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나고 눈물 보인 황인범…‘대표팀 은퇴설’ 묻자 내놓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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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경기 후 눈물 보이며 김민재·황희찬과 ‘동반 은퇴설’
“대표팀 은퇴냐” 질문엔 직접 부인…축구협회도 “사실무근”
경기 직후 눈물을 보인 축구대표팀 황인범이 김민재·황희찬과 함께 국가대표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졌지만 황인범과 대한축구협회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황인범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45분을 뛰었다. 승리로 경기는 끝났지만 황인범은 경기 종료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였다. 이강인을 비롯한 동료들이 곁으로 다가가 황인범을 다독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눈물의 이유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장면이 나오면서 은퇴설에 불이 붙었다. 라커룸으로 들어갔던 황인범이 1996년생 동갑내기인 김민재, 황희찬과 다시 그라운드에 나와 셋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다. 세 사람이 따로 사진을 남긴 데다 앞서 황인범이 눈물까지 보이면서 이들이 함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최근 대표팀 상황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은퇴를 고민한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더해졌다.
눈물 흘린 황인범…“여러 감정 많이 오갔다”
황인범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눈물을 보인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지난 월드컵 때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그 부분에 대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4년 동안 준비했던 월드컵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데 대한 책임감이 계속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대표팀 소집 과정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도 영향을 미쳤다. 황인범은 소속팀에서 뛸 때까지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행 비행기에서부터 종아리가 붓고 통증이 생겼다고 했다. 이 때문에 두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훈련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황인범은 “가장 깊은 곳에서 생각했던 건 팀을 돕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훈련을 거의 하지 않고 경기에 뛰다 보니 몸 상태가 좋을 수 없었고, 대표팀은 그런 걸 알아주는 자리가 아니다 보니 많이 무기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1~2년 동안 부상으로 고생한 것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 이유라고 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전을 두고도 “오늘 경기는 진짜 민재는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희찬이랑 오랜만에 원 없이 뛰었던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전 황희찬과는 “오늘 우리 진짜 최선을 다해서 어린 선수들에게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후배들이 자신의 축구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여러 감정이 겹쳤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전에서도 울먹여…대표팀 상황 언급
황인범이 이번 소집에서 감정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 뒤에도 “대표팀 9년 차 정도 됐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축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부분에서 변화돼야 할 것들이 많은데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당시 인터뷰에서는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을 ‘임시 감독’이라고 표현하면서 대표팀 운영 상황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황인범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이 발언의 의미를 다시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이 어차피 떠날 사람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현재 감독 체제가 계속될지 또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 자체가 아쉬웠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제가 애매하게, 또 감정적으로 대응했던 것 같다”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은퇴설 불붙인 발언
황인범은 대표팀 경기에 나설 때마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했다. 그는 “이제 고참급이 되는 나이가 됐다 보니 ‘이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만 서른이 된 자신의 나이도 언급했다. 황인범은 은퇴한 선배들과 선수 생활 막바지에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대표팀뿐 아니라 선수 생활 자체를 잘 내려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은퇴라는 상황 자체는 평소에도 생각해 왔다고 했다.
대표팀 내 자신의 위치를 두고 엇갈리는 평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어느 경기에서는 ‘이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많이 받고, 또 어떤 경기에서는 ‘진짜 필요한 선수’라는 이야기도 듣는다”며 “그런 것에는 개의치 않고 많이 필요로 해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은퇴하는 거냐” 묻자 “아니요, 아니요”

다만 당장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는 11월 A매치에서도 대표팀에서 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황인범은 “감독님이 선택하실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라커룸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황인범에게 취재진이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것이냐”고 직접 묻자 그는 웃으며 “아니요. 아니요”라고 답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은퇴설에 대해 “선수 인터뷰에서 확인하셨듯 오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로선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경기 뒤 황인범을 다독인 이강인과의 대화도 전했다. 황인범은 “강인이가 ‘고생했다. 이제 팀에 가서 잘해야 되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봤다”며 “그냥 내가 눈물이 많아졌다. 나이 먹으면”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인이가 나를 많이 좋아해서 요즘은 노크도 안 하고 내 방에 들어온다”며 “강인이가 아니어도 그렇게 해준 친구들이 많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