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떫은 감은 종이봉투에 '이것' 넣어두세요…홍시 되는 날이 빨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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떫은 감은 냉장고보다 실온 후숙이 먼저다.
종이봉투·사과 활용법과 냉장고 넣을 타이밍을 정리했다.

가을 시장과 마트에 주황빛 감이 한가득 쌓이는 시기다. 대봉감처럼 큼직한 떫은 감을 한 상자 사 왔다가 한 입 베어 물고 입안이 쩍 조여드는 경험을 했다면, 문제는 과일이 아니라 먹는 시점이다. 단단한 채로 먹을 수 있는 단감과 달리 떫은 감은 부드럽게 익어야 비로소 달고 편안한 맛이 나기 때문이다.
떫은 감은 단감처럼 아삭할 때 먹는 과일이 아니다
단단한 단감은 아삭한 식감을 즐기며 먹으면 되지만, 떫은 감은 단단한 상태 그대로 먹으면 떫은맛이 입안을 잡아당긴다. 색이 아무리 곱고 크기가 커도 후숙(수확한 뒤 과일이 부드럽게 익어가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제맛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떫은 감은 사 온 날부터 '언제 먹을 감인가'를 따로 생각하는 편이 낫다.
여기서 흔한 실수가 사 오자마자 냉장고 채소칸에 넣어두는 것이다. 냉장고는 감이 더 말랑해지는 속도를 늦추는 곳이라, 아직 단단한 감을 넣어두면 한참 지나도 떫은 채로 남기 쉽다. 순서는 실온에서 먼저 말랑하게 익히고, 다 익은 뒤에 냉장고로 옮기는 것이다. 이 순서만 지켜도 감을 버리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햇볕을 피한 실온에 두고 매일 들여다본다
단단한 감은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실온에 둔다. 국내 아파트라면 해가 길게 드는 베란다 창틀이나 거실 창가보다는 햇볕이 직접 닿지 않는 주방 선반이나 거실 한쪽이 무난하다. 겉면이 햇볕에 달궈지면 한쪽만 먼저 물러질 수 있어서 자리 선택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후숙에 걸리는 시간은 감의 익은 정도와 품종에 따라 며칠에서 1~2주 안팎으로 차이가 난다. 그래서 며칠 뒤 먹겠다고 날짜를 못 박아 두기보다 하루에 한 번 상태를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감은 익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기 때문에 어제까지 단단하던 감이 오늘 갑자기 물러 있는 일도 생긴다.
종이봉투에 사과나 바나나를 함께 넣으면 익는 속도가 붙는다
익는 속도를 당기고 싶다면 감을 종이봉투에 담아 두는 방법이 있다. 종이봉투는 에틸렌(과일이 익으면서 내뿜는 숙성 촉진 가스)을 가둬 두는 역할을 해서 연화(살이 부드러워지는 현상)를 거든다. 여기에 사과나 바나나를 한 개 같이 넣어 두면 가스가 더 모여 후숙이 한결 빨라진다.
준비물은 마트에서 받은 종이봉투와 집에 있는 사과 또는 바나나 한 개면 충분하다. 감을 봉투에 담고 사과를 곁에 넣은 뒤 입구를 접어 두면 끝이다. 다만 봉투 안에서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므로 하루 한 번은 봉투를 열어 감을 확인해야 한다. 같이 넣은 사과나 바나나가 먼저 물러지면 감 쪽에 닿지 않도록 바로 빼낸다.

꼭지 근처가 살짝 눌리고 떫은맛이 가시면 냉장고로 옮긴다
냉장고로 보낼 시점은 날짜가 아니라 감의 상태로 정한다. 꼭지 근처를 손끝으로 가볍게 눌렀을 때 살이 살짝 들어가고, 한 알을 맛봐서 떫은맛이 더는 강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후숙이 끝난 것이다. 이때 냉장고로 옮기면 더 무르는 속도가 느려져 먹기 좋은 상태를 며칠 더 이어갈 수 있다.
냉장고에 넣을 때는 감을 포개지 말고 한 겹으로 펼쳐 둔다. 껍질이 얇고 여린 감은 종이로 감싸 두면 눌림과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중독 예방 수칙은 가정에서 냉장식품을 5도 이하로 보관하라고 안내한다. 냉장고가 너무 가득 차 있으면 감 둘 자리를 따로 비워 두는 편이 좋다.

비닐 밀봉은 피하고, 곰팡이·즙·발효 냄새가 있으면 통째로 버린다
감을 비닐봉지에 담아 입구를 꽁꽁 묶어 두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특히 겉에 물기가 있는 상태로 비닐에 밀봉하면 갇힌 습기 때문에 껍질 표면부터 상하기 쉽다. 비 오는 날 사 왔거나 씻어 둔 감이라면 겉의 물기를 말린 뒤 종이봉투나 종이 위에 올려 둔다.
익어가는 중에 곰팡이가 번지는 감, 즙이 새어 나오는 감, 시큼한 발효 냄새가 나는 감은 먹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부분만 도려내고 나머지를 먹겠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흔적이 전부가 아닐 수 있으니 해당 감은 통째로 버리고, 옆에 있던 감도 같은 증상이 없는지 살핀다. 감 하나가 상하면 이웃한 감으로 번지기 쉬워서 확인이 늦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말랑한 감은 떠먹고, 차갑게 식히고, 얼려 두는 방법이 있다
완전히 말랑해진 감은 껍질을 벗길 필요 없이 숟가락으로 속살을 떠서 먹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꼭지 쪽을 살짝 떼어 내고 껍질째 그릇에 받쳐 숟가락을 넣으면 손에 즙이 묻지 않는다. 한 알씩 먹을 만큼만 꺼내 먹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두면 된다.
차갑게 식혀 먹는 것도 방법이다. 냉장고에서 충분히 식힌 홍시는 상온에 있을 때보다 단맛이 또렷하고 시원해서 후식으로 내기 좋다. 요거트에 곁들여 먹는 식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도 있다.
한꺼번에 많이 익어 다 못 먹겠다면 냉동해 두었다가 나중에 쓰는 방법이 있다. 식약처가 안내하는 냉동 보관 온도는 영하 18도 이하이니, 냉동실 문을 자주 여닫지 않는 안쪽 칸에 넣어 둔다. 얼려 둔 감은 먹기 전에 살짝만 녹이면 숟가락으로 떠먹기 좋다.

냄새를 잘 빨아들이는 음식과 떼어 놓고, 익은 감은 살살 다룬다
감은 냉장고 안 다른 음식의 냄새를 흡수하기 쉬운 편이므로 김치나 생선처럼 냄새가 강한 식품 옆에는 두지 않는다. 밀폐용기에 담긴 반찬이라도 냄새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을 때가 있으니 감은 가급적 냄새가 약한 칸에 따로 둔다.
익은 감을 다루는 손길도 중요하다. 말랑한 감은 작은 충격에도 멍이 들고, 멍든 자리는 물러짐이 훨씬 빨라진다. 꺼낼 때는 손바닥 전체로 받쳐 들고, 장바구니에 담을 때도 위에 다른 물건을 올리지 않는다. 후숙은 기다림이 길수록 맛이 좋아지는 작업이어서, 마지막 순간에 눌러 상하게 하는 일만 피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