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핸즈’ 장규리, 재인이 친구였어도 뜯어말렸다…20년 순애보의 진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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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핸즈’ 종영 후 장규리가 홍재인의 20년 순애보와 비올라 연주 준비 과정을 직접 풀어냈다.
차기작 ‘완벽한 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첫 참석하며 오컬트 도전을 예고했다.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배우 장규리가 지난 4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포핸즈’에서 연기한 홍재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장규리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일간스포츠, 텐아시아, 스포츠동아와 잇따라 만나 17세부터 27세까지 한 인물의 긴 시간을 연기한 과정과 대본 밖에서 쌓은 캐릭터의 서사를 털어놨다. 차기작인 영화 ‘완벽한 집’으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참석하는 소감도 함께 전했다.

tvN DRAMA — 정요는 누군가를 위로하는 음악도 잘 해낼 거야

대본에 없는 10년을 상상으로 채우다

‘포핸즈’는 음악 천재들만 모인 예술고등학교에서 만난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 경쟁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다. 장규리가 맡은 홍재인은 비올라를 전공한 학생이자 남다른 음악적 감각을 지닌 인물로, 천재 피아니스트 강비오(송강 분), 최정요(이준영 분)와 긴 인연을 이어간다. 재인은 17세부터 27세까지 10년의 시간을 넘나든다.

장규리에게 가장 큰 숙제는 작품에서 직접 그려지지 않은 17세와 27세 사이였다. 그는 “대본에는 없는 시간이니까 제가 상상하면서 많이 채워 넣으려고 했다”며 “사람의 기질이나 성향이 10년이 지난다고 완전히 변하는 건 아니니까 연결감은 가져가되, 그동안 다양한 일을 겪고 성숙했을 테니 20대 재인에게는 조금 더 성숙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의외로 어려웠던 쪽은 10대 재인이었다. 장규리는 본래 중저음인 목소리 톤을 많이 올려 쨍한 소리를 내려 했다. 재인이 극 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밝은 에너지를 지닌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혼자 지나치게 밝으면 튈 수 있어 감독이 수위를 조절해 줬다고 한다.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20년 순애보, ‘단순한 짝사랑’이 아닌 이유

재인은 어린 시절부터 비오를 좋아했고, 성인이 된 뒤에는 그의 매니저로 곁을 지킨다. 비오에게 마음을 거절당한 뒤에도 매니저 자리를 지키는 선택을 두고 장규리는 “이별을 당했다고 해서 매니저까지 그만두는 건 오히려 재인답지 않다”고 말했다. 사랑 때문에 삶의 방향을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장규리 역시 처음에는 비오의 어떤 점이 재인을 20년 가까이 곁에 머물게 했는지 궁금했다. 대본 리딩을 마친 뒤 작가에게 직접 물어볼 정도였다. 돌아온 답은 방송에 나오지 않은 전사였다. 부모의 이혼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어린 재인이 비오의 피아노 소리에 위로받았다는 설정이다.

장규리는 이를 토대로 재인의 마음을 단순한 짝사랑 이상으로 해석했다. 그는 “남자로서 비오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음악으로 위로받은 경험이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받았던 위로를 다른 사람들도 비오의 음악을 통해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남자로서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그렇게 오래 곁에 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안에서 터진 눈물, 예뻐 보이길 포기한 선택

그동안 눌러온 재인의 감정은 비오에게 거절당한 뒤 차 안에서 홀로 우는 장면에서 터진다. 장규리는 재인의 오랜 사랑이 작품 안에서 충분히 그려지지 않은 만큼, 이 장면에서만큼은 감정을 숨기지 않으려 했다. 서럽게 ‘뿌앵’ 하고 우는 모습도 본인의 선택이었다.

그는 “재인도 결국 스물일곱 살일 뿐이고, 쌓였던 감정이 확 터지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그 장면에서는 예뻐 보이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완성된 장면을 본 가족들은 “너 진짜 어릴 때 울던 것처럼 울더라”고 했고, 장규리 본인도 당황했다고 한다.

시청자 반응도 이어졌다. 평소 SNS와 팬 커뮤니티로 반응을 챙겨본다는 장규리는 10부에서 재인이 차인 뒤 “언니 그 남자랑 사귀지 말고 나한테 와”라는 댓글이 정말 많았다며 웃었다. 그는 “진짜 친구에게 ‘그런 남자 만나지 마’라고 하는 것처럼 재인이를 안쓰러워해 주시더라”고 전했다. 스포츠동아 인터뷰에서는 “내가 재인이 친구였어도 비오와의 연애를 뜯어말렸을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기도 했다.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비올라 두 달 레슨, 대역 대신 직접 연주

재인은 연주 실력보다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는 귀로 빛나는 인물이다. 제작진은 비올라 연주 장면에 대역을 쓸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장규리는 직접 연주하겠다며 비올라를 구해 달라, 레슨을 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두 달가량 배운 뒤 촬영에 들어갔다.

과거 바이올린을 약 3년간 배운 경험이 있었지만 비올라는 또 다른 영역이었다. 장규리는 “아예 처음 배우는 분들보다는 빨리 배우긴 한 것 같다. 그런데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다르더라”며 “크기도 더 크고 왼손으로 짚는 간격도 달랐고, 악보 보는 법도 달라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한국예고를 배경으로 음악 천재들이 모인 이야기인 만큼 자세부터 제대로 나와야 한다는 생각도 컸다. 실제 음악 선생님인 어머니와 전공자들이 봤을 때 거슬리지 않기를 바라며 연습했고, 어머니에게 잘했다는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장규리는 재인의 능력을 두고 “탁월한 귀라는 자기만의 강점을 매니지먼트라는 일에 승화시키는 게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교복과 ‘햇살 여주’, 개죽이 웃음의 힘

장규리는 일간스포츠 인터뷰에서 재인에게 ‘햇살 여주’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린다고 했다. 불우한 환경과 엄마의 과도한 집착 속에 자란 비오, 번번이 운이 따르지 않던 정요의 이야기에서 재인이 유일하게 햇살처럼 파고드는 온기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재인이 두 사람의 재능을 어떤 편견도 없이 온전히 바라봐 주는 인물이라는 점이 멋있었다고 했다.

2024년 MBC ‘지금 거신 전화는’에서도 아나운서 나유리 역으로 밝은 인물을 연기한 만큼 비교 질문이 나왔다. 장규리는 전작이 만화적이고 통통 튀는 인물로 한 가지 톤을 유지했다면, ‘포핸즈’에서는 10대의 청량한 톤과 20대의 현실감 있는 톤으로 한 인물의 입체적 변화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구분했다.

팬들 사이에서 내향형으로 유명한데도 외향적인 캐릭터 제안이 이어지는 이유는 ‘개죽이 웃음’이라 불리는 깊은 눈웃음 덕분이라고 했다. 교복을 입을 때는 부끄럽고 걱정도 됐지만 팬들이 여전히 좋아해 준다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입어 보겠다”고 말했다. 10대 재인의 헤어밴드와 머리핀, 땋은 머리 시안은 장규리가 직접 찾아 제작진과 의견을 나눈 것이다.

아쉬움과 여유, 프로미스나인 이후의 걸음

장규리는 촬영을 마쳤을 때 “이것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시원했지만 모니터링에서는 부족한 면이 보였다고 털어놨다. 재인의 서사가 신으로 충분히 나오지 않은 부분을 연기로 더 채웠어야 했나 하는 고민, 감정이 뚝뚝 끊어져 보이는 대목에 대한 아쉬움도 언급했다. 분량이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안 했다면 거짓말이라며 솔직한 속내도 드러냈다.

재인이 비올라를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서는 비오 때문이라고 보지 않았다. 귀가 뛰어난 만큼 자신의 연주 실력이 그만큼은 아니라는 걸 스스로 빨리 알아챘을 것이고, 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인정하고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을 거라고 상상했다. 가장 공감한 장면으로는 재인이 처음으로 크게 화를 내며 정요에게서 비오를 지키는 순간을 꼽았다.

장규리는 2018년 프로미스나인으로 데뷔해 2022년 팀을 탈퇴했고, 이후 배우로 전향해 2024년 나무엑터스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포핸즈’에서는 같은 소속사 송강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성향상 열등감이나 경쟁심이 정말 없는 것 같다”며 “20대 때는 ‘나 뭐 해야 하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30대가 되니 마음이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올해 초 세운 목표를 묻자 “하루에 물 2리터 마시기 같은 것밖에 없었다”며 웃었고,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것은 “계속 연기를 하고 싶다”는 답이었다.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드라마 '포핸즈' 공식 스틸 (사진=tvN)

부산국제영화제 첫 입성, ‘완벽한 집’과 다음 목표

장규리의 다음 행선지는 영화다. 지난해 촬영을 마친 ‘완벽한 집’으로 6일 개막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 배우 데뷔 7년 만에 처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그는 “부국제는 처음, 너무 설레요”라고 말했다. ‘완벽한 집’은 독거노인과 청년 주거 등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한 작품으로, 장규리에게는 첫 영화이자 첫 오컬트 장르 도전이다.

장규리는 “민낯에 가까울 정도로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하고 촬영했다”며 “기존에 보여드린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결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선보인 뒤 올해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의 바람도 구체적이다. 직업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드라마 ‘신병’ 시리즈처럼 군인 역할을 꼭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장르와 역할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그는 현재 위치를 묻는 질문에 “이제 막 신발 끈 묶고 달려야 되는 시기”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