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이 "한국의 인간쓰레기들"이라며 지목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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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로 포장된 악의만큼 추악한 것은 없다”
“짐승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비정상적 행동”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정부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이틀 연속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을 앞으로 더욱 분명히 외면하고 무시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4월 27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착석하고 있다. / 뉴스1
2018년 4월 27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착석하고 있다. / 뉴스1

김 부장은 9일 조선중앙통신으로 서면 입장을 발표해 "나는 국가수반의 위임에 의하여 그리고 조선인민의 총의에 따라 우리가 앞으로 더욱 분명히 한국의 인간쓰레기들을 외면하고 무시할 것이라는 것을 천명한다"라고 밝혔다.

김 부장이 '국가수반의 위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런 대남 기조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뜻이라는 점을 내세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선의'로 포장된 악의만큼 추악한 것은 없다”라고 했다. 김 부장은 지난달 비무장지대(DMZ)에서 일어난 지뢰 폭발 사고를 '자작극'으로, 정부의 의료장비 지원 계획을 '광대극'으로 불렀다. 김 부장은 두 사안이 "우리 국가에 대한 체질적인 대결 악습이 부어낸 동전의 양면일 뿐"이라며 "그 진목적은 단 하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존위와 영상을 어떻게 하든 깎아내리려는 흉심"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정부의 지원 계획을 두고 “'인도주의 지원'을 내세워 국제사회에 저들의 '선의적인 태도와 노력'을 우리의 '거부적인 입장'과 비교시켜 놓는 것을 줄거리로 한 어리석은 졸작이며 자작광대극의 연속편”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긴장 격화는 서울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적이 아니면 할 수 없고 짐승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비정상적인 행동"이라며 "속심은 단순하고 그 수법도 유치하다"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한국은 자기의 불량배적 망동으로 하여 분명히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 부장은 지뢰 사고를 광대극의 1부에, 의료장비 지원을 2부에 빗댔다. 김 부장은 "제1부에서는 '피해자'의 허상을 만들어내더니 제2부에서는 급작스레 난데없는 '인도주의'를 떠들며 '천사'로 둔갑하는 줄거리의 연속광대극이 얼마만큼의 흥행을 거둘 수 있을지 우리는 이제 흥미롭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두 사안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정치군사적 및 도덕적 병행 도발 사건"이라고 했다. 김 부장은 "한국 쓰레기들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이 대를 두고 영존되도록 하는 데서 결정적이며 역사적인 기록이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전날에도 조선중앙통신으로 담화를 냈다. 정부가 대북 의료장비 지원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에 제재 면제 요청서를 보낸 일이 담화의 대상이었다. 김 부장은 담화에서 "불량배들이 이번에는 갑자기 '선의'를 주제로 한 또 다른 광대극을 연출"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정부가 요청서에 북한의 의료 사정을 적은 대목도 문제 삼았다. 김 부장은 "한국 것들은 '요청서'라는 데서 그 누구의 '의약품 및 의료장비부족과 보건상황의 악화'에 대해 운운하면서 그 무슨 '취약계층의 필수의료 봉사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말을 함부로 해댔다. 이것은 우리 국가에 대한 모독이고 변종된 정치적 도발이며 우리의 국법을 거스르는 엄중한 주권침해행위"라고 했다.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김 부장은 “'지뢰폭발' 자작 광대극과 병행하여 벌어지고 있는 광대극의 연속편 도한 혼자 모기 아까운 볼거리다. 지금 한국 내부에서는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놓고 많은 의문점들이 해명되지 못한 상태에서 '사고냐 도발이냐'는 개 싸움질만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북한군이 DMZ에 묻은 지뢰가 터져 우리 장병이 다친 일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북한 지뢰 폭발을 아직 공격으로 특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 발언을 두고 "한국의 관리 정동영도 이번 '지뢰폭발 사건'을 우리 공화국의 고의적 공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스스로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어설프게 조작한 자작극이 예상의 흥행수입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한국 것들이 급기야 들고나온 것이 바로 '의료장비지원계획'이라는 광대극의 제2부"라며 "이런 자작극을 벌이는 데는 저들의 '선의적인 태도'와 이를 거부하는 우리의 '상반되는 태도'를 비교시켜 그 무엇이라도 얻어보려는 음흉한 정치적 타산이 깔려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장은 정부를 향해 "모든 것이 다 일방적인 판단, 일방적인 결정, 일방적인 발표로 범벅돼있는데 정치적 미숙성이거나 혹은 진짜 개조불능한 천성적인 바보들이 아닌가 하는 두 가지 의혹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부장은 남북 관계에 대해 "조한(북남) 사이 관계를 되돌려세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하나하나의 언동에 상대의 감정을 의식하고 최대한의 존중과 배려, 진심부터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한국과는 그 무엇을 주고받거나 엮일 일이 일체 없으며 마주 볼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절대불변한 입장이라는 것을 다시금 명백히 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가장 적대적인 한국의 정체성과 조한관계의 적대적 성격은 결코 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을 통해 평양 외곽 강동군병원에 약 93억원 규모의 의료장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원 품목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와 X선 장비, 구급차 등 166종 1431개다. 정부는 1718위원회에 제재 면제 요청서를 보냈다. 1718위원회는 지난 5월 22일 제재 면제를 승인했다.

이 내용은 통일부가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지난 7일 이를 공개했다. 통일부는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식을 아직 북한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동군병원은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김 총비서는 준공식에 참석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제재 면제를 받을 때 대략적으로 11월에 (의료장비를) 반출하는 걸로 계획은 냈으나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북한과 협의가 안돼 제재 면제 유효기간인 9개월이 지나는 내년 2월이 지나면 다시 유엔과 협의해 제재 면제 연장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