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면제 하나 보고 경기 뛰었다“ 인터뷰가 부른 파장... 급기야 이런 여론조사 결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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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6명 “올림픽·아시안게임 병역특례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국민 10명 중 6명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주는 병역특례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 획득 직후 일부 대표 선수의 군 면제 관련 언행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나온 결과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KNA25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가 7일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체육 분야 병역특례에 대해 '아시안게임 메달은 제외하고 올림픽 메달만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응답은 33.0%였다. '아시안게임 메달과 올림픽 메달 모두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응답은 28.3%였다. 축소 또는 폐지 의견을 합하면 61.3%에 이른다.
반면 '현행대로 병역특례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0.5%에 그쳤다. 축소·폐지 의견이 현행 유지 의견의 두 배를 넘었다. 두 의견의 차이는 30.8%포인트.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난 수치다. 기타는 4.6%, '잘 모름'은 3.5%였다.
축소·폐지 여론은 특정 집단에 쏠리지 않고 고르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 62.3%, 여성 60.2%로 비슷했다. 정치 성향별로도 보수층 62.8%, 중도층 61.6%, 진보층 60.3%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령별로도 18~20대 61.8%, 50대 64.6% 등 60%대를 보였다.
축소·폐지 의견 내부를 들여다보면 올림픽 메달에 대한 혜택은 남기되 아시안게임 메달에 대한 혜택은 없애자는 의견(33.0%)과 전면 폐지 의견(28.3%)은 오차범위 안에서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두 의견 모두 아시안게임 메달에 대한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아시안게임 메달에 대한 병역특례를 손봐야 한다는 응답이 61.3%에 달한 것이다. 현행 유지 의견(30.5%)과 올림픽 메달만 인정하자는 의견(33.0%)을 합치면 올림픽 메달 혜택을 유지하자는 응답은 63.5%였다.
이번 조사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을 둘러싼 논란 직후 진행됐다. 23세 이하 남자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대회 4연패다. 대회 득점왕과 도움왕은 엄지성이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병역 미필 선수 20명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문제는 우승 직후 일부 선수들의 언행이었다. 주장인 이기혁(26·강원FC)은 입대를 9일 앞둔 상황에서 인터뷰 도중 "저 군대 안 갑니다"라며 환호했다.
양민혁(20·KVC 베스테를로)은 인터뷰에서 메달보다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다며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박승수(19·뉴캐슬 유나이티드)는 라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를 두고 현재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을 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세 선수는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박승수는 군 복무 의무를 수행하는 이들을 조롱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사과했다. 이기혁은 순간적인 감정을 이기지 못했다며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양민혁은 "의도와 무관하게 금메달의 의미를 가볍게 보이게 만든 것은 제 잘못"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소양 교육을 실시했지만 모든 선수의 발언을 통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답게 표현에 품위를 갖추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도 개편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를 점차 줄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군 대장 출신인 김 의원은 제도가 도입된 1973년에는 국위선양이 절실했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은 선진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탄소년단(BTS)도 국방의 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병역 자원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 성과만으로 병역 의무를 차등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당 정일영 의원도 금메달과 병역특례는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얻은 영광을 개인의 '병역 탈출 성공담'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현행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시대와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지 성역 없이 다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를 욕보이고 군대를 혐오하는 국가대표에게 군 면제는 가당치도 않다"며 군 면제 재검토를 촉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특례 대상 대회와 종목을 국가 위상에 맞게 재정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누적 성적을 반영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병역특례 제도는 국제 체육대회 성과를 장려하기 위해 1973년 도입됐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자는 현역 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할 수 있다.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되면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34개월 동안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며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이 여러 차례 불거졌지만 제도의 전면적인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를 활용한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 방식을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응답률은 4.6%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