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분위기 무거웠다"… 캡틴 손흥민, 내부 상황에 대한 솔직 고백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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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무거운 분위기는 애정의 증거“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하고 10월 A매치 일정을 승리로 장식한 가운데 ‘캡틴’ 손흥민이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무거운 침묵과 부담감 속에서도 주장으로서 깊은 신뢰와 책임감을 드러냈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6일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9월과 10월에 걸쳐 치러진 A매치 4연전을 2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59호골 손흥민 “기록은 언젠가 깨지는 것… 훌륭한 후배들이 빨리 깨주길”
우즈베키스탄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취재진 앞에 선 손흥민은 대기록 달성의 기쁨보다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가장 먼저 표현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한 역사를 쓸 수 있게 돼서 정말 너무나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릴 때부터 꿈꾸던 태극마크를 달고 이렇게 많은 골을 넣는 것은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2010년에 대표팀에 데뷔해서 거의 16년 동안 함께했던 모든 선수들, 감독님들, 코치님들, 항상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응원해 주신 팬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며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득점 직후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사실 득점 당시에는 경기에 너무 집중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더 여유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라며 "골을 넣은 뒤 선수들과 모여서 '더 몰아붙이자'고 서로 격려하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매치 최다골 기록 달성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는 손흥민 특유의 담담함이 묻어났다. 그는 "기록이라는 것은 경기장에서 내가 좋은 플레이를 했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항상 동료들이 나를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큰 부담감은 없었다"라며 "어찌 보면 개인 기록보다 팀의 승리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고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4연전에서 프리킥으로만 2골을 터뜨린 점에 대해서는 "프리킥은 경기 흐름이 잘 풀리지 않을 때 경기를 뒤집거나 풀어갈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우리 팀에는 나 외에도 프리킥을 잘 차는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대표팀 전체에 아주 좋은 무기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른 4연전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당연히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고 반대로 좋았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팬분들께서는 4연전 동안 호흡을 많이 맞춰볼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스케줄 면에서 선수들이 모여 다 같이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짧은 훈련 시간을 잘 커버해 줘서 주장으로서 너무 고맙다"고 팀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최근 대표팀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손흥민은 "최근 대표팀 분위기가 조금 무거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내가 봤을 때는 이것이 오히려 좋은 징조라고 생각한다. 분위기가 다운돼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들이 이 팀과 대표팀 유니폼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뜻이다. 선수들도 오늘 경기를 발판 삼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반등의 계기로 만든 것 같아 보기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 전설 차범근 감독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뛰어넘는 것에 대해서는 존경심을 표했다. "차 감독님은 나한테 언제나 위대하신 분이다. 그분의 이름과 내 이름을 나란히 한다는 것조차 조금 창피하고 죄송스럽다"고 말한 손흥민은 "그분이 계셨기에 한국 축구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라는 자리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매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그분의 이름에 맞대는 것 자체가 죄송하기 때문에 그것 때문이라도 내가 경기장에서 더 잘해야 한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모레노호, 파격 라인업 가동… ‘손흥민-오세훈’ 투톱 카드 성공
한편 이날 모레노 감독은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는 손흥민의 파트너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앞선 3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오현규(베식타시) 대신 오세훈을 전방에 배치하며 변화를 줬다.

좌우 날개 공격수로는 황희찬(샬케)과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배치돼 측면 지원에 나섰고 중원 미드필더진은 박진섭(저장)과 이재성(마인츠)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 라인은 센터백 김태현(가시마)과 이한범(브루게), 좌우 풀백 김태현(전북)과 조현택(울산)으로 구성됐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한편, 베네수엘라전 이후 팀 훈련에 불참했던 핵심 수비수 김민재(뮌헨)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명단에서 제외됐다.
킥오프 6분 만에 터진 손흥민의 역사적 59호골… 우즈벡의 거센 반격
경기는 킥오프와 동시에 한국의 주도로 흐르는 듯했다. 전반 6분 만에 손흥민의 발끝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손흥민은 페널티아크 왼쪽 지역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이 상대 수비수의 팔에 맞으면서 좋은 위치에서 직접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전매특허인 정확한 슈팅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통산 A매치 59호골이자, 이번 4연전에서만 터뜨린 두 번째 프리킥 득점이었다.
하지만 선제골 이후 주도권은 우즈베키스탄이 가져갔다. 원정팀 우즈베키스탄은 강한 중원 압박과 날카로운 패스 연결로 한국의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전반 14분 아크말 모즈고보이의 절묘한 침투 패스를 받은 도스톤베크 함다모프가 슈팅을 날렸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졌다. 전반 34분에도 모즈고보이가 문전 빈 공간으로 패스를 넣어주었고 함다모프가 오른발을 거쳐 왼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중원 싸움에서 다소 밀린 한국도 간헐적인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31분 오버래핑한 조현택이 골 지역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렸으나 상대 골키퍼의 몸을 날린 선방에 아쉽게 무산됐다. 전반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송민규 크로스·오세훈 헤더… 위기 넘기고 완성한 2-0 완승
모레노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이재성과 이강인을 빼고 포르투에서 활약 중인 황인범과 송민규(나시오날)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의 공세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12분 우즈베키스탄은 연속해서 세트피스 기회를 잡으며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모즈고보이의 화려한 바이시클킥 슈팅과 함로베코프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 연달아 한국 골문으로 향했으나, 조현우 골키퍼가 신들린 선방쇼를 펼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수문장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긴 한국은 타점 높은 고공 플레이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송민규가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문전에 있던 오세훈이 타점 높은 헤더로 연결하며 우즈베키스탄의 골망을 갈랐다. 오세훈의 개인 통산 A매치 3호골이었다.
승기를 잡은 모레노 감독은 후반 26분 손흥민, 박진섭, 황희찬, 오세훈을 대거 불러들이고 이동경(울산), 김봉수(대전), 정승원(서울), 오현규(베식타시)를 투입하며 교체 카드를 적극 활용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주도권을 쥐고 득점에 가까운 위협적인 장면을 한국보다 더 많이 만들어냈으나 골 결정력 부재와 조현우의 선방에 막혀 득점 없이 무릎을 꿇어야 했다.
이날 한국은 승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경기 내용에서는 과제를 남겼다. 공 점유율에서 46% 대 54%로 우즈베키스탄에 주도권을 내줬고 전체 슈팅 수에서도 10 대 12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