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국대 축구 선수들 큰 건 하나 했네”, “후배들 앞길 어쩌냐” 국방부가 오늘 발표한 내용, 댓글창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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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 직후 '군 면제' 자축 발언으로 뭇매
국방부 대변인 “일부 스포츠계에서 나온 언행, 국방부 입장에서 굉장히 유감”
국방부가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제도를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담겠다고 공식화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금메달 직후 일부 대표 선수들이 '군 면제'를 자축하는 언행으로 뭇매를 맞은 지 사흘 만이다. 국방부는 선수들의 언행을 두고도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썼다.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 댓글창에는 "선배들이 후배들 앞길을 막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 "일부 스포츠계 언행, 굉장히 유감"…국방부, 보충역 폐지 방침 공식화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방부의 기본 방향을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병역의무자 간 형평성과 공정성, 병역자원 감소 상황, 국민적 공감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궁극적으로는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일부 선수들의 발언에 대해서는 직설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정 대변인은 "일부 스포츠계에서 나온 언행에 대해 국방부 입장에서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병역 의무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 존중하고 숭고하게 생각해야 할 신성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국군 장병과 예비군들의 헌신이 존중받고, 병역 의무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문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 부처가 특정 분야 인사들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는 일은 드물다. 그만큼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군 당국의 시선이 무겁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22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취임한 지 2주 남짓 만에 나온 것으로, 새 장관 체제에서 보충역 개편 방침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다만 보충역 감축·폐지 자체는 이번 논란으로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이 아니다. 국방부는 저출생 여파로 2020년대부터 병력 자원이 급감할 것으로 보고 10여 년 전부터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에는 선택적 모병제, 복무기간 조정, 국방인력 운영체계 개편과 함께 보충역 제도 개편을 국방개혁 과제로 검토해 왔다.
홍소영 병무청장도 지난 8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보충역 제도의 단계적 감축·폐지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가 담기며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홍 청장은 공중보건의사 등 공공 필수 분야에는 최소한의 인력을 남기되, 예술·체육요원 같은 민간 분야는 상당 부분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술요원과 관련해서는 권위 있는 대회 위주로 편입 인정 대회를 줄이고 기준도 단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데 문화체육관광부와 공감대를 이뤘다고 전했다.
■ "군 면제 하나만 보고 뛰었다"…금메달 직후 쏟아진 말들
논란의 발단은 지난 3일 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이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개최국 일본을 꺾고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사상 첫 4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양민혁은 결승전 직후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고, 군 면제 하나만을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주장 이기혁은 "금메달을 못 땄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입대가 9일 남았었다"며 금메달 덕에 군대에 가지 않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승수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이른바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려 논란을 키웠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5일 선수단 귀국 해단식에서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국민과 국군 장병에게 체육회를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병역 혜택을 둘러싼 불만은 이미 대회 기간부터 쌓여 있었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달 27일 결승에서 사회인 선수들로 꾸려진 일본을 3대 1로 꺾고 대회 5연패를 달성했다. 대표팀 24명 가운데 병역 미필자는 16명이었다. 앞서 슈퍼라운드에서는 같은 일본에 0대 5로 지기도 해 "프로 선수들이 아마추어 상대로 고전하고도 병역 혜택을 받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축구 대표팀의 발언은 이런 여론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 "후배들 사다리 걷어찼다"…댓글창 '부글부글'
국방부 발표 소식을 전한 기사에는 금세 수백 개의 공감이 붙은 댓글들이 달렸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와 국대 야구 축구 선수들 큰 건 하나 해냈네"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확정 직후 선수들의 태도와 발언이 결과적으로 제도 폐지론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맥락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미래 후배들 앞길을 막아 버렸네. 그러게 적당히 좀 좋아하지"라고 적었다. "자기들은 무사히 올라간 뒤 사다리를 세게 걷어차 버렸다", "사고는 선배들이 치고 피해는 후배들이 받는다", "논란된 선수들은 앞으로 후배들 눈총을 어떻게 감당하려나" 같은 댓글도 공감을 얻었다.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소급 적용하라"며 이미 혜택을 받게 된 선수들까지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았다. "특히 아시안게임 혜택부터 빨리 없애라"는 의견도 있었다. 제도 폐지 대신 대안을 제시한 누리꾼도 있었다. 이 누리꾼은 "굳이 유지하려면 대회 참가 기간 동안 모든 선수에게 해당 일수의 배수만큼 복무일수를 줄여주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제 메달이나 순위에 목매는 시대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반면 야구 대표팀은 대체로 말을 아끼며 열심히 하겠다는 말만 했는데 왜 함께 묶느냐며, 문제의 핵심은 축구 대표팀의 인터뷰라고 선을 긋는 댓글도 보였다.

■ '군 면제' 아닌 34개월 복무…수술대 오른 53년 된 제도
흔히 '군 면제'로 불리지만 법적으로 병역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행 병역법은 문화 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한 예술·체육 분야 업무에 복무하는 사람을 예술·체육요원으로 분류해 보충역에 편입한다. 체육요원은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대상이다. 편입된 선수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지휘·감독 아래 34개월 동안 해당 체육 분야에서 복무하고, 이 기간 특기를 활용한 봉사활동 544시간을 채워야 한다.
이 제도는 1973년 도입된 뒤 대상과 방식이 여러 차례 바뀌었고, 1990년부터 지금처럼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 1위로 기준이 좁혀졌다. 도입 이후 53년이 흐른 만큼 시대 변화에 맞게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에서 여야 없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이제 체육, 예능 등에 주고 있는 병역특례 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할 때가 됐다"고 적었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한 명의 병역자원이 소중한 시대에 특정 분야의 성과만으로 병역 부담을 달리하는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안규백 의원도 병역자원 감소를 이유로 폐지 의견을 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태극마크는 병역을 피하기 위한 '프리패스'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개편 범위에 따라 절차도 달라진다. 아시안게임 1위를 편입 요건에서 빼는 등 대상 대회나 종목을 줄이는 수준이라면 정부의 병역법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 반면 제도 자체를 없애거나 근본적으로 손보려면 국회의 병역법 개정이 필요하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일 예술·체육요원이 복무기간 중 얻은 소득에서 기여금을 걷어 군인복지금으로 쓰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체육계뿐 아니라 예술계도 영향권이다. 예술요원은 병무청장이 정하는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등이 대상인데, 인정 대회가 클래식 음악·무용 콩쿠르 등에 쏠려 K팝 등 대중문화예술인은 제외된다는 형평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방부가 예술·체육요원을 직접 거론하며 방침을 재확인한 만큼, 향후 국방개혁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제도의 존폐와 개편 수위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