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증인 선서 거부… 자리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은 조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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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고성·설전으로 뒤덮인 국감장
서영교 "정당한 이유 없으면 후속조치"
국힘 "나오면 이 대통령도 나와야" 항의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조 대법원장이 관례에 따라 인사말 뒤 자리를 뜨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정면충돌하면서 국감장은 시작부터 고성과 설전으로 뒤덮였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다. /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다. / 뉴스1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국감 시작 직후 "조 대법원장은 관례에 따라 나와 인사도 해 주겠지만 일반증인으로 의결돼 출석했다"며 "이 상황에 맞춰 진행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미리 준비한 기관장 인사말을 읽었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 취지에 비춰 대법관 제청에 관해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일반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낸 배경을 설명했다.

인사말이 끝나자 서 위원장은 증인 선서를 진행했다. 서 위원장은 "오늘 국감의 기관증인은 노경필 법원행정처장 등 모두 25명이 출석했고 일반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을 출석 요구했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노경필 처장에게 "증인을 대표해 선서해 주기 바란다"며 "다른 증인들께서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들어 주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선서 전 대법원장 이석이 관례"라고 말했다. 곽 의원도 "증인 선서 전 이석을 시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노트북에 '사법 파괴 중단하라'는 손팻말을 붙였다.

노경필 처장이 선서하는 동안 다른 증인들은 일어서서 오른손을 들었다. 조 대법원장은 자리에 앉은 채 일어나지 않았다.

민주당 쪽에서는 "대법원장에게 선서하라고 왜 강력하게 요구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왔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나오면 이재명(대통령)도 나와야 한다"고 맞받았다.

서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에게 "증인 선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조 대법원장은 "서두에 인사말에서 말씀드린 대로 선서나 증언은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서 위원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한 일반증인인 조 대법원장께서는 증인 선서를 하셔야 한다"며 "증인 선서를 하지 않겠다고 하신 이상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증인 선서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경우에는 향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 및 제15조에 따라 후속 조치될 수 있음을 알려 드린다"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다. 박형수 의원은 "대법원장을 이석시키지 않고 증인인지 참고인인지 법률적 성격이 뭔지도 모르는 의사진행을 하는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사법부 독립을 존중하기 위한 관행을 지난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깨뜨렸고 올해 똑같은 방식으로 깨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은 "대법원장은 수십 년 동안 인사말을 하고 이석했다가 국감이 마무리될 때 다시 나와 인사말을 했다"며 "뭘 더 듣겠다고 강제로 앉혀 놓느냐. 다수의 힘으로 체포하고 감금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박형수 의원은 "지금 대법관 임명이 안 되는 이유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재제청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면 이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관례는 조 대법원장부터 깨기 시작한 것"이라며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법관 후보를) 제청한 것이 관례를 깬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은 "재제청 과정의 문제점을 충분히 밝혔다는데 단 두 차례에 걸쳐 공보관을 통해 짧게 한 이야기로 해소가 되느냐"며 "그 이야기는 조 대법원장이 아니면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은 "지난번 법원행정처장의 답변은 너무 두루뭉술했고 해명하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며 "선서하고 국민이 궁금해하는 점에 답변하는 것은 대법원장으로서뿐 아니라 공직자로서 너무나 당연한 의무"라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얼마 전 언론에 국감을 통해 답변하겠다는 말도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독재정권 물러나라", "입법 독재"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서 위원장은 "왜 이렇게 무례하고 오만한가", "발언들이 폭력적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국감 전 "서영교 위원장이 국민이 볼 때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싶은 부분은 적절하게 조절하고 절제하면서 물을 것을 다 묻고 따질 것을 다 따지는 방식으로 운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후 노경필 처장 등의 업무보고가 진행됐다. 조 대법원장은 서 위원장의 이석 허가가 나오지 않아 국감장에 자리를 지켰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청와대와 합의되지 않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재제청을 요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재제청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일 국감 일반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