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CTO 명예직 슈워츠, XRP 수수료 100배 인상론에 “끔찍한 지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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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 수수료 10~100배 인상 제안에 리플 슈워츠 “수수료 수익은 끔찍한 지표”
100배 올려도 건당 0.001 XRP, 누적 소각은 초기 공급량의 약 0.014%

XRP 원장(XRPL)의 거래 수수료를 10배에서 100배까지 올려 소각량을 늘리자는 주장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논쟁을 일으켰다. 리플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명예직(Emeritus CTO)을 맡은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는 “수수료 수익은 끔찍한 지표”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논쟁은 10월 5일(현지시각) 불붙었다. 이하 날짜는 모두 현지시각 기준이다.
제안은 아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토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수수료를 바꾸려면 프로토콜 수정과 검증자 투표라는 절차가 필요한데 아직 거기까지 가지 않았다.
한 XRP 보유자의 제안과 슈워츠의 반박
발단은 한 X 이용자의 제안이었다. XRPL의 기본 수수료(base fee)를 10배 또는 100배로 올려 거래마다 영구 소각되는 XRP를 늘리자는 내용이다. 호카뉴스에 따르면 이 이용자는 검증자들이 투표로 수수료를 올리더라도 건당 비용은 1센트 아래로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안 지지자들도 저비용·빠른 결제가 결제와 토큰화 분야에서 XRPL의 매력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쟁점은 소각이 늘면 레이어1 네트워크를 수수료 수익으로 비교하는 시각에서 XRPL이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느냐였다.
슈워츠는 이 논리를 받아치는 글을 X에 올렸다. 핀볼드가 인용한 원문은 이렇다. “수수료 수익은 끔찍한 지표라고 생각한다. 체인이 없애지 못한 마찰이 얼마나 되는지를 재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걷는 쪽을 대변한다면 수수료는 좋은 것이다. 하지만 수수료를 내는 사람들은 어떤가. 그들의 이익은 누가 신경 쓰는가.” 핀볼드가 실은 게시물에는 날짜가 10월 4일로 표기돼 있고, 같은 매체는 논쟁이 10월 5일 터졌다고 전했다.
24/7월스트리트는 슈워츠가 ‘높은 수수료가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는 발상을 “진짜 기이하다”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슈워츠를 XRP 원장의 초기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소개했다. 슈워츠는 수수료 수익이 블록체인의 효용을 재는 믿을 만한 척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00배를 올려도 건당 0.001 XRP
현재 XRPL의 표준 거래 수수료는 0.00001 XRP다. 24/7월스트리트는 10월 6일 기준 XRP 가격 1.51달러를 적용하면 1센트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100배를 올려도 수수료는 0.001 XRP로 약 0.0015달러 수준이다.
유통량은 약 631억 XRP, 시가총액은 약 954억 달러(약 128조 원, 1달러 1,343원 기준)다. 이 매체는 이 정도 규모에서도 수수료를 100배 올려도 전체 공급량에 눈에 띄는 변화를 주기 어렵다고 짚었다. 소각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기저 수준이 워낙 낮아서 보유자가 체감할 만한 공급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누적 소각량도 이를 뒷받침한다. 호카뉴스가 인용한 XRP스캔 수치로는 XRPL이 가동된 이래 소각된 XRP는 1,440만 3,762개다. 최초 공급량 1,000억 개의 약 0.014%에 해당한다. 호카뉴스는 이 작은 누적 소각량이 네트워크의 낮은 거래 비용을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수수료는 누가 내고 누가 이득을 보나
XRPL은 다른 블록체인과 수수료 처리 방식이 다르다. 핀볼드에 따르면 XRPL은 거래 수수료를 검증자나 스테이킹 참여자에게 나눠주지 않는다. 수수료를 전부 영구 소각해 1,000억 개로 고정된 XRP 공급량을 줄이는 디플레이션 장치로 쓴다. 24/7월스트리트도 검증자는 거래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독립 서버이며, 이들에게 수수료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4/7월스트리트는 이 구조 때문에 수수료 인상이 비용을 네트워크 이용자에게 떠넘기는 결과가 된다고 짚었다. 수수료는 거래를 일으키는 쪽이 내지만 소각 혜택은 거래를 하지 않는 보유자에게도 돌아간다. 매체는 이를 활성 이용자에게서 수동적 보유자로 가치가 이전되는 구조라고 표현했다. 네트워크에는 실질적 이득이 없다는 지적도 붙였다.
슈워츠의 논지와도 닿아 있다. 핀볼드는 슈워츠가 수수료를 이용자에게 추가 비용이자 네트워크가 아직 제거하지 못한 마찰의 척도로 본다고 정리했다. 수수료 수익에 집중하면 수수료를 걷는 쪽의 이익이 실제 이용자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24/7월스트리트는 리플이 XRP 최대 보유자 중 하나이지만 슈워츠는 그럼에도 인상에 반대한다고 짚었다.
저비용 결제 vs 소각 속도, 남은 쟁점
이 논쟁은 레이어1 네트워크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에 대한 더 큰 논의와 맞닿아 있다. 핀볼드는 기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가 수수료 수익을 네트워크 활동과 경제적 가치의 지표로 자주 쓴다고 전했다. 다만 XRPL은 저비용 설계 때문에 수수료 수익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 이 구조는 국경 간 결제와 기관 결제 같은 빠르고 저렴한 송금에 초점을 둔 결과다.
24/7월스트리트는 결제 대행사와 송금 업체가 네트워크를 고를 때 거래 비용을 꼼꼼히 따진다고 지적했다. 수수료가 갑자기 100배 비싸지면 이들이 대안을 찾을 수 있고, 떠난 이용자는 XRP를 소각하지도 않는다는 논리다. 핀볼드도 수수료가 오르면 토큰화 자산과 결제 등 저비용 결제가 핵심 강점인 분야에서 XRPL 활용에 영향이 갈 수 있다고 봤다.
앞서 리플이 브라질 중앙증권예탁기관과 펀드 소유 기록을 XRPL에 미러링하는 계획을 밝혔듯 XRPL은 토큰화 자산 영역으로 쓰임새를 넓히고 있다. 수수료 인상 제안은 이런 흐름과 비용 구조 면에서 맞부딪친다.
24/7월스트리트는 결론에서 더 큰 소각이 높은 수수료를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용이 늘고 비용이 낮은 원장이 오히려 사용량 증가의 부산물로 더 많은 XRP를 소각하게 된다는 논리다. 이 매체는 XRP가 2025년 7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3.65달러보다 58.6%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수료 인상이 그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다는 것이 매체의 판단이다.
핀볼드는 기본 수수료를 바꾸려면 프로토콜의 기술적 수정과 충분한 검증자 지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XRPL이 소각 속도와 수수료 수익을 극대화할지, 저비용 구조를 지켜 실사용을 늘릴지가 생태계의 근본 질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