 2030년부터 2년 주기로 네이션스리그를 개최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AFC는 지난해 12월에도 "회원국 축구 발전을 위한 기회를 확대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국제 경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하나로 향후 AFC 네이션스리그를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 공개된 내용은 최종 확정안이 아니라 회원국에 제시될 초안이다.

계획안의 핵심은 아시아 47개 회원국을 전력에 따라 3개 등급으로 나누는 것이다. 1부와 2부에는 각각 18개국이 들어가고 3부에는 11개국이 배정된다. 3부 11개국은 다시 3개 조로 나뉘어 경쟁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와 마찬가지로 성적에 따른 승강제도도 적용한다. 각 리그 상위 2개 팀은 자동 승격하고 하위 2개 팀은 강등된다. 추가 승강팀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AFC는 동아시아와 서아시아처럼 지역 또는 권역을 따로 나누지 않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AFC는 회원국이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하지 않고 국가마다 경기력 차이도 큰 만큼 권역별 편성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아시아 전체를 하나의 리그 체계로 묶고 전력에 따른 등급을 적용하는 구조가 제시됐다. 추첨을 통해 포트를 구성한 뒤 알고리즘을 활용해 경기 일정을 짜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다.

월드컵 예선과 연결되는 첫 네이션스리그는 2032-2033시즌에 열릴 예정이다. 1부 리그 팀들은 홈 6경기와 원정 6경기 등 모두 12경기를 치른다. 최종 순위에서 상위 6개국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7위부터 10위까지 네 팀은 남은 두 장의 본선 직행권을 두고 풀리그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벌인다. 여기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두 팀이 추가로 월드컵 본선에 오르고 3위 팀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현재 월드컵 아시아 예선은 여러 단계의 조별 경쟁을 거쳐 본선 진출팀을 가리는 구조지만, 새 방식에서는 1부 리그 전체 순위가 월드컵행과 직접 연결된다. 한국처럼 아시아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국가도 특정 조 편성에 따른 변수보다 1부에서 어느 순위를 차지하느냐가 중요해진다. 18개국 가운데 6위 안에 들어야 월드컵 본선 직행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로베르트 모레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 뉴스1

아시안컵 예선은 월드컵보다 먼저 네이션스리그와 결합한다. 첫 대회는 2030년에 개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때 각 팀은 홈 3경기와 원정 3경기 등 총 6경기를 치른다. 1부 리그 18개국 전원과 2부 리그에서 성적이 좋은 상위 6개국이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맞춰 현재 2031년으로 예정된 아시안컵을 2032년으로 연기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AFC는 지난 3월 국제 경기 일정 개편 가능성과 향후 아시안컵을 짝수 해에 개최하는 방향을 검토하면서 2031년과 2035년 대회 유치 절차를 중단한 바 있다.

네이션스리그 자체의 우승팀도 별도로 가린다. 각 대회에서 1부 리그 상위 8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8강은 홈 앤드 어웨이로 치르고 준결승과 결승은 한곳의 중립 지역에 모여 진행하는 방식이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출전권 경쟁과 별개로 네이션스리그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목표가 생기는 구조다.

본격적인 출범에 앞서 2028-2029시즌에는 시범 대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된다. 시범 대회의 1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과 비슷하게 6개 팀씩 3개 조로 운영한다. 각 조 1·2위 팀은 2030년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다만 각 조 3·4위 팀이 아시아 플레이오프로 향했던 현재 월드컵 예선과 달리, 시범 대회에서는 남은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네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 가운데 상위 2개 팀은 본선에 직행하고 3위 팀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시범 대회는 2030년 첫 공식 네이션스리그의 등급을 정하는 과정도 겸한다. 자동 승격과 강등, 플레이오프를 적용해 각국의 초기 위치를 결정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별도의 친선대회 성격으로 일정을 추가하기보다 기존 국제 경기 기간을 활용하면서 월드컵과 아시안컵 예선을 하나의 경쟁 체계에 묶겠다는 것이 이번 개편안의 특징이다.

AFC는 네이션스리그를 통해 회원국에 보다 안정적인 경기 기회를 제공하고 국가대표팀 국제 경기 일정을 체계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유럽에서 네이션스리그를 진행 중이라 남미를 제외하곤 강대국과의 평가전을 잡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 네이션스리그까지 출범한다면 아시아 국가들의 월드컵 성적은 더욱 부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국, 일본과 같은 아시아 강대국들에게는 더욱 이번 변화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