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맘에 안 들어” 반복 민원으로 경비원 결국 해고... 입주민들도 폭발했다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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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제발 일말의 반성이라도 하시길 바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i young-Shutterstock.com

인천시 소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의 외모와 신체적 특징을 문제 삼은 입주민의 민원으로 인해 해당 경비원이 직장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실은 단지 내 게시된 안내문을 통해 외부로 알려졌으며 안내문 작성자를 비롯한 다수의 입주민과 누리꾼들은 업무 능력과 무관한 사유로 생계를 위협한 행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러한 악성 민원에 의한 해고 논란은 아파트 경비원이 처한 단기 근로 계약이라는 구조적 고용 불안과 입주민 갑질 피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해당 사건은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파트 내부 안내문 사진이 확산하면서 공론화됐다.

안내문을 작성한 입주민은 단지 내에서 경비원과 관련된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안내문 작성자는 "우리 아파트에서 경비원 관련 민원이 반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어 구체적인 퇴사 사유에 대해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모나 신체적 이유로 민원을 넣어 경비원을 관두게 했다고 하더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작성자는 타인의 생계를 위협한 민원인의 행동을 지적하며 "한 사람의 생계가 달린 일을 이러한 이유로 그만두게 하는 것이 정녕 옳은 일이냐. 같은 입주민으로서 정말 부끄럽다"고 강조했다.

작성자는 민원인의 행동을 명백한 괴롭힘으로 정의했다.

작성자는 "경비 일을 묵묵히 잘하시는 분께 이런 것은 또 다른 폭력이자 갑질"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 글을 읽고 제발 일말의 반성이라도 하시길 바란다"고 적어 민원인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해당 안내문 하단에는 작성자의 의견에 동조하는 다른 입주민들이 "민원인 본인 업보로 돌아가길"이라는 글로 분노를 표출하고 연대 의사를 나타냈다.

한 입주민이 붙인 안내문 / 온라인 커뮤니티
한 입주민이 붙인 안내문 /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역시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저런 민원이 통하는 것도 신기하다", "저런 민원은 대체 왜 받아주느냐"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했다.

전문가 등에 따르면 이러한 황당한 사유로 경비원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은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처한 취약한 고용 구조와 관련 법 제도의 한계에 기인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파트 단지의 90% 안팎이 위탁관리나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 형태로 경비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러한 다층적 고용 구조 속에서 입주민의 악성 민원이 접수될 경우 용역업체는 아파트 단지와의 위탁 계약 해지를 우려해 경비원에게 일방적인 사직을 종용하는 방식을 손쉽게 택해왔다.

여기에 고용불안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 관행은 이들의 방어권을 완전히 무력화한다.

직장갑질119 등이 누적 분석한 경비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지표에 따르면 경비노동자의 상당수가 1년 이하의 단기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특히 3개월 이하의 초단기 계약 비율은 지역 및 단지 상황에 따라 최대 40~60% 선까지 치솟은 상태다.

3개월마다 사직서를 다시 써야 하는 처지이다 보니 경비원들은 부당 지시나 모욕적인 언사 앞에서도 재계약 거부(해고)에 대한 압박감 탓에 침묵을 강요받는다.

참다못한 현장의 노동자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은 지난 4월 고용안정과 3개월 초단기 계약 및 갑질 근절을 기치로 내걸고 첫 자치 연합체인 ‘서울아파트노동자연대’를 공식 출범했다.

벼랑 끝에 몰린 고령 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결사체를 결성해야 할 만큼 현장의 고용불안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비록 2021년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으로 경비원의 업무 범위가 청소·분리수거 등으로 구체화됐으나, 이번 인천 계양구 아파트 사례처럼 외모나 주관적 잣대로 사직을 압박할 때 경비원을 보호할 강제성 있는 법적 장치는 전무하다.

통계청 및 경제활동인구조사(2025~2026년 기준)에서 건물 경비원의 80% 이상이 6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구성된 점을 고려할 때 악성 민원에 의한 부당한 퇴사는 재취업 통로가 막힌 고령층의 생존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결과로 직결된다.

최근 법원에서 정년이 지난 자치 단지 경비원의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판결이 나오는 등 법적 보호막마저 얇아지고 있어 초단기 계약을 원천 규제할 실효성 있는 입법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