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선수 다 뛰었는데… '유일'하게 단 1분도 출전 못한 비운의 한국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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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전 풀가동된 모레노호… '신예 센터백' 김건희만 0분 출전 아쉬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9~10월 통합 A매치 4연전 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대표팀에 소집된 28명의 출전 가능 선수 중 유일하게 단 1분의 출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 선수가 있어 축구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치러진 이번 A매치 4연전(에콰도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표팀은 평소보다 많은 30명의 선수로 최종 명단을 구성했다. 빡빡한 경기 일정에 따른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줄이고 새 얼굴들의 기량을 실전에서 검증하겠다는 취지였다. 실제 모레노 감독은 소집 기간 동안 거의 대다수의 선수들에게 최소 1분 이상의 출전 시간을 부여하며 홈팬들 앞에서 A매치 무대를 누빌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골키퍼 4명 전원 투입… 매 경기 교체 카드 8장 '풀 활용'

이번 4연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골키퍼 포지션까지 아우른 파격적인 선수 기용이었다. 통상적인 친선 경기나 A매치 시리즈에서는 주전(NO.1) 골키퍼가 대부분의 경기를 책임지고 상황에 따라 서브 골키퍼에게 한 경기 정도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3번 내지 4번 골키퍼가 실전에 투입되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우즈베킷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우즈베킷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뉴스1

그러나 모레노 감독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4명의 골키퍼를 모두 실전에 투입했다. 1차전 에콰도르전(3-0 승)과 2차전 우루과이전(1-4 패)에서는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장갑을 끼고 골문을 지켰다. 이어진 3차전 베네수엘라전(0-0 무)에서는 백업 골키퍼 송범근(전북 현대)이 선발로 나서는 깜짝 기용이 이뤄졌다.

마지막 4차전이었던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2-0 승)에서는 조현우(울산 HD)가 선발 출전해 골문을 지켰다. 이후 2-0으로 승기가 기울던 후반 39분 출전 기회를 기다리던 구성윤(FC서울)이 교체 투입되며 공을 막아설 기회를 잡았다.

지난달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 취임한 모레노 감독은 소집 기간 내내 '매 경기 8장의 교체 카드를 최대로 활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하프타임에 황인범(포르투)과 송민규(나시오날)를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후반 26분 김봉수(대전 하나시티즌), 이동경(울산 HD), 오현규(베식타시)를 한 번에 교체했다. 이어 후반 39분 구성윤과 최준(FC서울)까지 피치를 밟으며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경기당 교체 인원을 포함해 총 19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누빈 셈이다.

'A매치 0분' 김건희의 아쉬움… 28명 중 유일한 미출전

그러나 이런 폭넓은 기용 정책 속에서도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단 한 명의 선수가 바로 2002년생 센터백 김건희(인천 유나이티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건희 / 유튜브 'KFATV official'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건희 / 유튜브 'KFATV official'

우즈베키스탄전 후반 39분, 구성윤과 최준이 마지막 교체 카드로 선택받으면서 김건희의 A매치 데뷔는 최종 불발됐다. 김건희는 이번 4연전을 통해 생애 첫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신예 3인방(김민수, 박태준, 김건희)' 중 한 명이었다.

함께 첫 태극마크를 단 윙어 김민수(레인저스)는 1차전 에콰도르전에서, 미드필더 박태준(김천 상무)은 2차전 우루과이전에서 각각 교체로 출전하며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동료들의 데뷔를 벤치에서 지켜본 김건희는 베네수엘라전까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4연전 상대 중 비교적 전력이 약한 우즈베키스탄전만큼은 단 몇 분이라도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특히 대표팀의 핵심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었기에 기대감은 더 컸다.

축구선수 김건희 / 유튜브 'KFATV official'
축구선수 김건희 / 유튜브 'KFATV official'

하지만 모레노 감독의 선택은 공격진과 미드필더진, 측면 수비, 골키퍼 교체였다. 모레노 감독은 공격수 2명, 미드필더 4명, 풀백 1명, 골키퍼 1명을 교체하는 동안 중앙 수비 라인만큼은 이한범과 김태현 듀오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또 다른 센터백 자원인 조위제(전북 현대) 역시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벤치를 지켰으나 조위제는 앞선 두 경기에서 이미 교체로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빈 바 있었다.

이로써 대표팀 명단에 포함된 30명 중 부상으로 중도 이탈한 조규성과 백승호를 제외한 남은 28명의 선수 가운데 김건희는 유일하게 '0분 출전'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실전 테스트가 남긴 성과와 향후 과제

A매치 데뷔전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지만 약 20일간 이어진 대표팀 소집 기간은 2002년생 어린 수비수에게 소중한 자산이 됐다. 손흥민(LA FC),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하는 대표팀 선배들과 동고동락하며 훈련한 경험은 그 자체로 의미가 컸다.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 김건희 / 유튜브 'KFATV official'
인천 유나이티드 소속 김건희 / 유튜브 'KFATV official'

또한 세계 최고 수준 수비수인 김민재의 일상을 옆에서 지켜보고 동갑내기 센터백 이한범(클럽 브뤼헤)의 퍼포먼스를 보며 느낀 점 역시 향후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로서는 이번 소집에서 느낀 부족한 점을 채우고 소속팀 인천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야 향후 대표팀 재발탁을 노릴 수 있다.

한편, 모레노 감독이 짧은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선수를 직접 실전에 투입해 테스트한 점은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는다. 다음달 27일까지로 예정된 임시 사령탑 특성상 단기 성과만을 위해 주전급 베스트 11 위주로 라인업을 운용할 수도 있었으나 감독은 명단 전체를 활용하는 길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 낙마했던 레프트백 조현택(울산 HD), 윙어 송민규(나시오날), 공격수 오세훈(시미즈 에스펄스) 등 잠재력 있는 자원들의 기량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 특히 레프트백 조현택은 4연전 중 3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현재 주인이 명확하지 않은 대표팀 왼쪽 측면 수비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