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1년이면 투자금 회수한다더니”…무인 매장 창업의 충격적인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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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없이 돈 번다던 무인 창업, 점주들은 왜 폐업 고민하나
무인 탁구장부터 카페까지…투자금 회수 못 한 점주들의 사연 추적
KBS 1TV ‘추적 60분’이 소자본 창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무인 매장의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직원 없이 매장을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반복되는 기계 고장과 예상에 못 미치는 수익, 투자금 회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점주들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추적 60분’ 1475회는 오는 9일 오후 9시 30분 ‘자면서도 마이너스, 무인 매장 잔혹사’ 편을 방송한다.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무인 매장 창업이 자영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홍보 내용과 다른 문제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제작진은 무인 탁구장과 무인 카페 등에 투자한 점주들을 만나 창업 과정에서 어떤 약속을 받았고, 이후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추적한다.
최근 서울 홍대와 가로수길, 부산 광안리 등 주요 상권에서는 무인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무인 사진관과 오락실을 넘어 카페, 의류 매장, 모자 가게, 꽃집, 음식점까지 업종도 다양해졌다. 키오스크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직원 없이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특히 무인 매장은 인건비를 절약하면서 본업과 병행할 수 있는 부업으로 홍보되기도 한다. 매장에 상주할 필요가 없고 적은 시간만 투자해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에 직장인과 자영업자, 추가 소득을 원하는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만난 점주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손님을 직접 응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관리 업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기기가 고장 나거나 손님의 민원이 발생하면 점주가 현장을 찾아야 했고, 도난 등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에도 직접 대응해야 했다. 매장에 머무는 시간만 줄었을 뿐 운영에 필요한 노동과 책임은 여전히 점주들에게 남아 있었다.
“하루 30분이면 된다더니”…무인 탁구장 창업의 두 얼굴

가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었던 강지수 씨(가명)는 무인 탁구장 창업을 결심했다. 아이를 학원에 하나라도 더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사업이었다. 강 씨가 창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 것은 적은 노동시간과 높은 수익성을 강조한 본사의 홍보였다.
강 씨는 하루 30분 정도만 투자하면 매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직원 없이 돌아가는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하면 큰 어려움 없이 수익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영업을 시작한 뒤 상황은 예상과 달라졌다. 탁구공이 제대로 분류되지 않거나 기계가 멈추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그때마다 강 씨가 직접 매장을 찾아가 문제가 있는 공을 골라내고 장비를 관리해야 했다. 무인 운영을 가능하게 해준다던 기계가 오히려 점주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장비 문제는 창업 당시 본사가 강조했던 기술력과도 연결된다. 본사는 '최고 수준의 장비'라는 설명과 함께 기계 관련 특허를 홍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실제 장비의 작동 방식과 해당 특허의 내용을 살펴보며 홍보 과정에서 내세웠던 기술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한다.
강 씨는 창업을 결심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홍보 전단을 보면, 그 매출 순수익이…… 그냥 안 할 이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라고 털어놓는다. 제시된 수익 전망이 그만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장비 고장에만 그치지 않았다. 일부 점주들은 가맹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받아야 할 정보공개서를 매장 개점 이후에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보공개서는 예비 가맹점주가 사업에 관한 주요 정보를 확인하고 계약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가맹본부는 등록된 정보공개서 등을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하고 법정 숙려기간이 지난 뒤 가맹계약을 체결하거나 가맹금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정보공개서가 계약 이후 제공됐다는 증언이 사실이라면 계약 과정의 적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만 실제 법 위반 여부는 계약 형태와 자료 제공 시점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점주들이 본사의 예상 매출과 수익성을 믿고 계약했지만, 일부는 투자금조차 회수하지 못한 채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창업 전 기대했던 수익과 실제 매장 운영 결과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제작진은 반복되는 장비 고장과 계약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무인 탁구장 프랜차이즈 본사를 직접 찾아간다. 본사가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 점주들이 제기한 의혹에 어떻게 답할지도 방송에서 다룬다.
6000만 원 투자했는데…8개월 넘도록 커피머신조차 없어

무인 탁구장뿐 아니라 무인 카페에서도 투자금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졌다. 제작진이 만난 박기훈 씨(가명)는 본사가 운영과 관리를 모두 책임진다는 이른바 '풀오토' 무인 카페 사업에 투자했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씨가 무인 카페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상가 공실 문제였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월세 수입이 끊긴 상황에서 무인 카페 프랜차이즈 본사가 새로운 투자 방식을 제안했다.
본사가 제안한 것은 일반적인 가맹점 창업과는 다른 '직영점 투자' 방식이었다. 투자자가 매장 시설물 대금을 본사에 지급하면, 본사가 직접 매장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수익의 일부와 임대료를 투자자에게 지급한다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공실이었던 상가를 활용해 임대료를 받으면서 매장 매출에 따른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당시 제안에 대해 "6000만 원을 투자하면 자기네가 다 세팅을 해서 공사 끝내고, 운영도 하고, 매출 금액의 25%를 받기로 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기대했던 사업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박 씨에 따르면 투자를 결정한 뒤 8개월이 넘도록 매장에 커피머신이 설치되지 않았다. 무인 카페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핵심 설비가 들어오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영업도 불가능한 상태다.
더욱 답답한 것은 언제 매장 운영을 시작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공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수입을 얻기 위해 거액을 투자했지만, 정작 매장이 문을 열지 못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제작진은 장비 공급이 지연된 이유와 본사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사업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배경을 추적한다. 특히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며 '무인 카페 1위 기업'을 내세웠던 업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위기에 처하게 됐는지도 살펴본다.
무인 매장의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한 투자 사업은 매장 운영을 본사에 맡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본사의 경영 상황과 계약 이행 능력에 따라 투자자가 상당한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박 씨의 사례는 매장 운영을 직접 하지 않는 투자 방식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창업할 때는 수천만 원, 폐업할 때는 처분도 어려운 설비

무인 매장 점주들이 겪는 어려움은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익성이 악화돼 폐업을 결정하더라도 창업 당시 설치했던 장비와 시설을 처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인 매장에는 업종에 따라 전용 키오스크와 자동화 기기, 조리 설비 등이 설치된다. 창업 당시에는 매장 운영의 핵심 설비이지만 폐업할 때는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특정 브랜드나 업종에 맞춰 제작된 장비는 다른 매장에서 그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반적인 중고 설비처럼 판매하기도 쉽지 않아 창업 과정에서 지출한 비용을 회수하는 데 한계가 발생한다.
특히 본사의 특정 시스템에 맞춰 작동하는 기기라면 다른 사업자가 인수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매장을 정리하려는 점주로서는 장비 처분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무인 매장을 창업할 때 강조되는 것은 대체로 초기 투자비와 예상 매출, 인건비 절감 효과다. 하지만 실제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려면 임대료와 관리비, 전기요금, 장비 유지·보수 비용뿐 아니라 점주가 직접 투입해야 하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고 해서 매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고객 불편에 대응하고 기기를 점검하는 일은 물론 청소와 소모품 보충, 시설 관리 등 다양한 업무가 남아 있다. 이런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기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점주가 직접 처리하면 그만큼 시간과 노동이 들어간다.
무인 매장의 수익 구조를 단순히 매출에서 임대료와 전기요금만 제외하는 방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창업 전 예상 수익을 계산할 때 장비 고장이나 매출 부진 같은 변수까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이번 방송이 던지는 질문이다.
'사람 없는 매장'의 환상…결국 책임은 누가 지나

무인 매장은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자영업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방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늦은 시간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사업자에게는 상주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자동화 설비가 인력을 대체한다는 사실과 매장이 별다른 관리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주장은 서로 다른 문제다. 창업 초기에는 수익성과 편의성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유지·보수와 고객 대응, 시설 관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형태의 무인 창업은 본사가 제시한 예상 매출이나 투자금 회수 기간을 실제 수익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상 수익은 입지와 유동 인구, 경쟁 매장, 운영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만난 일부 점주들은 창업 당시의 기대와 다른 현실에 직면했다. 누군가는 장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매장을 찾았고, 누군가는 수천만 원을 투자하고도 영업을 시작하지 못했다. 또 다른 점주들은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폐업을 고민해야 했다.
이번 방송은 특정 업종의 성공과 실패를 넘어 무인 창업을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를 질문한다. 초기 투자비와 예상 수익에 대한 설명은 충분했는지, 장비의 성능과 유지·보수에 관한 책임은 명확했는지, 계약 과정에서 점주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았는지 등이 주요 취재 대상이다.
무인 매장이 확산하는 가운데 창업자들이 실제로 감당해야 할 위험이 무엇인지, 본사의 홍보와 현장 운영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짚는다.
'자면서도 돈이 들어온다'는 기대에서 출발한 무인 창업. 하지만 일부 점주들에게 남은 것은 수익 대신 계속되는 노동과 투자금 회수에 대한 불안이었다. 무인 매장은 과연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KBS 1TV ‘추적 60분’ 1475회 ‘자면서도 마이너스, 무인 매장 잔혹사’는 9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