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건설허가 신청은 2028년인데 심사기준은 2032년…'규제 병목'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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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2028년 사전검토 8개 노형 신청 예정…비경수형 기술기준 완비는 2032년 목표
노형당 심사인력 15~20명 필요한데 전담조직은 1개 과…미국은 규제조직 3배 이상 확대
안전 심사 품질 지키며 속도 내려면 인력·예산 확충과 로드맵 보완 필요

SMR 원자로 가상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SMR 원자로 가상 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

[세종·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국내외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사들이 내년부터 사전검토를, 2028년부터 건설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지만 정작 이를 심사할 비경수형 SMR 기술기준은 2032년에야 갖춰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를 겨냥한 상용화 경쟁이 빨라지는데 규제 준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제출받은 'SMR 상용화 대응 안전규제 구축 전략' 자료에 따르면, 2027년에는 3개 노형이 사전검토를 신청할 예정이다. 미국 테라파워의 소듐냉각고속로 '나트륨', 덴마크 솔트포스에너지의 용융염원자로 'seaMSR-100', 비즈의 초소형 가스냉각로 'BeSMART'다. 2028년에는 i-SMR이 건설허가를 신청하고, 국내 5개 노형이 사전검토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트륨은 2028~2029년, seaMSR-100은 2029년 건설허가 신청이 목표다. 국내 기업이 참여한 노형이 허가를 신청하고도 3~4년간 심사기준이 완비되지 않은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현행 규칙·고시 40여 개가 대형 경수로를 전제로 만들어져 핵연료와 냉각재, 안전계통이 다른 비경수형 SMR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원안위는 새 평가체계를 도입해 고시와 규제지침 34개를 만들기로 했고 목표 시점은 2032년이다.

다만 이 일정도 "충분한 조직·인력·예산 확보"를 전제로 했다. 올해 2월 원안위가 내놓은 로드맵은 2030년까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었는데, 두 일정이 어떻게 다른지는 원안위의 설명이 필요하다.

병목의 핵심은 인력이다. 원안위는 임시조직인 소형모듈원자로안전과 1개 과가 규제정책과 법령·기술기준 개발, 인허가를 모두 맡는다. 노형 1개당 15~20명의 전담 심사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경수형 i-SMR 한 노형에만 18명이 배치돼 있다. 소요 인력은 2027년 33명에서 2029~2030년 39명으로 늘어야 하지만 관계부처 협의는 올해 하반기 과제로만 잡혀 있다. 올해 규제 연구개발비도 경수형 200억 원, 비경수형 23억 원으로 차이가 크다.

해외는 이미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2025년 5월 행정명령 이후 선진원자로 전담조직을 '실'로 격상하고 인원을 80~100명(추정)에서 310~330명(추정)으로 늘리고 있다. 올 3월 테라파워 나트륨에 건설허가를 냈고, 지난달 29일에는 TVA의 BWRX-300 건설허가를 14개월 심사 끝에 내줬다.

국내 기술력은 낮지 않다. 입법조사처 조사 회답에 따르면 OECD 원자력기구 평가에서 i-SMR은 22점, SMART100은 19점으로 평균(17.38점)을 웃돌았지만, '인허가'와 '부지' 항목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반론도 있다. 신청 시점은 사업자 계획에 따라 바뀔 수 있고, i-SMR은 현행 규제로 심사가 진행 중이다. 정식 신청 전 설계를 검토하는 사전검토 제도도 11월 20일 시행된다. 무엇보다 속도를 이유로 안전 심사의 품질이나 독립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인력과 예산 확충이 먼저여야 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 /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 / 의원실 제공

황정아 의원은 "우리 SMR은 기술력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실증과 건설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막혀 있다"며 "규제기관의 전문성과 인력이 먼저 갖춰질 수 있게 원안위와 관계부처가 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원안위가 심사 일정의 현실성과 인력 확충 방안을 어떻게 내놓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