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도 뛰어들었다…광화문 '한글 현판' 설치 논의, 급물살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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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에 따라 변화해온 '광화문 현판'

광화문 현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현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는 3층 누각에 한자 현판이 설치돼 있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 등에 따라 한글과 한자,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정부는 기존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2층 누각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뉴스1
광화문 현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현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는 3층 누각에 한자 현판이 설치돼 있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 등에 따라 한글과 한자,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정부는 기존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2층 누각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뉴스1

한글날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한자로 된 '광화문 현판' 아래 '한글 현판'을 함께 설치하는 방안을 국민적으로 공론화해 결정하자고 제안해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자로 된 광화문 현판 아래 '한글 현판' 함께 설치 논의…이재명 대통령의 공론화 제안으로 탄력 받을까

이재명 대통령은 6일 "광화문 현판이 한자로 돼 있는데 한글로 병기하면 어떨까 한다"라며 국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까지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위대한 한글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광화문에서 볼 수가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자는 운동이 옛날에 한 번 있었는데 (한글로) 바꿨다가 다시 또 (한자로) 바꿨다고 한다"라며 "그래서 이번엔 (한문과 한글을) 병기하자는 의견도 나온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의견이) 반반"이라며 "한쪽에서는 한글의 소중한 가치와 상징성으로 (한글로) 바꾸는 게 맞겠다, 한쪽에선 원형 훼손의 우려와 조형미를 해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사소한 문제 같지만 원칙에 관한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라며 "물론 제 맘대로 할 수는 없는 것인데 양측 입장이 다 의미가 있지만 내년까진 결판내서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휘영 장관은 "한글날을 계기로 조금 더 많은 국민들이 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론화를 확대하겠다"라며 "내년 안에는 한번 좀 시도를 해 보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이재명 대통령은 6일 '광화문 현판이 한자로 돼 있는데 한글로 병기하면 어떨까 한다'라며 국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까지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위대한 한글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광화문에서 볼 수가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 뉴스1
이재명 대통령.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이재명 대통령은 6일 "광화문 현판이 한자로 돼 있는데 한글로 병기하면 어떨까 한다"라며 국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까지 결론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위대한 한글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인 광화문에서 볼 수가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 뉴스1

현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는 3층 누각에 한자 현판이 설치돼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최휘영 장관이 기존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2층 누각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당시 최 장관은 올해가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자 한글날의 효시인 '가갸날' 선포 100주년이라는 점을 들어 한글 현판 병기를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다.

현재 광화문 누각 3층에 설치돼 있는 '한자 현판'

지난 7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한 토론회도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한 당시 토론회에는 사전 모집을 통해 선정된 국민 200여 명과 문화유산, 역사, 한글, 도시경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문제를 두고 논의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는 광화문 현판을 두고 한글의 상징성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과 문화유산의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광화문 한글 현판 예시 그림. AI를 활용해 사진의 해상도를 향상했음. 현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는 3층 누각에 한자 현판이 설치돼 있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 등에 따라 한글과 한자,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정부는 기존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2층 누각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 광화문훈민정음체현판 설치국민모임 제공-연합뉴스
광화문 한글 현판 예시 그림. AI를 활용해 사진의 해상도를 향상했음. 현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는 3층 누각에 한자 현판이 설치돼 있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 등에 따라 한글과 한자,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정부는 기존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2층 누각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 광화문훈민정음체현판 설치국민모임 제공-연합뉴스

당시 토론회에서 찬성 측 발제자인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원 원장은 "광화문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자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며 "세종대왕 시기 한글이 창제된 역사적 의미와 국가 정체성을 반영해 한글 현판을 병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도 문화유산의 원형 유지가 절대적인 원칙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와 새로운 가치를 반영하는 사례가 많다"라며 "한글 현판 병기는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 한글 현판 병기 바람직" vs "문화유산 보존 원칙에 어긋나"…찬반 의견 팽팽

반면 반대 측 발제자인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국가유산관리학과 교수는 "광화문은 여러 차례 복원과 변화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하나의 현판만을 선택해왔다"라며 "지금 제안된 한글 현판 추가는 과거의 변화와는 다른 중첩적 개입으로 문화유산 보존 원칙에 어긋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의미를 더하고 싶다는 취지가 문화유산의 형상을 변경할 충분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라며 "현판 추가 대신 전시, 해설,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한글의 가치를 알릴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이렇게 각계의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정부는 아직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 병기해야 할까요? 모두의 토론회'가 열렸다. 정부는 당시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향후 정책 검토 과정에서 적극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지난 7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광화문 현판, 한글 병기해야 할까요? 모두의 토론회'가 열렸다. 정부는 당시 토론회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을 향후 정책 검토 과정에서 적극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연합뉴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 등에 따라 한글과 한자,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광화문 현판,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에 따라 변화

최초의 광화문 현판은 임진왜란 때 소실됐으며 고문헌에서도 원형에 대한 기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화문은 임진왜란 때 경복궁과 함께 파괴됐다가 고종 때 중건됐다. 당시 지금의 경호실장격인 훈련대장과 왕실 건축·보수 총괄기관 수장을 겸임한 임태영이 한자로 쓴 광화문 현판을 달았다.

그러던 중 1968년에는 기존 현판을 대체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글 전용 정책에 맞춰 친필로 쓴 한글 현판이 설치됐다. 이후 경복궁 복원 기준이 '고종 중건 당시'로 정해지면서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에는 원형 복원을 이유로 다시 한자 현판으로 교체됐다.

2023년에는 기존 한자 현판의 균열로 인해 검정 바탕에 금색 글자로 된 현재의 한자 현판이 제작돼 다시 설치됐다.

광화문 현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현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는 3층 누각에 한자 현판이 설치돼 있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 등에 따라 한글과 한자,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정부는 기존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2층 누각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뉴스1
광화문 현판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현재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는 3층 누각에 한자 현판이 설치돼 있다. 광화문 현판은 그동안 시대적 상황과 정책적 판단 등에 따라 한글과 한자,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 정부는 기존 한자 현판을 그대로 두고 2층 누각에 한글 현판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각계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뉴스1

광화문은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서울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명소이기도 하다. 새로운 광화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 다수의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일방적이고 성급한 결정이나 어정쩡한 절충안은 사회적 갈등만 키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관련 논의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화문 현판 토론회'에서 "전통과 현대의 혼종성과 역동성이 공존하는 광화문 공간을 어떻게 가꿔나갈 것인가란 물음은 미래를 향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 풀어가야 할 숙제"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위치 / 구글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