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역에 문화가 흐른다" 남양주시 능내역, 새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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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을 위한 문화·관광 공간
한때 열차가 오가던 철길에 음악이 다시 울려 퍼졌다. 오랜 시간 시민들의 추억을 간직해 온 남양주 능내역이 새단장을 마치고 시민들을 위한 문화·관광 공간으로 다시 문을 연 가운데, 가을밤 음악회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남양주시(시장 최현덕)는 지난 7일 능내역사문화공원에서 능내역 새단장을 기념하는 ‘시간을 잇는 역, 마음을 잇는 음악회’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과거의 흔적을 간직한 능내역을 새롭게 조성된 공간과 연결해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능내역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능내역은 한때 지역의 일상과 사람들의 이동을 연결하던 공간이었지만 철도 운행이 중단되면서 폐역으로 남게 됐다. 그러나 역사와 주변 공간에 남은 시간의 흔적과 시민들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장소성과 추억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능내역사문화공원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해 능내폐역과 폐열차를 새롭게 단장했다.
새롭게 조성된 능내역은 단순히 옛 역사를 보존하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능내역사는 역사와 추억을 담은 전시 콘텐츠를 비롯해 사진 촬영 공간과 영상관 등을 갖춘 전시관으로 꾸며졌다. 과거 능내역이 품었던 시간의 흔적을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이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한 것이다.
폐열차 역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팝아트 감성과 복고풍 소품을 활용해 시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열차 휴게공간으로 조성됐다. 운행을 멈춘 열차가 더 이상 과거의 유물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머물고 사진을 찍으며 공간을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요소로 되살아난 셈이다.
남양주시는 지난 8월부터 새롭게 단장한 능내역과 폐열차 공간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부담 없이 공간을 찾고 능내역이 가진 역사성과 주변 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개방형 문화공간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음악회는 이러한 공간의 변화를 시민들과 공유하는 첫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단순한 개장 행사를 넘어 과거 능내역의 기억과 현재 새롭게 변화한 공간을 문화공연으로 연결하며 ‘시간을 잇는 역, 마음을 잇는 음악회’라는 행사명에 걸맞은 무대를 구성했다.
행사는 색소폰 연주자 김성주의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가을 분위기와 어우러진 색소폰 선율이 기찻길 주변을 채우면서 참석한 시민들은 능내역 특유의 정취 속에서 공연을 즐겼다. 이어진 ‘능내역 다시 출발’ 세리머니에서는 새롭게 문을 연 능내역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특히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한 세리머니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 이장이 역무원 모자를 쓰고 능내역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과거 기차역의 기억을 현재의 공간으로 이어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행정이 조성한 관광시설을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이 직접 행사에 참여해 공간의 의미를 함께 만들어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리머니에 이어 싱어송라이터 김소윤과 산야의 통기타 공연과 노래가 이어졌다. 화려한 대형 공연보다는 능내역이 가진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음악을 통해 시민들이 공간 자체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무대를 구성했다.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 역시 능내역이 가진 공간의 분위기에 주목했다. 한 시민은 “기찻길 옆에서 가을 분위기의 음악을 들으니 능내역만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어 편안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새롭게 조성된 시설뿐 아니라 옛 철길과 주변 경관,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능내역만의 장소성이 살아났다는 평가다.
능내역의 변화는 지역의 과거 자원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를 더하는 도시재생의 한 사례로도 볼 수 있다. 폐역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없애기보다 그곳에 쌓인 시간과 기억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시민들이 실제로 머물 수 있는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특히 오래된 공간을 새로운 시설로 완전히 바꾸는 방식과 달리 기존의 역사와 폐열차 등 장소가 가진 상징성을 남겨둔 채 전시와 체험, 휴식 기능을 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현재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도를 넓힌 것이다.
남양주시는 능내역의 새로운 활용을 통해 시민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하고, 관광객들에게도 남양주의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새롭게 단장한 전시 공간과 폐열차 휴게공간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지면서 단순히 둘러보는 관광지를 넘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최현덕 남양주시장은 이날 “오랜 시간 시민들의 추억을 간직해 온 능내역이 새단장을 통해 다시 시민들을 맞이하게 돼 뜻깊다”며 “오늘 음악회가 능내역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