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샌디에이고 파괴하게 놔둬라”…트럼프 한마디에 미국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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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물가 부담 설명하다 “LA·샌디에이고 파괴하게 놔둬라” 발언
캘리포니아 정치권 반발 확산…백악관 “핵무장 이란 위협 설명한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LA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하게 놔두라”고 발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네브래스카주 그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중간선거 유세에서 이란전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언급했다. 그는 전쟁 때문에 연료와 비료 등 일부 가격이 올랐다면서도 이를 “세계를 안전하게,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고 주장했다. 이란전이 미국 가계에 주는 부담을 인정하면서도 국가 안보를 위해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이어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도시 하나를 파괴할 수도 있다”며 “LA를 파괴하게 놔두라. 샌디에이고를 파괴하게 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이는 아주 작은 대가이며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그들’이 누구인지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란과의 전쟁을 설명하던 중 나온 말이어서 이란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됐다.
이란전 물가 부담 설명하다 나온 발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미국에서 커진 기름값과 생활비 부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AP통신은 이란전 이후 오른 휘발유 가격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경제적 부담보다 이란의 핵무장을 막고 미국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해왔다.
로이터통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으로 연료와 비료 등의 가격이 오른 상황을 언급하다 LA와 샌디에이고를 꺼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승리를 보고 싶다”며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종전 시점이나 방식은 밝히지 않았다.
발언이 나온 시점도 민감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고, 캘리포니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한 당일부터 조기투표가 시작됐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55% 넘는 득표율로 승리한 네브래스카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의 두 도시를 언급했다는 점도 짚었다.
LA·샌디에이고 직접 거론하자 거센 반발

특히 LA와 샌디에이고는 캘리포니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1·2위 도시다. 샌디에이고에는 미 해군을 비롯해 현역 군인 11만 5000명 이상이 주둔하고 있다.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은 별도 성명을 내고 약 140만 명이 사는 도시를 전쟁에서 감수할 수 있는 희생처럼 표현해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언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즉각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제정신이 아니며 위험하다”고 비판하면서 “이제는 외국의 적들이 LA와 샌디에이고를 파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 역시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부가 LA를 공격하도록 제안했다”며 해당 발언이 도시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샌디에이고 인근 지역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소속 짐 데스몬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해군 출신인 그는 미국이 이란에 맞서 국익을 지켜야 한다면서도 “어떤 미국 도시도 희생돼서는 안 되고 어떤 미국 가정도 부수적인 피해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백악관 “미국 도시 공격하라는 뜻 아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의 공격을 용인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장한 이란을 막지 않았다면 미국 도시들이 위협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말한 것”이라며 언론이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냈다. 청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싼 언론의 소동은 현실에 근거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 덕분에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즉 LA와 샌디에이고를 실제로 공격하도록 내버려두자는 뜻이 아니라, 이란의 핵무장을 저지하지 않았을 경우 미국 도시가 받을 위협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LA와 샌디에이고를 언급할 당시에는 이 같은 가정을 명확하게 붙이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상승을 “작은 대가”라고 말한 직후 두 도시를 차례로 거론했고 당시 현장에서는 환호도 나왔다. 매체는 이란이 현재 미국 서부 도시를 직접 미사일로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점 역시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직접 전국을 돌며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이란전과 그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 선거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전쟁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다 나온 LA·샌디에이고 발언이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진 모양새다. AP통신은 공화당 후보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을 전하며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부담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