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28세인데 남성은 콜레스테롤 검사 대상, 여성은 제외…2030 여성 환자 2.4배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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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여성 이상지질혈증 환자 4만 4,089명→10만 3,902명…2018년부터 국가검진은 여성 40세 이후
여성 20~36세 추가 검사 시 연 166억 원 추산…정부는 비용 대비 효과 이유로 4년 주기 유지
박용갑 "여성 40세 기준 재검토해야"…환자 증가 원인 분석과 위험군 선별 병행해야

박용갑 국회의원(대전 중구) / 의원실 제공
박용갑 국회의원(대전 중구) / 의원실 제공

[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올해 28세인 여성이 국가 일반건강검진을 받아도 콜레스테롤 검사는 대상이 아니다. 같은 나이 남성은 대상이다.

이상지질혈증 검사의 첫 시점이 남성은 24세, 여성은 40세로 16년 차이 나는 이 기준을 두고, 20·30대 여성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재검토 요구가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39세 여성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2016년 4만 4,089명에서 2025년 10만 3,902명으로 2.4배(135.7%)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환자 증가율은 94.2%였다. 신규 진단 환자도 여성이 74.8% 늘어 남성(37.2%)보다 증가폭이 컸다. 검사 대상에서 빠진 30대의 증가도 뚜렷하다. 남녀를 합친 30~34세 환자는 135.7%, 진료비는 296.4% 증가했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LDL)이나 중성지방이 많거나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부족한 상태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동맥경화가 진행돼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의원실 자료를 보면 2016년 20~39세 신규 진단 환자 10만 1,678명 가운데 1,193명(약 1.2%)이 이후 3년 안에 뇌졸중이나 허혈성 심질환으로 처음 진료를 받았다. 다만 이는 발생 현황이며 이상지질혈증이 원인이라는 인과관계를 뜻하지는 않는다.

2026 일반 건강검진 성·연령별 검사항목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 박용갑 의원실
2026 일반 건강검진 성·연령별 검사항목 / 국민건강보험공단 제출자료, 박용갑 의원실

기준은 2018년에 바뀌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해마다 147만 명 안팎의 20~39세 여성이 국가검진에서 이 검사를 받았지만, 2018년부터 검사 주기가 4년으로 늘고 여성은 40세부터로 조정되면서 대상에서 빠졌다. 보건복지부는 박 의원실에 관련 연구와 국가건강검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결정했다고 답했다.

당시 근거가 된 연구 용역은 콜레스테롤 변동이 측정 오차보다 커지려면 5년가량 걸린다고 추산했고, 이후 비용 대비 효과 분석에서도 4년 주기가 더 효율적으로 나왔다. 반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당시 연구의 표본 추출에 한계가 있었다며 주기를 2년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정책 대응은 더뎠다. 복지부는 2023년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에서 검진 연령 확대와 주기 단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학회는 이상지질혈증이 고혈압, 당뇨와 달리 검진 결과 통보에서 별도 질환군으로 다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해 왔다.

비용이 변수다. 공단이 박 의원실 요청으로 여성에게 20·24·28·32·36세 검사를 추가하는 경우를 추산한 결과, 대상자는 113만여 명, 예상 수검자는 75만여 명이며 연간 추가 재정은 166억 7,200만 원이다. 해외에서도 선별 시작 시점은 논쟁거리다.

미국심장학회·미국심장협회 지침은 20세 이상 성인에게 4~6년마다 지질 검사를 권고해 왔다. 반면 위험이 낮은 젊은 여성은 검사 실익이 작다는 연구도 있다. 올해 미국에서 발표된 새 지침은 30대부터 장기 심혈관 위험을 평가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 수 증가를 곧바로 유병률 증가로 읽기는 어렵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의원실 자료는 진료받은 환자 기준이어서 건강 인식과 의료 이용이 늘어난 영향이 섞였을 수 있다. 그래서 모든 20·30대 여성에게 일률적으로 검사를 확대하기보다, 가족력과 비만 같은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부터 선별하는 방식을 함께 따져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박 의원은 "이상지질혈증은 별다른 증상 없이 진행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관리가 중요하다"며 "여성만 40세까지 국가검진을 기다려야 하는 기준이 지금도 적절한지 다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같은 검사의 시작 시점이 성별로 갈리는 근거가 지금의 질병 양상에도 맞는지, 정부가 새 자료로 다시 검증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