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딸 수사'를 둘러싼 의혹, 법무부가 진상 확인한다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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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법무장관 직무대행이 국정감사장에서 밝힌 입장
법무부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의 '허위 스펙'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경찰의 미국 사법공조 요청을 막았다는 의혹의 진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공소청을 통해 사실관계와 진상을 확인하겠다"며 "결과를 받아본 다음에 적합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의뢰를 검토해달라”고 요구하자 내놓은 답변이다. 이 대행은 "제가 이 자리에서 지금 처음 알게 된 내용"이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경찰청과 법무부 등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2022년 11월 21일 서울중앙지검(현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국제형사사법공조를 신청했다. 미국에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중앙지검은 12월 2일 경찰에 '불송부' 결정을 통보했다. 요청을 받은 지 1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이 내세운 불송부 사유는 세 가지다. 공조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요청 자료가 실체 규명에 꼭 필요한지 의문이라는 점, 미국이 공조에 응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국제형사사법공조는 통상 경찰이 관할 검찰청에 요청하면 대검찰청을 거쳐 법무부 국제형사과로 넘어간다. 법무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상대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구조다. 박 의원은 "지방검찰청이 법무부 국제형사과에 자료를 보내지도 않고 불송부 처리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동훈 의원 단독의 직권남용 범죄인지 반드시 진상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서울중앙지검이 경찰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고 나서 11일간 쥐고 있다가 경찰에게 반려를 해버린다"고도 했다.

한 의원은 2022년 5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경찰의 공조 신청과 검찰의 불송부 결정 모두 한 의원의 장관 재임 기간에 이뤄졌다.
한 의원 딸을 둘러싼 의혹은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2022년 5월 집중적으로 불거졌다. 한 의원 딸은 외국인학교 재학 시절 짧은 기간에 논문 여러 편과 전자책을 펴냈다. 이 가운데 2021년 해외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케냐 국적의 대필 작가가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서 작성자 이름이 이 작가의 이름으로 돼 있었다. 이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접 논문을 썼다고 인정했다.
전문 개발자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한 의원 딸이 미국 대회에 출품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한 의원 측은 딸이 아이디어 기획과 시장조사만 맡았고 코딩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2만 시간이 넘는 무료 과외 봉사 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 포상을 받았다는 봉사활동 부풀리기 의혹도 제기됐다. 한 기업이 복지관에 노트북을 기부하는 과정에 부모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부모 찬스' 의혹도 있었다. 한 의원 측은 노트북 기부가 봉사활동이었다고 반박했다. 한 의원 측은 이를 보도한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이 미국에 확인하려 했던 건 저작권법 위반 혐의다. 한 의원 딸이 다른 사람이 인터넷에 올린 수학 문제 등을 활용해 전자책을 만든 뒤 미국 아마존에서 0.99달러에 판매했다는 내용이다. 해당 문제는 아랍에미리트의 한 수학 전공자가 웹사이트에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는 한 의원 부부와 딸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미국 자료를 받지 못한 채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2023년 12월 28일 고발된 혐의 전부를 불송치했다. 논문 대필은 학술지 측의 심사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업무방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앱 출품 의혹은 대회 주최 측이 자료 제공을 거부해 입증되지 않았다. 고발인인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압수수색이나 소환 조사 한 번 없이 내려진 "봐주기 처분"이라고 반발했다. 이후 경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사건은 2024년 6월 최종 종결됐다.
국감에선 한 의원의 수사자료 유출 의혹도 다시 거론됐다. 한 의원이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서울서부지검의 기소 계획 문서를 공개했다는 의혹이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출됐다면 범죄가 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규 의원은 법무부가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는다며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고 따졌다.
이 대행은 "공소청에서 해당 기관장과 부서장 책임하에 먼저 사실관계 확인 작업을 진행했고 관련 부서에서 진상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대행은 "내부적 사실관계 확인이나 감찰은 수사보다 한계가 분명하다"며 "수사가 압수수색과 당사자 소환 조사를 통해 실체에 가장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가 어디서 유출됐는지 묻는 질문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전날 법사위 국감은 시작부터 여야 충돌로 파행을 빚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지난 6일 대법원 국감에서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의 발언권을 정지시킨 조치를 두고 여야가 맞섰다. 김태규 의원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숨진 부엉이바위를 언급해 논란이 됐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태규 의원만 발언권을 정지시켰다"고 항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어도 김태규 의원은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도 없고 발언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맞받았다. 기관 업무보고는 예정보다 4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민주당이 한 의원 관련 의혹에 질의를 집중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가석방 요구 문제로 맞불을 놨다. 이 대행은 대통령실 등으로부터 이 전 부지사의 가석방과 관련한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행은 "각 형에 대해서 3분의 1 이상의 유기징역형이 집행돼야 기본 요건을 갖출 수 있다"며 이 전 부지사가 현재 가석방 심사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